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농장 최청락 대표>
시골에서 산다고 하면, 더군다나 20대 청년이 시골에서 한우를 키운다고 하면, 사람들은 넌지시 물어본다. 시골 생활이 괜찮은지 어떤지.
경남 고성에서 한우농장을 운영하는 20대 후계농 최청락 대표의 일성은 ‘시골 생활 정말 행복하다’는 것이다. 한우 사양관리에 힘쓰는 동시에 유튜버로 시골 생활의 행복함을 나누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행복한 청년 최청락 대표를 만났다.
그런데 ‘시골유튜버 락뚱이’를 아시나요?’
시골 생활의 행복함 유튜브에 담다
“여러분 오늘 맛있는 한 상 준비하겠습니다. 올해 저에게 두 가지 경사가 생겼는데요, 예쁜 부인과 1,000명의 구독자님이 생긴 것입니다.”
지난 5월 30일 ‘시골유튜버 락뚱이’의 구독자 1,000명 돌파 기념파티가 열렸다. 시골 생활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지 한우를 키우는 일상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시골 밖 세상에 알리기 위해 시작한 지 만 1년만의 쾌거다. “축산업에 종사한다 한우를 키운다고 하면 다소 의아하게 보는 사람이 없지는 않아요. ‘젊은 사람이 시골에서 소를?’이란 의문의 시선이죠. 그런데 저는 정말 잘 살고 있거든요. 축산업이 트렌디 한 직업이란 점을 알려주고 또 축산업이 젊은 이미지를 갖는 데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보람농장 최청락 대표로서의 임무를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저는 한우를 키우기로 결심했습니다. 유튜브한다고 농장 일을 소홀히 하는 것은 저와의 약속을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니,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러면 아버지께도 죄송하고요. 고성 한우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은 어떠냐 등 때로는 콘텐츠 기획을 해 주실 정도로, 아버지는 저의 유튜버 활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십니다.”
후계농의 성실한 열정
최 대표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된다. 보람농장에서는 두부비지를 활용 발효사료를 소들에게 먹이는데, 최 대표가 창원까지 가서 두부비지를 실어온다. 한우에 사료 주고, 한우농장 청소하고, 지난 5월엔 동계 사료작물 수확에 전념해 천 개가 넘는 사일리지를 확보했다.
이런 최 대표의 성실함은 보람농장에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시작됐다. 군대 전역 후 대학 졸업할 때까지 주말마다 아버지의 한우농장에서 일을 한 것이다.
“후계농들이 가만히 앉아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단번에 표가 나니까요. 후계농들이 얼마나 좋은 생각을 가지고 축산업·농업에 도전하고 있는지, 얼마나 열정을 다해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먼저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최 대표의 성실함은 아버지의 신뢰와 믿음을 사는 바탕이 됐다.
“아버지는 심사위원이고 저는 심사받는 입장이잖아요. 아버지는 제가 한우를 정말 잘 키울 수 있는지 어떤지를 늘 지켜보시죠. 제가 축산학과를 졸업했지만, 아직은 사양관리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고 그래서 지금은 제 의견을 주장하기보다는 아버지의 뒤를 잘 따라가야 할 때입니다. 그러니 지금 제가 아버지께 보여드릴 것은 성실함 밖에 없어요. 저는 집에서는 아들이지만, 축사에서는 교육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실함은 부전자전
사실 최 대표의 성실함은 몇십 년 동안 축산업에 종사하신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를 닮았다. 최 대표 아버지와 작은아버지가 보여준 성실하게 사양관리하며 그 모든 것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우직한 모습은 최 대표가 한우농장을 경영하는 중요한 지침이 되고 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사촌 동생이 축산업에 꿈을 가지고 현재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졸업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촌 동생과 농장에서 함께 일할 날이 벌써 기대가 됩니다.”
보람농장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날이 좋지만, 그래도 처음에는 ‘직장 동기와 술을 마신다, 회식하러 간다’는 친구들이 부러울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최 대표를 잡아준 사람은 진심으로 말을 들어주는 최 대표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정말 마음을 열고 저를 받아주셨고, 진실된 마음으로 대해 주셨어요. ‘하지 마라’든가 ‘안 된다’는 말씀을 안 하시죠. 제가 좀 부족해도 아버지가 이해해 주시고 이끌어 주셔서 한 눈 안 팔고 일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네가 있어 다행이다. 수고했다, 아들이 잘해서 일이 수월타”라는 아버지의 칭찬은 최 대표를 춤추게 만들었다.
행복은 ‘지금’도 자란다
보람농장을 둘러싼 포도넝쿨, 감나무 등의 과실수는 올해도 푸릇한 잎을 틔워내며 열매 맺을 준비가 한창이었다. 포도 송이는 보람농장 한우들의 달콤한 간식이 될 것이다.
시골 청년 최 대표는 앞으로도 성실하고 행복한 일상을 이어갈 것이고, 또 열심히 시골 생활의 행복함도 세상에 알릴 것이다. 이렇게 매일 써 내려간 행복은 최 대표와 보람농장에 달콤한 행복을 선물할 것이다.
“지금 이곳에서의 일상이 너무 행복해요. 물론 한 시간 후나 내일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 행복한 것은 확실해요. 제가 행복하니까 농장에서 한우를 돌보는 것 그 자체도 행복입니다. 저는 앞으로 저를 행복하게 만드는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거에요. 그러면 한우도 더 행복하게 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행복해야 한우도 행복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