牛라차차 한우농가

경북 영주 덕풍농장 오삼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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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왜?”라는 질문이 만들어낸 한우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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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삼규 대표는 수식어가 많다.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 지역 최초 한우마이스터, 경상북도 한우 명장 등 오 대표가 ‘한우명인’으로서 거머쥐고 있는 타이틀은 한두 개가 아니다. 
하지만 오 대표는 자신을 “끊임없이 왜냐고 묻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싶다고 말한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왜?”라는 질문에서 생긴다. 
“왜 똑같은 환경에서 사육해도 성적이 다를까? 왜 계절에 따라 증체량이 달라질까? 왜 저 소는 물을 잘 마시지 않을까?” 
‘원래 그런 것은 없다’는 명제를 마음속에 품고 어느 것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번식우 개량을 위해 개체별 기록 전산화

덕풍농장 오삼규 대표는 경북 영주에서 개인농가로는 최초로 보증씨수소 4두를 생산한 주인공이다. 
한우육종분야 명장으로 명성이 자자한 오 대표는 2003년 한우 암소 43두를 입식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 한우육종농가에 선정됐다. 
그 후 약 10여 년간 그 어렵다는 보증씨수소를 4두나 생산해내며 과학적인 육종기술을 바탕으로 개량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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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을 하는 농가가 가장 힘들어하는 건 원하는 정액을 구하는 것이지요. 좋은 정액이 없어서 수정을 못 한다는 농가도 많아요. 하지만 저는 가장 중요한 건 내 농장에 있는 암소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미소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그에 맞는 정액을 선택한다면 KPN 정액 중 우수정액이 아니어도 개량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어떤 소의 유전자를 가진 송아지가 태어난 것인지 정확하게 확인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오 대표는 모든 것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송아지 생산, 예방접종, 인공수정, 체중측정결과, 개체별 증체율, 사료효율, 육종가 분석 등 전반적인 사양관리 시스템을 전산화해 농장 전반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 데이터가 10년 이상 누적되다 보니 이제 농장에서 키우고 있는 모든 소의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수소와 암소의 계통을 확인한 후 계획교배를 하는 것만으로도 갓 태어난 송아지의 육종가까지 정확히 예측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2013년 지역 최초로 한우마이스터로 지정되었으며, 지난 2020년에는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으로, 2021년에는 경상북도 농업인 한우 명장으로 선정되었다. 
‘명인’이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도록 그간 쌓은 기술 전수와 후배 축산인 양성을 위해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주간분만율 98% 달성,가장 큰 목적은 친자 확인
덕풍농장은 공태일수 단축방법을 정립하고 주간분만 유도기술을 통해 주간분만율 98% 이상을 달성했다. 
현재 300두 정도를 일관사육하고 있는데, 가임암소 140두가 1년에 2번 봄, 가을 출산을 한다. 오삼규 대표가 주간분만율을 높이는데 주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간분만을 하지 못하면, 친자 확인을 정확하게 할 수 없어요. 송아지가 어느 어미소 젖을 빠는지만 보고 어미소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어요. 내 새끼, 내 어미를 구분하지 않는 소들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간분만을 하지 못하면, 계획교배의 정확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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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태어나자마자 거꾸로 매달아서 체중을 달면서 제대 옆 배꼽을 묶어주고, 거꾸로 매달려있는 동안에 양수 등 먹었던 것을 뱉어내게 한 뒤로는 호흡기 질병이 사라졌다.
“양수를 먹으면 폐렴 등이 오는데 양수를 뱉게 하면서 호흡기 관련 질병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주간분만은 제대 소독, 호흡기 질병 예방, 발굽 정리, 경영비 절감 등의 부수적인 장점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친자 확인을 통한 정확한 계획교배라는 걸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한우 나와
덕풍농장의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환경 관리’다. 덕풍농장에서는 질병으로 인한 폐사가 거의 없다. 
치료법을 잘 알아서가 아니다. 병에 걸린 후 치료하기보다 ‘예방’에 중점을 두고 관리하기 때문. 
오삼규 대표는 “물통청소를 자주 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당연한 얘기이니 우리는 여기서 그만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깨끗한 물을 공급해줘야 하는 건 이제 누구나 다 아는 당연한 이야기에요. 사양관리법이라고 할 수도 없지요. 한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제가 앞서서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여름에 보통 체중이 잘 안 늘어납니다. 혹자들은 ‘더위 스트레스 때문이니 당연한 거다.’라고 말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소도 여름에는 시원한 물을, 겨울에는 따뜻한 물을 마시고 싶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물을 수시로 공급하고, 겨울에는 물에 물히터 등을 넣어 열을 올려 따뜻하게 마실 수 있도록 해주니 다른 농가에 비해 3~4개월 빨리 출하 하는데도 등급이 잘 나오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청소 주기를 짧게 설정하고, 축사에서 거둬들인 분뇨와 퇴비는 곧바로 교반작업을 통해 재처리하기 때문에 폐수가 흐르거나 벌레가 꼬이질 않습니다.”
오삼규 대표의 분뇨 퇴비 처리방식은 축산농장 환경오염 경감과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퇴비에 공기를 불어 넣고 물을 뿌리면 며칠 만에 70~80℃까지 온도가 올라갑니다. 그러다가 온도가 내려가면 교반기로 잘 섞은 다음 다시 물을 뿌리고 공기를 불어 넣는 것을 반복하면 어느 순간 물을 뿌려도 더 이상 온도가 오르지 않는데, 그때서야 발효가 완전히 끝난 것입니다. 발효 과정에 유해세균은 물론 모기, 파리알이나 유충도 대부분 사멸합니다. 일종의 저온살균법이지요. 이렇게 하니 송아지 설사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오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축산 기술을 한우농가와 공유하며 고품질 한우생산과 축산발전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우리 한우의 우수성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독일의 축산 마이스터를 대상으로 우리 한우의 우수성과 선진 사육 기술을 알리는 강의를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자 목표”라고 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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