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이네농장 김은주 대표>
2020년 특유의 섬세함과 세심함으로 우리 한우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여성 한우농가와의 반가운 만남을 시작한다.
전라남도 화순에서 지난 10년간 자부심을 갖고 멋지게 한우인의 길을 걸어온 둥이네농장 김은주 대표와 이 기쁜 만남의 포문을 열었다. 2010년 ‘정년이 없다’는 말에 그때까지 영위하던 중장비사업을 접고 ‘귀농’을 선택한 남편 김기열 대표와 ‘귀촌’했던 김 대표가 ‘눈만 빌려주겠다’던 김 대표가 ‘한우인’으로 우뚝 서기까지는 그야말로 ‘정성의 시간’이 있었다.
“발 꺼내지 말라고.”
둥이네농장 김은주 대표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한우가 우방 밖으로 꺼내려는 발을 슬그머니 넣으며, 눈치를 살핀다. 김 대표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한우의 모습이 그저 신기하다.
“한우하고 장난도 치고 대화도 해요. ‘오늘은 밥도 많이 먹었네, 아이고 예뻐라’라고 말하면 칭찬하는지 알아요. 화난 목소리로 ‘너~’라고 하면, 피하죠(웃음). 목소리만 듣고도 제가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알더라고요.”
김 대표는 한우와 대화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우가 불편한 것이 없는지 수시로 살핀다.
“우리 축사에서는 선풍기가 365일 돌아가요. 우방에 들어가 앉아봤는데, 이 정도면 얘들이 얼마나 힘들겠나 싶었죠. 환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사랑받고 자라는 둥이네농장 한우는 성적도 좋다. 2019년 출하한 한우의 평균 성적을 보면 도체중 540㎏, 등심단면적 102, 1++출현율 34%, 1+ 이상 출현율 87% 등이다. 최고가는 1,560만 원이었다.
“세 번은 배워야죠”
한우농장을 시작하고는 당연하다는 듯 시행착오가 찾아왔다. 임신우를 들여 정성으로 길렀는데 나중에 보니 임신이 안 된, 그런 상황과 마주한 적도 있다.
“경험이 없고 지식이 부족했던 거예요. 임신우라도 사양관리 중에 사산이나 유산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대처했을 것인데, 그것을 모르고 때만 기다린 거죠.”
김 대표와 김 대표 남편이 찾은 돌파구는 교육이었다. 교육이 있다면 어디든 찾아다녔고, 지금도 이 교육열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교육을 세 번씩은 들어요. 그래야 교육 내용이 전부 완벽하게 이해가 돼요.”
이렇게 교육은 둥이네농장이 안정을 찾아가게 만들었다.
전문가를 초청해 농가 컨설팅을 받는 것도 빼놓지 않는데, 한두 번으로 끝내지 않고 꾸준하게 반복하고 있다.
“현재 우리 농장이 무엇을 잘하고 있고 또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우리 부부 눈에는 잘 안 보일 수 있어요. 또 지난해와 올해는 농장 사정도 다르고요.”
사양관리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김 대표는 가장 먼저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다.
“한우 사양관리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아요.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아닐 때가 더 많아요. 그럴 때는 박사님들에게 물어봐요. 그러면 답변해주시고 알아봐주세요. 해결이 되죠.”
매일 6시간의 정성
둥이네농장의 철칙 중 하나는 하루 6시간 근무이다. 오전에 3시간, 오후에 3시간. 아침·저녁밥을 챙겨주고 나머지 시간에는 송아지의 엉덩이를 관찰한다.
“송아지에 문제가 생겼을 때 첫날 발견하면 하루 만에 문제가 해결되지만, 이틀째 발견하면 삼일, 삼일째 발견하면 일주일이 걸려요.”
그런데 이런 김 대표의 모습을 보고 혹자는 “농장에 미쳐있는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단다.
“그런데 우리 부부는 농장에서 일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이것이 천직이라고 느껴죠. 송아지가 태어나는 것도, 성장하는 과정도, 또 남들이 와서 우리 한우를 보고 ‘우와~’해주면 또 ‘우와~’하고 제가 희열을 느끼죠.”
물론 힘들 때도 있고 스트레스가 될 때도 있다. 그래도 한우를 보면 금세 사라지고, 혜은이의 ‘열정’을 한번 부르고 나면 스트레스가 싹~ 사라진단다.
위기는 대비하는 것
이렇게 둥이네농장은 약 35두로 시작해 지금 약 330두까지 규모를 늘렸다. 2017년에는 새로운 축사도 맞이했다.
“사실 2017년도에 한우를 새 축사에 들이고 좀 힘들었어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었죠.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위기에 대처할 방법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앞으로 그래서 속도를 조절하면서 대비하려고요. ”
이렇게 10년을 걸어온 둥이네농장은 또 다른 시간을 대비하고 있고, 이는 둥이네농장이 긴 시간 생명력을 이어가는 발판이 될 것이다.
“바람은 멋진 한우인이란 말을 듣는 거예요. 멋지다는 것은 재미있게 일한다는 의미입니다. 재미있게 일하는 한우인으로 기억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