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파동 극복 위한 우량 송아지 생산·관리 방안
최근 한우산업 현장을 둘러보면, 치솟은 사료가격과 각종 축산기자재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경영 부담으로 인해 ‘한우사육을 지속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농가들이 많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우 사육두수 증가로 인한 공급과잉과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등이 겹치면서 올해 들어 한우가격도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육농가는 육질등급과 도체중을 향상시키고, 번식농가는 송아지 폐사율을 최소화해 농장소득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높은 송아지 생시체중이 매우 중요하다. 생시체중이 높을수록 송아지가 강건하기 때문에 어린송아지 시기에 질병을 비교적 쉽게 이겨내고, 출하시 도체중과 등심단면적 성적도 월등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 기고를 통해 송아지 생시체중의 중요성과 높일 수 있는 사양관리 요령에 대해 살펴봤다.
시장흐름·소비자 니즈 맞춰 한우사육 임해야
한우산업은 대략 10~12년 주기를 갖고 한우 파동을 겪고 있다. 지나간 한우 파동을 살펴보면 1974년(177만두), 1985년(255만두), 1996년(284만두), 2010년(292만두)에 한우 파동을 겪었다. 그리고 2023년 현재(352만두) 한우 파동에 직면하고 있다.
한우 파동이 일어나는 것은 단순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모든 농산물이 그러하듯이 소비보다 공급량이 증가하면 가격이 폭락해 파동을 겪는 것이다. 따라서 농축산물은 ‘풍요 속에 빈곤, 빈곤 속에 풍요’라는 말을 한다. 즉 다시 말하면 한우 사육두수가 증가하면 가격은 하락하고 두수가 적으면 가격은 상승한다는 말이다.
평년 1월 거세우 한우 kg당 도매가격은 2만85원 정도였으며 지난해 1월에는 2만1,129원이었던 것이 올해 1월에는 1만7,672원으로서 평년대비 12.0% 하락했으며 전년대비 16.4% 하락한 실정이다.
따라서 농가들은 수익성이 크게 떨어짐에 따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년간 한우농가에게 현장 교육 및 컨설팅을 하면서 보고 느낀 점은 시장 흐름과 소비자 니즈 따라 한우를 사양하는 것이 한우 파동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우 사육두수가 증가해 가격이 폭락한 경우에는 육질등급 간에 가격 차이가 심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1차적으로는 고급육 생산(육질) 위주의 사양관리에 포인트를 맞추고 2차적으로 육량 증가에 무게를 둬야 한다.
한우 사육두수 감소로 가격이 폭등할 때는 육질등급 간에 가격 차이가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1차적으로 육량위주로 하고 2차적으로 육질에 신경 써 사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배추 농사가 풍년이 되어 생산 물량이 엄청나게 증가했다면 농부들은 똘똘하고 상품가치가 높은 배추는 수확해 팔지만 상품가치가 낮은 배추는 헐값에 팔거나 갈아엎어 버린다. 그러나 배추 농사가 흉년이 되어 생산량이 매우 저조하다면 밭에 있는 배추는 품질을 따질 필요 없이 모두 수확해 판매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즉 우리 한우 생산량도 배추 농사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현재 한우 파동으로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농가가 있는 반면, 선도농가에서는 똘똘하고 품질이 좋은 송아지를 생산해 사육한 결과 출하가격이 평균 1천200만원에서 1천400만원을 받고 있다.
또 이보다 출하가격을 더 많이 받는 농가들도 많이 있다. 이 어려운 시기에 보다 높은 소득을 창출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안정적으로 우량 송아지를 생산하여 소비자가 선호하는 최상의 고급육을 생산하는 것이다.
생시체중 높을수록 도체중·등심단면적 커
국내 한우 및 일본 화우에 있어서도 생시체중이 큰 것이 작은 것에 비해 출하 체중이 크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따라서 ‘크게 태어난 송아지가 크게 된다’는 것은 우리 한우농가들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본 화우를 대상으로 생시체중이 작은 그룹과 큰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실시한 결과, 생시체중이 큰 송아지가 출하체중 및 도체중량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근내지방도에 있어서는 생시체중이 큰 것이 약간 높을 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국내 연구(송, 2022)에서는 한우 거세우 1,907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도체중이 높을수록 등심단면적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하면 생시체중이 큰 것이 작은 것에 비하여 도체중량은 높고, 등심단면적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체중량이 높고, 등심단면적이 클수록 상대적으로 경매단가가 높아지고 농가소득은 증가하게 된다.
이유시 체중에 1일 산유량이 크게 영향 끼쳐
성장형질로서 이유시 체중은 암소의 산차, 임신기간과 같은 번식 형질과 연관성이 깊다. 특히 이유시 체중은 성성숙, 일당증체량에도 영향을 주는 인자로서 우량 송아지를 선발할 때 이를 지표로 활용한다면 한우의 경제적 능력을 향상시켜 농가소득이 증대될 것이다.
이유시 체중이 높게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은 어미 소의 높은 1일 산유량이다. 일일 어미 소 산유량은 생시체중, 3개월령 체중 및 포유기 일당 증체량에 대한 모체(어미 소)효과들과의 유전 상관계수가 각각 0.59, 0.79 및 0.68이다. 즉 일일 산유량은 3개월령 체중이나 포유기 일당 증체량에 대해 모체 효과 간 높은 유전력이 있다(황 등, 2008)는 결과로 볼 때 산유량이 높은 암소들을 사육해 우량 송아지를 생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한우 송아지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하지만 전국 송아지 경매시장 동향을 보면 최고가의 경우우량 수송아지는 490만원 정도, 우량 암송아지는 410만원에 경매되고 있다. 따라서 한우농가들은 우량 송아지 생산을 통해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처럼 현재 어려운 한우산업 속에서도 수익성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우량 송아지를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품가치가 높은 한우를 출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상무 경북대학교 축산학과 교수
<생시·이유체중 높은 우량 송아지 생산 위한 방안>
■ 유전적으로 초유가 풍부하고 유질이 좋은 조건을 가진 어미 소를 선발해 사육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다.
■ 한우 씨수소(정액) 선택이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근내지방도, 등심단면적, 도체중이 높은 정액을 선발해 수정하는 것이 좋다.
※현재처럼 한우가격이 하락한 시점에서는 근내지방도가 높은 정액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 유·난산 및 조산 등으로 위축된 송아지 생산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미 소가 충분히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준다.
※송아지 생산 및 수태율 저하에 가장 큰 문제는 어미 소의 운동 부족이다.
■ 임신 말기(임신 8·9·10개월) 어미 소에 양질의 조사료를 충분히 급여하고 종합 비타민제를 첨가 급여해 유·사산, 후산정체를 방지해야 하며 내병성을 향상시켜 태아성장을 촉진시킨다.
■ 송아지 출생 후 3시간 이내에 초유 섭취를 유도하고 모축으로부터 생후 3일 동안 1일 5~6회 이상 매일 10분 정도 초유를 충분히 섭취하도록 사양관리한다.
■ 생산된 송아지는 설사, 폐렴백신 접종 그리고 구충제를 투여하여 질병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량 송아지를 생산할 수 기본적인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더 송아지 생산에 힘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