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마리 한 마리를 최고로 키우는 게 한우농가의 자부심입니다.”
2021년 제24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축산물품질평가원장상 수상
전남 무안에 위치한 민주농장의 축사는 그 지역 근방에서 가장 오래된 축사다. 스마트 축사도, 자동화 시스템도 없는 축사에서 손현균 대표는 자신만의 철학과 성실함으로 고급육을 생산하고 있다. 규모를 늘리는 일에는 욕심내지 않고, 한 마리 한 마리를 최고로 키우는 것에는 욕심내는 것, 그것이 손 대표의 철학이다.
무안군의 역사와 함께 한 민주농장
민주농장에는 4동의 축사가 있다. 거세우 축사, 육성우 축사, 번식우 축사, 분만사로 이루어진 4동의 축사는 1986년부터 손현균 대표가 차곡차곡 늘려간 민주농장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분만사에는 어젯밤 갓 태어난 송아지가 평화롭게 보온등 아래에서 몸을 녹이고 있다. “갓 태어난 송아지들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보온등 아래로 찾아 들어가는걸 보면 신기하고 대견하죠?”
애정 어린 눈길로 송아지를 바라보는 손 대표가 한우와 함께한 것이 벌써 40여 년을 바라보고 있다.
“1986년에 한우 한 마리로 시작했어요. 요즘은 전업화되었지만, 당시에는 복합영농이 유행이었어요. 먹고 살려면 벼농사와 밭농사를 하면서 소도 키우고 돼지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지요. 무안양파가 유명하다보니 저도 양파농사를 크게 하면서 한우를 함께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무안에서 태어나서 무안에서 자랐고, 무안을 떠나본 적이 없는 손 대표는 무안군에서 40여 년을 한우를 키우다 보니 지역의 역사와 함께했다. 번식우 축사에 적힌 ‘양파한우 사육장’이라는 간판에 대해 물었다.
“오래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무안군과 함께 양파한우 브랜드화 사업을 함께 하기도 했어요. 무안군의 특산물 특화사업 중 하나였는데 양파 부산물로 만든 사료를 소에게 먹여 기능성 한우를 생산하는 사업이었습니다.”
무안군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와도 깊은 유대감으로 이어져 있다. 지역의 한우농가들과도 오랜 교류가 있다고 말한다.
“출하하고 나면 지역의 한우농가 모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술 한잔 곁들이면서 그날 출하한 소들에 대해 토론회를 해요. 이렇게 해보니 성적이 잘 나왔다던가, 이런 점이 아쉬웠다던가 서로 의견과 노하우를 나누지요. 그런 모임을 한 것도 10년이 넘었네요.”
한능평 첫 수상, 지역의 자랑거리이기도 해
민주농장은 제24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도체중 530kg, 등심단면적 117㎠, 등지방 두께 7mm, 육량지수 65.43점으로 축산물품질평가원장상을 수상했다. 개량을 시작하고 꾸준히 출품을 해온 손현균 대표에게 무엇보다 기쁜 소식이었다. “한우 키우는 농가 입장으로는 한능평에 입상해보는 게 평생의 소원이잖아요. 한우 잘 키운다고 인정받는 거니까.”
수상 후 상금에 사비를 보태 지역사회에 기부를 하며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상금 100만 원을 포함해 총 500만 원을 (재)무안군승달장학회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손 대표는 “내가 무안군으로부터 받은 도움과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 우리 지역의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상금을 가장 뜻깊게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출품하며 발전하는 것이 목표
올해 첫 입상인 만큼 기쁨도 크지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출품우의 ‘단식 투쟁’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도 부딪힌 것.
“대회에 출품하기 두 달 전에 사료 회사에서 원료곡이 바뀌었는데, 출품우 입맛에 안 맞았나봐요. 출하까지 두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20일 정도를 사료를 거부하는데 애가 타더라고요. 미생물제도 섞어줘보고 이것저것 해보면서 발을 동동 굴렀죠. 다행히 한 달 남겨놓고는 다시 잘 먹어주더라고요. 이번에 등심단면적이 약간 작게 나왔는데 그것 때문이 아니었나 해서 좀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기회는 많으니까요. 앞으로도 계속 출품할 것이기 때문에 아쉬운 점은 점점 보완해나가려고 합니다.”
손현균 대표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개량목표도 바꾼다. 초창기에는 등급을 높이기 위해 근내지방도 개량을 먼저 시작했다. 다음에는 수익을 높이기 위해 도체중을 키웠다. 욕심을 과하게 부리면 C등급이 나오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등지방을 낮추는데 집중하기도 했다. “녹색한우 법인으로 계통출하를 하다가 몇 년 전부터는 음성공판장으로 계통출하를 하고 있는데, 음성공판장의 경우에는 등심단면적이 커야 경락가격이 높더라고요. 요즘은 등심단면적을 넓히는 방향으로 계획교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제 목표와 방향성에 맞게 개량에 힘쓰고 있습니다.”
손 대표는 현재 140두를 일관사육하고 있다. 한 마리 한 마리 신경을 쓸 수 있는 정도만 키운다는 것이 손 대표의 생각이다. 규모를 키우는 것에 욕심내는 대신 100두를 키워도 최고로 키워서 200두를 키우는 농장의 수익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
“23개월 때 초음파를 보고 등지방, 근내지방도 등 우리 소들한테 필요한 게 뭔지를 한 마리 한 마리 다 확인해요. 24~30개월까지는 맞춤형 드레싱을 합니다. 사료 자동화 시설을 하는 데나 많이 키우는 농가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지만 저희는 규모가 크지 않으니 가능한 것이기도 하겠지요. 한 마리 한 마리 최고로 키워낸다는 욕심이 있어요. 그게 우리 한우의 자부심이니까요.”
힘이 닿을 때까지 평생 한우와 함께할 것
손현균 대표와 민주농장을 함께 일궈가고 있는 파트너는 아내다. 함께 즐겁게 일하며 좋은 결과를 내게 해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축사 바로 앞이 집이다보니 일터가 곧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번식우를 키우려면 소와 함께 지내야 한다는 것이 손 대표 부부의 생각이다.
“CCTV카메라로 보는 것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우는 소리만 들어도 압니다. 발정 온 소리, 새끼 낳으려고 하는 소리까지. 축사를 지키는 강아지 3마리까지 무슨 일이 있으면 짖어주니 아내와 저, 강아지들까지 훌륭한 팀인 셈이지요.”
손현균 대표 부부는 힘이 닿을 때까지는 평생 한우와 함께 할 것이 라고 말한다. “100두가 50두가 될 수도 있고 50두가 30두가 될 수도 있겠지만 힘이 닿을 때까지는 평생 한우와 함께 할 것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상도 한번 받아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