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안정화에 중요한 소규모농가 경영안정 방안
2010년 50두 미만 한우농가 수는 약 15만5천여 농가였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50두 미만 한우농가 수는 줄어들기 시작해 2012년 한우파동 이후 한우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2015년은 7만4천호까지 감소했다. 현재는 50두 미만 한우농가 수가 약 6만2천호로 13년 만에 50%가 넘는 9만3천여 농가가 폐업했다.
이처럼 소규모농가 수가 감소하면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이들이 송아지 생산 기반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한우산업 근간이
흔들릴 위험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소규모농가 경영안정 방안에 대해 전문가 기고를 통해 알아봤다.
50두 미만 농가 지속 감소
’23년 8월 기준 한우 사육두수는 356만1천두이며, 한우농장(경영체포함) 수는 8만4천504호에 달한다. 국가 분류 기준 한우 전업농인 50두 이상의 농가 수는 지속 증가하는 반면 50두 미만 농가는 감소하고 있다.
이는 부업 형태의 한우사육에서 전업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진 결과다. 필자는 경제생활이 가능한 한우 전업농 기준을 최소 100두 이상으로 보고 있으나 국내 한우산업 안정화에 있어 소규모농가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소규모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우를 전문으로 사육하는 미래 농업 경영인을 교육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다. 소규모농가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사료비 절감, 노동시간 감축, 부가수익 창출 등이 이뤄져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리라 판단된다. 최근 이슈가 되는 스마트 축산농장의 운영은 대형농장에 제한될 수밖에 없어 소규모농가에서는 이웃집 금고안에 있는 금덩이일 뿐이다.
전문화된 사양 기술 확보 중요
소규모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서는 첫째로 사육 단계별 전문화된 기술 확보 및 사양의 집중화가 필요하다. 50두 이하의 한우를 사육하면서 번식우, 송아지, 육성우, 비육우를 동시에 사육하는 일관사육농장을 운영할 경우 다양한 사료의 선택, 집중화되지 못하는 노동력이 원인이 되어 농장의 순환율이 감소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소규모농가는 송아지 생산을 위한 번식우, 거세우 비육, 미경산우 비육, 신생송아지포육 등 단계별 전문화된 기술을 습득해 각 사양단계별 사육에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 규모화 된 농장에서의 일관사육은 고능력 암소를 이용해 우량 송아지를 확보하고 이를 이용해 높은 등급의 비육우를 생산함으로써 농가 수익을 높일 수 있으나 작은 규모의 농장을 운영할 때는 불필요한 노동이 증가 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둘째로 사료비 절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 최근 유가 상승의 여파로 사료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전체 생산비의 50% 이상을 차지하기도 한다. 여유 자금이 있다면 사료비 선납을 통해 매입 단가를 낮춰야 하며, 가능하다면 식품 부산물을 적극 사용하여 사료비를 절감해야 한다.
소규모농가의 경우 부산물을 이용한 TMR사료 제조는 어려운 실정이므로 지역 인근에서 구할 수 있는 식품 부산물을 고려해 드레싱 형태로 사료 급이를 조절해 줘야한다. 조합 또는 농가 연합단위의 TMR사료공장 운영도 고려할 수 있으나 이러한 경우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고 공장 운영의 주체 및 운영에 문제가 생길 것이므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이라 필자는 판단한다. 자가 조사료 생산을 통해 조사료 구입 단가를 낮추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우사육에 대한 자신감과 실력 갖춰야
셋째로 타 작물과의 복합영농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환경 문제로 인해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더 이상의 농장 확대는 어려운 실정이다. 농장의 규모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소규모농가의 경우에는 한우 사육에만 집중할 필요는 없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조사료 생산을 할 수 있는 쌀농사 또는 지역 환경에 적합한 밭작물 재배를 통해 운영 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으며 타 작물과의 복합영농을 통하여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퇴비 처리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넷째로 전문화된 사육 및 경영 교육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필자는 농장 운영에서 성공 여부는 결국 전문화된 기술력과 경영능력이라고 판단한다. 한우산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한 누구에게나 기회는 온다.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힘은 결국 한우사육에 대한 자신감과 실력이다. 꾸준한 교육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해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용기를 갖추기 바란다.
소규모농가 실질적인 정부 지원 필요
마지막으로 정부 지원에 있어 산업의 방향성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한우관련 지원 사업은 자방자치 단체에서의 나눠주기식 지원 또는 대형농장 위주의 시설 및 장비 지원사업으로 이뤄지고 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첨가제를 지원해 주거나 고가의 장비 구매 지원 사업은 소규모농가에게는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소규모농가를 대상으로 한 지속적 기술교육 지원 및 소규모농가 연합체 지원을 통해 선별적이며 실질적 지원을 해야 강한 소규모농가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사료비 상승, 소값 하락, 환경문제 등으로 현재 한우산업은 어려운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2024년 100만두 이상의 한우가 도축되어 유통되는 상황에서 한우가격 회복은 특별한 상황변화가 없을 경우 예상보다 더뎌질 것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정부는 계열화된 양계, 양돈산업과 차별화 되어 있는 한우산업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농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원영 교수
<한국농수산대학교 축산학부 한우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