번식우 수태율 하락…해결방안은
최근 번식농가들은 생산비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송아지 가격은 최근 2년 사이 하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농장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번식우농가들은 수태율을 높여 공태기간을 최소화함으로써 농장소득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이에 전문가 기고를 통해 수태율 향상 방안에 대해 알아봤다.
번식관련 형질 포함 종축개량 목표 설정
최근 한우 번식농가를 방문하면 ‘소는 참 좋은데 임신이 안 돼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육종가(EPD) 및 유전체 분석(SNP chip)을 통해 수많은 유전 및 육종학적인 자료들이 넘쳐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농가는 이러한 상황이 이상할 따름이다.
보통 ‘육종가 및 유전체 분석결과가 좋으면 수정도 잘되고 임신도 잘되고 후대축 성적 또한 좋은 팔방미인이어야지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지만 실상은 한우의 수태율이 젖소처럼 현저히 떨어지고 있으며 주된 원인은 한우개량의 효과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한우개량 효과로 수태율이 감소한다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한우개량은 1980년대부터 종모우를 선발하고 최상위 수소의 정액을 보급해 단 시간에 높은 수준의 개량에 성공했다. 하지만 육질·육량 중심의 종모우 개량은 번식형질은 뒤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양날의 검과 같다.
한우는 육질·증체형질을 중점적으로 개량하고 있기 때문에 번식관련 형질을 포함한 종축개량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수태율 20% 하락 시
100두 기준 약 400만원 추가비용 발생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수태율 향상방법에 대해 최근 외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태율 저하 원인의 90%이상은 공격적인 호르몬제 사용·조사료 품질저하·에너지 불균형 등으로 인한 난소낭종, 황체낭종, 자궁오염(자궁내막염, 질염), 난포 발육장애 등이 주된 원인이다. 또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바이러스 및 세균 증가로 조사료(건물) 품질이 저하되어 과거의 질 좋은 조사료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현실이다.
수태를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크게 암소의 상태, 정액의 질적인 요인, 시술자의 숙련도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현재 학계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한우의 인공수정 수태율은 호르몬 처리 시 약 50~60%, 자연 발정 시 70~80% 정도이다<그림 1>.
<그림 2>에서와 같이 번식우 1두를 사육하는데 필요한 1일 평균 사료값 및 인건비는 약 5천원이다. 그리고 인공수정 후 임신감정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약 40일 정도 된다고 가정하고, 자료처럼 번식우 100두를 사육하는 A농가와 B농가의 수태율에 따른 농장소득을 비교해보자.
만약 수태율이 20% 떨어진다면 약 400만원(5천원×20두×40일)에 달하는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또 호르몬 처리를 해야 한다면 추가적인 비용이 더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인공수정이 가능한 농가라면 쉽게 수태율을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을 채택하리라 판단된다.
저농도 레스베라트롤 자궁 주입시
수태율 향상
먼저 수정란 발달 및 생산에 긍적적인 효과를 나타낸다고 밝혀진 수많은 문헌들을 확인한 결과,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란 물질의 효과를 확인했다. 사람에서는 이미 임신이 어려운 즉, 난임 치료제로 시판될 정도로 안정성과 항노화 및 항염증 효과가 검증된 물질이다. 주로 포도, 오디, 땅콩과 같은 식물에서 만들어지는 생리활성 물질로 한우의 수정란 배양 시 레스베라트롤을 처리하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레스베라트롤의 주요기작은 미트콘드리아 생합성(mitochondria biogenesis)을 활성화하는 SIRT1의 활성화를 통해서 수정란 발달과정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암소 자궁에 직접 저농도의 레스베라트롤을 주입하게 되면 수정란 발달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어 궁극적으로 수태율이 향상되는 효과(19% 상승)를 확인했다.
기본부터 충실히 다져가는 연구 바탕 돼야
저자의 연구팀은 한우 암소 자궁에 직접 저농도의 레스베라트롤 주입(인공수정 방법과 유사)하여 수태율이 향상되는 부분을 증명했다.
또 레스베라트롤 주입에 따른 수태율 향상방법과 주입기 디자인까지 특허등록, 기술이전 등까지 수행했다<그림 3>.
Resveratrol를 활용한 수태율 향상 연구결과(논문, 특허, 기술이전 등
또한 2020년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주최하는 농업기술박람회에 참여해 해당기술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고 일부 수요자로부터 제품 생산 의뢰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각고의 노력과 기술이 있음에도 아직까지 정상적인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레스베라트롤이란 물질은 생리활성물질이라 자연상태에서 존재하는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약품으로 허가받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농림부, 연구재단, 중기청 등에 연구과제를 신청했지만 아쉽게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최근 연구과제들은 창의적이어야 하고 독창적이어야만 연구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 즉, 수태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러한 연구들은 ‘수태율 향상’이란 단어를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검색한다면 중복성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진보성이 결여되기 때문에 연구과제를 수주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지난 10년간 수많은 한우 번식농가를 방문하며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노력하려 했고 ‘지금’, ‘당장’ 농가에 필요한 연구를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물론 연구과제는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지만 창의적인 과제를 하기 이전에 기본부터 충실하게 다져나가는 연구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고를 읽는 한우농가 여러분들께서도 한 목소리를 내어 기본에 충실한 연구, 현장에 필요한 연구, 농가 소득향상에 도움이 되는 연구(수태율 향상)가 많이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는 것이 작은 바람이다.
김대현교수
<전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동물자원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