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준비된 자만의 것’이라는 신념으로 한우사육 임해”
· 2010년 한우육종농가 선정…주위서 번식전문가로 통해
· 개량 통해 우량 밑소 확보…거세우 1+이상 출현율 95%
· 경북대 축산학과 박사 과정…이론 적용으로 시너지효과
한우 2마리에서 600두 농장으로 일궈
경북 문경시 영순면에서 암소 330두, 육성우 168두, 거세우 132두 등 총 한우 600두를 일관사육하고 있는 김경숙 백상농장 대표는 지역 내에서 손꼽히는 개량농가이자 사양관리 선도농가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989년 한우 번식우 2마리를 시부모님으로부터 결혼선물로 받으면서 한우와 인연을 맺게 된 김 대표는 과거 번식농가에서 비육농가로 전환한 적도 있었지만, 우량 밑소를 바탕으로 고품질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자체개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2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개량에 매진해왔다.
특히 김 대표는 ‘미래는 준비된 자만의 것’이라는 신념으로 지역 개량농가동호회에 참여해 암소개량에 대해 공부하고, 2010년에는 한우육종농가로 선정되며 더욱 체계적인 개량에 임하고 있다.
암소 능력에 맞는 맞춤형 정액 사용
김 대표의 암소개량 노하우를 살펴보면, 한국종축개량협회가 제공하는 한우계획교배프로그램과 농협중앙회에서 한우육종농가에게 제공하는 개체관리 시스템을 이용하여 정액을 선정하고 있다.
특히 1그룹 정액보다 암소의 능력에 맞는 정액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김 대표는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는 암소의 능력을 기록하고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항상 세세하게 관찰하고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일지를 통해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면서 “소를 관찰해 기록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 그 기록지를 항상 들여다보면서 농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즉 기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록지를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조사료를 급여하며 소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김 대표.
김 대표의 기록일지에는 발정·수정·분만시간, 재발정 여부, 송아지 생시체중, 기타 특이사항 등이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다. 거세우의 경우에는 출하 후 도축성적을 검색해 그 어미 소의 선발과 도태에 매우 중요한 근거로 삼고 있다.
“암소를 도태할 때 아깝다는 생각도 하지만 유전능력이 좋지 못한 소가 계속해서 송아지를 생산하면 농장 전체 성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개량속도도 더뎌지기 때문에 과감하게 도태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반면 능력이 좋은 암소는 9~10산차까지도 사육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5~7산차에 도태시키고 있다.”
송아지 평균 생시체중 34kg 내외
그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번식우로서의 체형은 BCS 3.2가 가장 좋다고 했다. 번식우가 어느 정도 체격이 있는 상태에서 송아지를 임신하면 태아와 어미 소 모두 영양적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김 대표는 “어미 소의 체격이 작으면 난소 기능이 떨어지고 어미 소가 섭취한 영양소를 자신의 부족한 영양상태를 채우기 위해 태아에게 공급하지 않아 조기배사멸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암소가 너무 마르지 않게 사양관리를 해줘야 후대축이 우량하고, 강건하게 태어난다”고 말했다.
개량을 통해 정예화된 암소에서 태어난 송아지의 평균 생시체중은 34kg 내외라는 김 대표는 이 우량 수송아지를 매년 약 70~80여두를 출하해 1+이상 출현율이 95%를 상회한다고 밝혔다.
송아지 폐사율 1% 미만
“최근 한우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선 농장 생산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더욱 철저한 사양관리를 통한 우량 송아지 생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0년 한우육종농가에 선정되기 전엔 연간 생산한 송아지의 5~10% 정도가 폐사했지만, 사양관리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많은 연구를 거듭한 결과 지금은 송아지 폐사율이 유·사산 합쳐 채 1%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송아지 폐사율을 최소화하려면 설사나 호흡기 등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어미 소부터 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이에 어미 소에게 분만 6·4주전 바이러스성·대장균 설사 백신과 BVD 예방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김 대표가 송아지에게 대용유를 급여하며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 대표는 송아지가 갓 태어나면 우사 바닥을 청소해줘도 분뇨가 남아있고, 바이러스도 잔존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대 소독을 1순위로 실시하고 있다. 또 송아지가 빠르게 기립해 어미 소의 젖을 먹을 수 있도록 초유성분의 대용유를 정량의 약 3분의 1만 급여해준다. 이는 정량을 급여할 시 송아지가 배불러 어미 소의 초유를 섭취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허약한 송아지의 경우에는 대용유를 정량 급여하고 있다. 아울러 분만지연으로 태어난 송아지는 상태에 따라 거담제나 강심제를 접종해주고 있으며, 생후 15일령에서 20일령 사이에는 미네랄제와 비타민제, 콕시듐제를 접종해준다.
이밖에도 김 대표는 번식우의 주간분만 확률을 높이고자 암송아지의 경우 육성기부터 점차적으로 저녁에만 배합사료를 급여하는 사양관리를 통해 번식 집단의 분만시간을 일괄적으로 통일시켜 송아지 관리를 효율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다수의 축산 관련 자격증 취득
만학도인 김 대표는 2012년 여주농업경영전문학교를 입학해 2년간의 교육을 마치고 2014년 경북대학교 축산학과에 편입해 2016년 졸업했다. 이후 경북대학교 과학기술대학 축산학과에 석사과정으로 입학해 2019년 학위를 받았으며, 올해에는 경북대학교 축산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특히 축산기능사, 축산산업기사, 축산기사, 가축인공수정사, 식육처리기능사, 유기농기능사 등 웬만한 축산 관련 자격증은 전부 취득했으며, 이제는 ‘한우 마이스터’에 도전하고 있다.
“늦은 나이에 축산 공부를 시작한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현장과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은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 두 가지를 적절하게 조합해 농장에 적용했더니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공부할 것이다.”
▲ 김 대표가 정성을 들여 사육하고 있는 한우
▲ 김 대표는 축분 건조, 환기 등을 위해 우사 지붕을 개 폐식으로 설계했다
백상농장 사양관리 ‘꿀팁’
■ 번식우 관리
- BCS 3.2 정도 유지되도록 사양관리
- 주간분만 위해 저녁에만 배합사료 급여
- 분만 6·4주전 바이러스성·대장균 설사 백신 및 BVD 예방 백신 접종
■ 신생송아지 관리
- 송아지 갓 태어나면 제대 소독 1순위로 실시
- 초유성분의 대용유 정량의 약 3분의 1 급여. 다만 허약 송아지는 대용유 정량 급여
- 분만지연 시 송아지 상태에 따라 거담제나 강심제 접종
- 생후 15일령에서 20일령 사이 미네랄제, 비타민제, 콕시듐제 접종
■ 개량 노하우
- 1그룹 정액보다 암소 능력에 맞는 정액 선정
- 암소 능력 파악 위해 발정·수정·분만시간, 재발정 여부, 송아지 생시체중, 기타 특이사항 등 빠짐없이 기록
- 어미 소 선발과 도태에 중요한 근거로 삼기 위해 거세우는 출하 후 도축성적 검색
- 유전능력 좋지 않은 암소 과감히 도태. 반면 능력이 뛰어난 암소는 9~10산차까지 사육
※ 농장별로 사양환경이 다를 수 있습니다. 사양관리 ‘꿀팁’은 참고 용도로 활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