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송아지 가격은 다소 올라 지난 4월 암·수송아지 평균가격이 각각 238만원·357만원을 기록했으나, 지난 10년 중 최고가를 기록했던 2021년 7월 암송아지 386만원, 6월 수송아지 500만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한참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경매시장에 가보면 유전능력이 매우 뛰어난 송아지의 가격은 500만원 이상으로 평균가보다 훨씬 높게 형성돼 있다.
현재 한우농가들이 경락가격 하락, 사료비 급등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는 입식부터 출하까지의 손익을 고려해 송아지를 입식해야 한다.
이에 한우농가가 경매시장에서 송아지를 입식할 때 구입가격 대비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송아지는 어떠한 특징을 갖고 있는지 전문가 기고를 통해 살펴봤다.
<어떤 송아지가 유전능력이 뛰어난 송아지일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
우리 속담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말이 있다. 이 뜻은 떡잎의 상태만 봐도 나무가 앞으로 잘 자랄지, 못 자랄지 알 수 있다는 것이며, 사람도 잘 될 사람은 어려서부터 남달리 장래성이 엿보인다는 말이다.
좋은 송아지를 고르는 요령도 이 말과 일치한다. 특히 송아지 가격이 좋을 때보다 오히려 지금과 같이 생산비가 증가하고 송아지 가격은 하락한 시기에는 조금이라도 더 신경을 써가면서 좋은 송아지를 골라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경매시장에 나가보면 송아지의 경우 가격 하락 혹은 상승 시기를 막론하고 유전능력이 좋으면 비싼 가격에 경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송아지를 이야기할 때 번식용 암송아지는 빨리 잘 커서 후대축을 1년에 한 마리씩 생산하는 개체를, 수송아지는 지육(도체중, 등심면적) 및 고급육(근내지방, 피하지방)생산능력이 뛰어난 개체를 말한다. 이러한 송아지의 능력을 충분하게 발휘시키기 위해 소를 건강하게 키우면서 사육단계별로 적정한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우리 한우농가들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 활용해 좋은 송아지 고르자
전국의 가축시장에 출하되는 송아지의 정보는 경매하기 1~2일 전에 각 지역에 있는 지역축협이나 한우조합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여기에는 출하되는 송아지의 바코드, 생년월일, 씨수소, 산차, 계대, 생산지역 등 10개 항목 이상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며, 송아지 바코드 혹은 등록번호를 검색하거나 한국종축개량협회, 농협 한우개량사업소, 축산물품질평가원 등의 앱(APP)을 설치하면 손쉽게 많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표 1>의 바코드 검색을 통해 송아지 정보를 활용해보면 1번 송아지는 어미 소가 16산차인데 유전능력은 DDCC로 좋은 수송아지라고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어미 소가 15산차인 2번 송아지는 유전능력이 ACCC로 1번 송아지보다 좋다. 3번 송아지의 유전능력은 AABB이며 어미 소의 기록을 보면 다른 후대축 2마리 모두 육질 1++등급 판정을 받았으며 도체(지육)중량도 1산차에 500kg을 넘었다. 이처럼 여러 정보를 종합해 보면 3번 송아지를 선택하는 것이 농가에 유리할 것이다.
이와 같이 사전에 각종 정보를 활용하여 개체별로 유전능력이 좋은 송아지를 골라놓고 직접 경매시장에 찾아가 외형을 확인하며 송아지를 골라야 한다.
후구가 발달한 개체가 가격 높아
필자가 오래 전부터 우시장에 가보면 소를 보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이들은 송아지의 머리만 보고 이 소가 출하될 때 700kg까지 클지, 800kg 이상 클 수 있을지 등을 짐작한다.
송아지 경매는 보통 7시에서 8시 사이에 송아지들이 계류대에 묶이고, 오전 9시부터 진행되는데 그동안 최저 입찰가가 정해진다. 그 사이에 구매자들에게 송아지를 살펴볼 시간이 주어지는데, 이때 경매자료를 손에 들고 송아지를 꼼꼼하게 살피는 사람을 보게 된다.
이들은 송아지를 한 마리, 한 마리 자세하게 살피면서 좋고 나쁨을 기록하고, 구매하고 싶은 대상우가 있으면 ◯표시를 하며 입찰예정 가격을 적기도 한다.
<사진1>
<사진2>
자료 : 4월 27일 보은축협 경매시장
<사진 1>은 같은 날 태어난 7개월령 수송아지들인데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후구(엉덩이)가 잘 발달한 71번<표 2> 송아지의 가격(왼쪽에서 두번째)이 제일 높았다. 69번 송아지(맨 오른쪽)는 입찰하한가보다 40만원 높게 낙찰됐는데, 이는 구매자가 후구가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형매축 성적도 꼼꼼히 확인
이처럼 송아지 경매에 참여하는 구매자들은 경매 전에 배포하는 자료도 참고해야 하지만 현장을 직접 찾아가 기록상에 나오지 않은 송아지의 체형과 자질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적당한 가격에 좋은 송아지를 고를 수 있다.
특히 송아지의 외모를 볼 때 피부(피모)의 상태가 부드러우며 여유가 있는 것이 좋은 개체이다.
또 <사진 2>를 보면 송아지 목에 잔주름이 많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 송아지의 어미 소는 7산을 했는데, 그중 거세우 4두의 출하성적이 1+등급 2두, 1++등급 2두, 평균 도체중 468.5kg을 기록하며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처럼 목에 잔주름이 있는 송아지는 비육이 잘 돼 높은 출하성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이유로 이 송아지의 입찰 하한가는 280만원이었는데, 외형과 형매축의 도축성적 등을 바탕으로 실제 낙찰가격은 364만원을 기록, 84만원이나 더 높은 가격으로 경매됐다.
구입가격 대비 출하가격 높여 소득 극대화
옛 말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즉, 번식농가는 송아지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능력과 체형, 자질이 좋은 송아지를 시장에 출하하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비육농가는 시장에 나온 송아지의 유전능력, 형매축 성적, 외모 등을 꼼꼼하게 살펴 구입가격 대비 출하가격을 높여 소득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종헌농업경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