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제주는 누가 뭐래도 이맘때 가장 다채롭다. 봄볕 아래 색색이 물든 풍경은 그 자체로 여행의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바람에 흩날리는 노란빛, 발끝에 머무는 초록빛, 수평선을 물들이는 주홍빛. 바다 위 섬은 지금 오색으로 빛난다.
화사한 노란빛이 흐르는 골짜기
엉덩물계곡

사진 : 제주관광공사
제주 중문관광단지의 동쪽 끝자락에는 이름부터 묘하게 궁금증을 자아내는 곳이 있다. ‘엉덩물계곡’, 지형이 워낙 험준해 옛날엔 짐승들조차 들어가지 못하고 엉덩이만 내민 채 볼일을 본 뒤 돌아섰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허나 지금은 풍경이 조금 다르다. 경사진 지형마다 유채꽃이 계단처럼 피어오르며 마치 노란 물결이 흐르는 듯한 장면을 빚어낸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나무 데크 산책로를 걷다 보면 만개한 유채꽃 사이로 아치형 다리가 나타나고, 그 위에서는 중문 색달해변과 바다 전경이 보인다.
‘올레 8코스’에 속해 도보여행 중 둘러보기 좋고, 다른 유채꽃 단지와 달리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독특한 설화와 화려한 꽃이 어우러진 봄날 가볍게 떠나기 좋은 산책길이다.
싱그러운 초록빛에 뒤덮인 초원
섭지코지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제주 동쪽에 자리한 푸른 초원 ‘섭지코지’는 계절마다 색을 달리한다. 특히 봄이면 초록이 더욱 짙어지고, 붉은 화산재로 이뤄진 ‘붉은오름’과 흰색 ‘방두포 등대’가 어우러져 한층 이국적인 경치를 만들어낸다.
초원을 따라 오르는 길에는 제주의 옛 봉수대인 ‘협자연대’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시간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 위로 이어지는 ‘바람의 언덕’은 바닷바람이 가장 잘 불어오는 곳으로 사계절 다채로운 꽃이 피어난다. 정상에 다다르면 비로소 섭지코지의 푸릇한 자연과 광활한 해안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근에 위치한 ‘민트가든’에는 높이 6m의 대형 그네 ‘그랜드 스윙’도 설치되어 있다. 바다를 향해 날아오르는 듯한 순간을 포착할 수 있어 여행객들의 인생 사진 명소로 불린다.
황홀한 주홍빛으로 일렁이는 하늘
광치기해변

사진 : 제주관광공사ㅁ
성산일출봉을 마주한 ‘광치기해변’은 제주 ‘올레 1코스’와 ‘2코스’의 교차점에 위치한다. 동이 틀 무렵이면 붉은빛의 해돋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성산일출봉 옆으로 해가 떠오르는 장관을 담을 수 있어 제주에서도 손꼽히는 일출 명소다.
광치기해변의 진면목은 썰물 때 드러난다. 바닷물이 빠지면서 녹색 이끼가 덮인 용암 지대가 모습을 나타내고, 해안을 따라 기묘하게 펼쳐진 암반은 마치 조각된 듯한 독특한 형상을 띤다. 뜨거운 용암이 바닷물과 만나 급격히 식어 만들어진 지질 구조로 제주 내에서도 보기 드문 경관이다. 검은 모래 또한 이곳의 매력이다. 오랜 시간 풍화된 현무암이 잘게 부서져 만들어진 입자들은 일반적인 해변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