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년의 시간을 따라 걷는다. 조문국의 흔적을 간직한 고분군, 신라부터 수 세기의 세월이 담긴 석탑, 조선의 학문이 살아 숨 쉬는 향교. 한 곳에서 여러 시대의 유적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이 의성을 더욱 특별한 여행지로 만든다. 역사가 켜켜이 쌓인 의성에서는 누구나 과거로 훌쩍 떠나는 시간 여행자가 된다.
※ 산불 피해의 빠른 복구를 기원합니다.
조문국의 숨결이 깃든 너른 들
의성 금성면 고분군

사진 : 국가유산청
의성군 금성면 일대에는 삼한시대 부족국가였던 ‘조문국’의 대규모 고분군이 남아있다. 4~7세기에 만들어진 이 고분군에는 약 374기의 고분이 분포해 있으며, 신라에 편입되기 전 조문국의 중심지였던 의성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신라의 지방 통치 방식까지 살펴볼 수 있는 유적지다. 특히 경덕왕릉 앞 ‘고분 전시관’에는 고분의 내부와 출토 유물이 전시되어 더욱 생생하게 과거를 마주할 수 있다.
5월에는 고분군 주변으로 작약꽃이 만개해 더욱 수려한 풍광을 이루며, 웨딩 촬영지로도 입소문이 나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교육열로 꽃피운 조선의 학교
의성향교

사진 : 한국민족문화대박과사전
1394년에 세워진 ‘의성향교’는 조선시대 유생들이 유학을 배우고 지방민들이 수학을 하던 중요한 국립교육의 터전이다. 건립 이후 많은 유학자를 배향했으며, 공자를 비롯한 선현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향적 기능도 함께 수행해 왔다.
정문 겸 누대인 ‘광풍루’를 지나면 흙담을 사이에 두고 앞에는 제사를 지내는 ‘대성전’이, 뒤에는 공부를 하는 ‘명륜당’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향교가 ‘전학후묘(前學後廟)’ 구조를 따르는 것과는 달리, 제향 공간이 앞에, 교육 고안이 뒤에 배치된 독특한 구조는 의성향교만의 특징이다. 현재까지도 ‘회화나무 바라보며 선비의 꿈 새길래요’ 등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매년 봄과 가을에 제사를 올리며 그 명맥과 지역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이어나가고 있다.
굴곡진 세월을 견뎌온 신라의 돌탑
빙산사지 오층석탑

사진 : 국가유산청
경상북도의 8경 중 하나인 의성군 보현산 줄기 자락에는 ‘빙산사지 오층석탑’이 우뚝 서 있다. 이 석탑은 통일신라부터 고려 전기 사이에 만들어진 모전석탑으로, 돌을 마치 벽돌처럼 정교하게 다듬어 8m 높이로 쌓아 올린 것이 특징이다. 본래는 신라 선덕여왕 시절 창건된 ‘방산사’에 속해 있었으나,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의해 폐사되었고, 이후 1973년 해체와 복원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
탑의 구조는 토대가 되는 16개의 바닥돌 위로 5개 층의 몸돌과 지붕돌을 쌓아 올린 형태다. 특히 몸돌 정면에는 금동불좌상을 안치했던 감실이 마련돼 있으나 전쟁 당시 왜군에게 빼앗겨 현재는 빈 공간으로 남아 있다. 궂은 시련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그 귀중한 역사와 정교한 조형미를 잘 간직해 1963년 보물 제327호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