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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진안 수덕농장 성희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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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인생 전부를 한우와 함께 했으니까요.” 

2021년 제24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한국종축개량협회장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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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우리 밥보다 소 밥이 항상 먼저예요. 하루에 몇 번 소를 들여다보는지 셀 수가 없지요.” 
성희수 대표 부부는 매일 아침 6시 눈을 뜨자마자 현관문을 열고 나선다. 현관문을 열면 바로 번식우 축사가 보인다. 집 마당 바로 앞에 번식우 축사가 있고, 그 아래에 비육우 축사가 있다. 겨울에는 송아지가 걱정되어 자다가도 일어나서 한 바퀴씩 돌아봐야 잠이 온다는 성 대표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우가 곁에 없던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5대째 한 곳에 터를 잡고 농장 일궈
전북 진안의 성희수 대표는 태어났을 때부터 늘 한우와 함께였다. 
5대째 같은 지역에서 터를 잡고 밭농사, 벼농사 등을 하며 대부분의 먹거리를 자급자족했다. 일소 1~2두를 시작으로 80년대에는 비육우를 사육하다가 본격적으로 평생 한우랑 함께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1992년도 무렵이다.
“80년대까지 거세우 위주로 사육하다가 90년대에 들어오면서 번식우 사육을 시작했어요. 1993년 우리나라에 등급제가 도입되면서 한우의 양보다 질이 중요해졌고, 개량의필요성도 높아졌습니다. 육질 위주의 개량을 해야 하는 거구나 깨닫고, 집에 있던 암소 몇 마리로 개량을 시작했습니다. 93년도에 안산으로 가서 인공수정도 배웠으니 개량에 대한 인식이 좀 빨랐던 편이지요. 그 뒤로 쉽지만은 않지만 아내와 함께 차곡차곡 경험을 쌓으면서 지금까지 해오고 있습니다.”

 

 

개량은 하면 할수록 어렵지만 가장 중요해
성희수 대표는 개량하면 할수록 어렵지만, 하면 할수록 중요성을 더욱 크게 깨닫고 있다고 말한다. 성 대표가 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개량을 시작한 지 30년이 넘은 지금, 수덕농장에는 오로지 수덕농장 태생의 한우로만 약 220두가 채워졌다.
“한우 개량을 시작한 이래로 30년 넘게 소를 산 적도 없고, 달라는 사람들에게 판 적도 없습니다. 오로지 우리 농장에서 태어난 소만 키우고, 출하합니다. 처음에는 브루셀라같은 전염병이 겁나서였는데, 개량을 시작하고 나니 윗대의 형질이나 성적을 아는 게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우리 농장의 개량 과정을 제가 다 안다는 것이 즐겁습니다. 윗대의 소들이 어떤 식으로 개량되어 가는지를 눈으로 지켜보는 재미가 있어요.”
성 대표는 이런 마음으로 지치지 않고 착실하게 윗대의 형질이나 성적을 확인하며 개량하고자 하는 형질에 대해 가중치를 설정해 선발지수가 높으면서도 근친 정도는 낮은 정액을 선택하고 있다.
“개량을 위해서 윗대의 성적을 꼼꼼히 살피고, 공부를 많이 하고 있어요. 원하는 형질에 맞춰서 정액을 선택합니다. 가중치를 설정해서 등지방두께를 줄이고 싶으면, 등급이 한등급 낮더라도 등지방두께가 얇은 소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정액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다 보니 아쉬움이 남는다. 
“귀한 딸내미에게 최고로 좋은 신랑을 붙여주고 싶은데, 기대치보다 조금 아쉬운 신랑을 소개해주는 기분이랄까요? 그만큼 부족한 점은 제가 공부해서 채워야 하는 것이지요.” 

 

 

7년 만의 첫 입상, 앞으로도 더 보강해서 정진할 것
번식우 축사를 둘러보던 성 대표는 “우리 집 복덩이”라며 한 암소를 매만진다. 
벌써 10산을 했다는 우량암소는 수덕농장의 1세대 아닌 1세대다. 기록을 꼼꼼히 하기 시작한 것이 2000년부터이다 보니 이전 기록이 없어서 수덕농장의 기준이 되었다. 이번 출품우의 어미소이기도 하다.
성희수 대표는 제24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도체중 512kg, 등심단면적 129㎠, 등지방 두께 6mm, 육량지수 64.60점으로 한국종축개량협회장상을 수상했다. 2015년부터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 출품을 하기 시작해서 7년 만의 입상이다.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습니다. 7년째 출품하면서 출품우들 수준이 매년 높아지는걸 체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으니까요. 기쁜 것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점도 많아요. 특히 등심단면적이 심사기준에 130㎠ 이상이어야 하는데 129㎠가 나와서 1㎠가 모자라 점수가 깎여서 아쉽지요. 향후 5년간 출품우가 다 정해져 있으니 더 정진할 생각입니다.”
성적 중 눈에 띄는 것은 등지방두께가 6mm로 이번에 수상한 한우중 가장 얇은 것. 지난해 수덕농장에서 출하한 거세우 중에서 C등급은 한 마리도 없었다.
성대표는 이러한 비결로 소를 크게 키우기 위해서 사료를 많이 급여하지 않는다며 “먹기 싫은 밥을 먹으면 사람도 탈이 나듯 소도 마찬가지”라며 소 밥을 주고 한 시간 후에 다시 가서 남아있는 사료를 치우고, 그 다음부터 남은 양만큼을 줄여서 급여하는 ‘제한급여’가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한우와 인생을 함께 해야죠”
성희수 대표 부부의 하루일과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아내와 함께 축사를 한 바퀴를 돌며 시작한다. 
비육우 축사는 아내가 맡고, 송아지 설사나 인공수정 등 신경 쓸 것이 많은 번식우 축사는 성 대표가 맡는다. 오후 밥은 겨울에는 3시, 여름에는 5시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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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 밥을 주기 전엔 먼저 밥을 안 먹어요. 무조건 소 밥이 먼저예요.”
1997년도에 지은 축사는 통로가 좁아 부부가 일일이 사료를 줘야하는데 그래서 더 한우의 상태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평생을 한우와 함께 했고, 본격적으로 한우를 사육한 것은 30년이 넘었지만, 성 대표는 아직도 한우에 대해서 알아가는 중이다. 다 알 것같다가도 모르겠고, 모를 것 같다가도 알 것 같아서 앞으로도 즐겁게 한우를 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성희수 대표가 평생을 한우와 함께 자랐듯이 성 대표의 자식들도, 손주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손주들은 매주 농장으로 와요. 손주들에게 축사는 놀이터고, 체험학습장이에요. 제게 그랬듯이 녀석들에게 한우가 삶의 일부분이 되겠죠. 앞으로도 우리 가족이 한우와 함께 행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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