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 경영 마인드 갖춰 미래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
· 암소개량 중요성 일찍부터 눈떠
· 거세우 1++ 출현율 65% 기록
· 사육두수 감축…분산투자 실시
진영진 대표
잔뼈 굵은 베테랑 한우인
최근 한우산업은 농촌현장의 고령화와 이를 이어갈 후계자의 부재로 인해 인력난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촌을 지키며 대를 이어 한우산업의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는 한우농가가 있다.
경남 사천시 곤양면에서 현재 번식우 75두, 거세우 75두 등 총 150두의 한우를 일관사육하고 있는 진영진 대신2농장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낙농업을 하는 부친의 영향으로 일찍이 축산업에 뛰어든 진영진 대표는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아버지 밑에서 낙농업을 시작했다. 이후 1천400만원을 대출받아 아버지로부터 젖소 7두를 구입하여 자신만의 농장을 일궈나가며 당시 일 650kg이라는 적지 않은 유량을 생산해 냈음에도 불구하고 진 대표에게 주어진 퀴터는 300kg이었다.
특히 진 대표는 선천적인 천식으로 인해 착유 작업 중 쇼크로 쓰러져 ‘이래서는 목장 경영이 어렵겠구나’라고 생각해 2001년 암소 3두를 입식하며 한우사육에 뛰어들었다. 이제는 22여년간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선도농가이자 노력과 열정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며 인생의 행복을 키워나가고 있는 젊은 한우인으로 유명하다.
등급판정사 조언으로 개량방향 설정
2001년 진주산업대 동물생명과학과에 재학하며 낮에는 한우사육에 매진하고 밤에는 학업에 매달린 진 대표가 한우사육에 있어 가장 초점을 두었던 것은 암소개량이었다. 젖소 사육을 통해 우량 암소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
진 대표가 정성스레 사육하고 있는 소
특히 진 대표는 낙농업을 하며 배운 개량을 한우에 접목해 간다면 한우개량이 비교적 수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한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였기 때문에 올바른 개량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각종 교육을 들으며 공부하던 중 우연히 찾은 도축장에서 만난 등급판정사가 ‘앞으로의 등급체계는 근내지방과 등심단면적이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건 낸 조언덕분에 개량방향을 설정하고, 지금까지 암소개량에 임하고 있다.
철저한 기록관리는 기본
근내지방과 등심단면적 위주로 암소 개량을 하고 있는 진 대표는 개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철저한 기록관리를 통한 암소의 유전능력 분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밭이 좋아야 농작물이 잘 자라듯이 고품질 사료급여 등 체계적인 사양관리를 통한 최고급육 생산을 위해서는 우량송아지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귀찮더라도 기본을 지키는 것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 평소 하나하나 세심하게 관찰해 기록하고, 이 기록지를 적극 활용하여 암소개량에 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암소의 유전능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후대검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진 대표는 “무조건 유전능력이 뛰어난 정액을 선정하는 것보다 후대검정을 통해 암소의 부족한 유전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정액을 선정하는 것이 암소개량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진 대표는 또 인공수정 시술시 시스에 묻어 있는 피와 이물질, 분변 등은 수태율을 저하시키고 자궁 내막염의 발생 원인이 되기 때문에 1년 1산을 위해 어미 소 분만 후 약 한달 정도 지나면 자궁을 세척해주고 있다. 아울러 임신 감정이 확인된 암소를 제외한 모든 암소는 한 달에 2번 비타민, 미네랄 주사를 접종하고, 비타민 첨가제는 상시 급여하고 있다.
자가 TMR, 우회단백질 함량 높은 원료 사용
자가 TMR사료를 생산하고 있는 진 대표가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는 것이 바로 원료선정이다.
그는 “위에서 분해되지 않는 우회단백질은 장에서 한 번 더 분해 흡수하기 때문에 우회단백질 함량이 높으면 사료효율은 높되 단가는 낮추는 효과를 가져 온다”면서 “우회단백질 함량이 높은 대표적인 원료는 주정박이다. 습 주정박은 대두박과 루핀에 비교해도 우수한 영양성분 함량을 갖고 있으며, 건 주정박은 단백피와 소맥피에 비해 단가는 조금 높지만 바이패스 단백질 함량이 뛰어나고 사료를 적게 먹여도 사료효율이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원료의 성분을 정확히 파악해 적소에 사용하면 같은 단가로도 2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진 대표의 설명이다.
또 육질을 찰지게하고 백색의 경지방을 만들기 위해 비육후기 때는 맥강, 보리 등의 동계작물을 1일 사료 급여량의 15% 정도 급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진 대표는 거세우 출하 시 1+등급이상 출현율이 약 95% 내외이며, 1++ 출현율은 65%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태양광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진 대표는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약 550여두의 한우를 사육했으며, 엘리트 카우는 23두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육두수 증가로 인해 한우가격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과 사료비 등 생산비가 지속 인상됨에 따라 미래를 대비하고자 2년 전부터 사육두수를 현재 규모까지 점차 줄이면서 태양광 설치 등 새로운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었다.
그는 “2010년 말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소값은 크게 하락하고 사료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하지만 한우사육을 포기할 수 없어 대출을 받으며 한우를 사육했는데, 어느덧 대출금이 4억원까지 늘어났다. 사육하고 있는 소와 축사 부지 등 모든 재산을 처분해야 대출금을 갚을 수 있을 정도였기에 낭떠러지에 서있는 기분이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조사료를 급여하며 소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진 대표
진 대표가 자가TMR사료를 급여하고 있다.
진 대표는 “결국 한우사육을 포기하고자 결정하고, 우사 계약까지 마쳤으나 매수인의 개인사정으로 인해 계약이 파기됐다”며 “이때 다른 지역의 한 선도농가로부터 ‘지금은 농장 경영이 매우 힘들겠지만 정액판매량, 생산두수, 공급(도축)물량, 수입물량 등을 보면 1~2년 내에 한우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다시 한우사육에 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당시 암소개량, 사양관리 등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어야 한우사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지금의 한우파동을 대비하고자 지난해부터 분산투자를 실시, 한우 출하대금을 우사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하는데 사용했다”고 했다.
이처럼 태양광을 통해 현재 매월 약 5~6천만원의 이익을 올리며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진 대표는 “앞으로는 나의 한우사육 경험과 개량, 농장 경영 노하우 등을 후배 한우인들에게 공유하며 이들과 함께 한우산업을 지켜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대신2농장 전경
<대신2농장 사양관리 ‘꿀팁’>
■ 개량 노하우
- 평소 하나하나 세심하게 관찰해 기록하고, 이 기록지 적극 활용
- 후대검정 통해 암소의 부족한 유전능력 보완해 줄 수 있는 정액 선정
■ 번식우 관리
- 어미 소 분만 후 약 한달 정도 지나면 자궁 세척
- 임신 감정이 확인된 암소 제외한 모든 암소 한 달에 2번 비타민·미네랄 주사 접종
- 비타민 첨가제는 상시 급여
※ 농장별로 사양환경이 다를 수 있습니다. 사양관리 ‘꿀팁’은 참고 용도로 활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