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 갑진축산 이병훈 대표
이병훈 대표는 “나보다 한우를 더 챙겼다”고 말할 만큼 한우에 진심이다. 좋은 한우는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는 신념 속에서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 그는 한우자조금의 ‘한우농가 경영개선 교육’ 모델팜 농가로서 자신의 노하우를 함께 나누는 역할 또한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20년 한우농가 운영으로 쌓아온 노하우
꼬불꼬불한 산길을 타고 얼마나 들어갔을까, 마침내 산을 병풍처럼 두른 채 자리 잡은 대형 태양열 축사가 나타났다. 들어서자마자 인상적인 것은 축사 특유의 냄새가 신기할 정도로 전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시작부터 관리 시스템이 절로 궁금해진다. 이병훈 대표가 한우농가 운영을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 일이다. 원주 시내에서 자영업을 하며 지내다 아버지가 농사를 짓던 이곳 원주시 소초면으로 돌아온 것이 2006년이었다.
“15년 정도 외지 생활을 하다 보니까 돌아올 때가 됐다 싶었습니다. 20대 초반에 한우를 몇 마리 키웠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한우농가를 운영해 보기로 했죠. 37두로 시작했습니다.”
이병훈 대표는 한우농가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한우 관련 모임과 단체의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많은 정보를 얻고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지만, 너무 바빴던 탓에 정작 자신의 농장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도 있었다. 개량 사업에 조금 늦게 뛰어든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런 그에게 아내가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천성이 부지런하고 성실한 아내는 때로는 남편과 함께, 때로는 남편을 대신해 살뜰하게 농장을 돌봤다. 그 덕에 갑진축산은 깨끗한 축산농장, HACCP 등 다양한 인증을 받으며 차근차근 역량을 쌓아갔다. 그동안 아내가 빼곡한 글씨로 직접 작성한 두툼한 농장일지를 보여주는 이병훈 대표의 얼굴에는 자부심과 애정이 한가득이다.
직접 만든 발효사료로 한우를 더 건강하게
이병훈 대표는 한우를 키우는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한우가 최우선’이라는 마음을 살았다고 했다. 한우에게 사료를 준 뒤에야 비로소 식사를 챙겼을 정도로 자신보다 한우를 우선으로 여겼다. 한우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숱하게 교육을 받고, 선도농가를 방문해 컨설팅을 받는 것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다.
“좋은 한우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사료가 정말 중요합니다. 그저 그런 사료를 먹이면 한우도 그저 그렇게 자랄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단백질 함량이 높은 좋은 사료를 먹이면서 관리를 잘 해주면 한우도 특별하게 자랍니다. 저는 소값이 떨어지면 오히려 더 비싼 사료를 더 자주 급여해요. 결국 답은 품질 좋은 한우니까요.”
15개 한우농가가 모여 TMR 공장을 운영하며 직접 고품질 사료를 생산하는 것도 오직 한우를 잘 키워보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컨설팅을 받아 사료를 최상의 수준으로 배합하고 직접 키운 옥수수도 사용합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TMR 공장은 수익보다는 한우농가가 우수한 한우를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목적이에요. 발효사료를 먹으면 한우의 소화력은 물론, 면역력이 증가합니다. 저희 치악산 한우가 가격은 저렴한데도 맛이 좋아 인기가 많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죠.”
갑진축산이 한우자조금의 ‘한우농가 경영개선 교육-모델팜 지정 교육 과정’에서 지역별로 한곳씩 지정하는 모델팜이 된 것도 이병훈 대표의 이 같은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원주는 물론이고 횡성, 제천, 영주 등 전국 각지에서 농장주분들이 오십니다. 와서 보면 한눈에 보기에도 자라는 한우가 확연히 다르니까 많은 것을 궁금해하시죠. 저는 제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나 정보를 아낌없이 나누고 공유합니다.”
좋은 교육이 좋은 한우를 만들고, 맛있는 한우가 농가에 더 큰 수익을 가져다주길 바란다는 이병훈 대표. 그에게 모델팜 지정 교육 과정 활동은 한우의 미래를 위한 사명감으로 보인다.
“우리 농장에 다녀간 농장주분들에게 여기서 들은 조언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말씀을 들을 때 정말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교육과 컨설팅 관련한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더 많은 분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개인적인 목표요? 지금은 160두를 키우지만 300두 정도까지 늘려보고 싶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