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자조금이 만난 사람

이정익 (주)과연미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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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등급 두려워 말라… 최소 30개월령 이상 사육해야” 

 

· 소비자 ‘맛’이 가장 중요…싱거우면 외면
· ‘ 등심 수율’ 높은 것이 ‘최고가 한우’ 기본
· 육색 밝지 않거나 어두우면 가격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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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등급의 한우라도 매겨지는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지금 시기에도 kg당 3만원이 훌쩍 넘는 한우가 나온다. 그렇다면 소에 가격을 매기는 중도매인들은 어떤 한우에 가격을 아낌없이 지르는 걸까.
농협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매월 한우 500두 이상을 최고급육 위주로 구매하는 이정익 (주)과연미트 대표(음성공판장 중매인 23번)에게 그 답을 들어봤다.
“중도매인들은 가격을 매길 때 가장 먼저 소비자가 원하는 한우고기인지를 본다. 소비자는 모든 식품을 ‘맛’으로 평가한다. 한우의 맛은 오랜 경험에서 보면 사육기간에서 나온다. 최소 거세 후 24개월령 이상은 사육해야 한다. 즉 30개월령은 돼야 고기 맛에 풍미가 생긴다.”

 

 

“한우 전 부위에 마블링 형성”
현장에서 조기출하는 보통 25~26개월령을 떠올리지만 이 대표는 30개월령을 조기출하로 생각한다고 했다. 어떠한 사양관리를 하더라도 29개월령 이하로 출하되는 소는 맛이 싱거울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보통 32개월 정도를 사육해야 한우 고유의 풍미가 확 살아난다는 것.
이 대표는 장기비육을 하면 농가가 C등급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 있지만, C등급을 받는 농가가 더 고급육 생산에 열정이 있다는 것을 중도매인들도 알고 있다고 했다. 
“장기비육을 하면 등지방두께가 두꺼워져 C등급이 많이 나올 확률이 높다. 하지만 장기비육을 한 소는 풍미도 좋지만 어깨나 엉덩이 등 전체적으로 마블링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중도매인들이 선호한다. 이러한 이유로 C등급 한우가 A, B등급 한우보다 더 높은 단가를 받기도 한다.”
이 대표는 번식우를 사육하는 농가에서 송아지 생산 후 암소를 비육시켜 출하할 때 비교적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번식활동으로 인해 골격이 작고 마른 번식우에 등급을 높이고자 비육후기 사료를 급여하면 무조건 겉지방만 끼게 된다. 경산우를 비육시킬 땐 임신 8개월령부터 최소 4개월 동안 단백질 위주의 육성 전기 사료를 급여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도체중 450~550kg 가장 선호
부가가치가 높은 ‘등심’의 ‘수율’이 높은 것이 ‘최고가 한우’의 기본이라고도 했다.
“한우 도체에서 뼈와 지방을 모두 뺀 순수 정육률은 약 40%이며 이중 등심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 수준이다. 유통업체도 한우를 구매할 때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육률, 특히 등심 수율이 높을수록 부가가치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개체가 높은 가격에 낙찰받을 수 있다.”
특히 중도매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체중은 450kg에서 550kg이라고 이 대표는 말했다.
“농가에서 도체중 450kg 수준일 때 등심단면적 120㎠ 이상, 도체중 550kg일 때 등심단면적 140㎠ 이상인 소를 만들기란 쉽진 않겠지만, 이러한 개체가 높은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 성적은 중도매인들이 선망하는 가장 이상적인 한우 규격이다.”
지난 1월 이 대표는 1++등급, 도체중 582kg, 등심단면적 158㎠의 성적을 낸 거세우를 kg당 4만1,023원에 구입했다.

 

 

내 소의 정확한 데이터 분석 필요
육질과 지방색도 높은 경락가격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했다.
“마블링이 좋더라도 지방색이 노란색을 띠면 구매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육색이 밝지 않거나 어두우면 소비자들이 꺼리기 때문에 중매인들은 낙찰가를 낮게 매긴다. 같은 육질 등급에 육색과 지방색이 선명하다면 kg당 단가는 최소 3천원이 상승한다.”
이 대표는 한우농가들도 도체중, 등심단면적, 미세마블링 형성 정도 등 내 소의 정확한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익 대표는 지난 23년간(중매인 경력 14년)의 경매, 가공, 유통 경험과 전국 13만여곳의 거래처에서 경험한 살아있는 빅데이터를 통해 최근 한우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높은 경락가격을 받을 수 있는 비결에 대해 한우농가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고품질 한우를 고단가에 구입해 농가 소득증대에 이바지하고 싶다. 어떤 소가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농가에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가 경쟁력이 조금이라도 올라가길 바란다. 한우농가의 소득이 높아져야 중도매인들은 물론 전후방산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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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지난 2월 27일 농협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직접 kg당 4만원을 넘게 주고 구입한 거세우의 등심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