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풀 한우농가

전남 무안 정훈농장 박성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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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계대에 걸쳐 묵묵히 개량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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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6만 원. 이번 제24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한우 한 마리의 가격이다. ㎏당 경락가격은 무려 13만 원으로 역대 경매 최고 낙찰가다. 이 한우를 키워낸 정훈농장 박성순 대표는 아들 박정훈 씨와 함께 전남 무안 해제면에서 한우 400여 두를 일관사육하고 있다. 박성순 대표는 대회 첫 출전에서 이뤄낸 이 쾌거가 아직도 믿기지 않고 얼떨떨하다고 말한다. 

 


“대회 첫 출전에 대통령상 수상, 꿈같습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아내와 아들 셋이 성실하게 농장을 꾸려왔던 것뿐인데, 첫 출전에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얼떨떨하면서도 영광스럽습니다.”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첫 출전에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대통령상을 거머쥔 비법을 묻자 “비법이랄게 없다. 그저 기본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박성순 대표가 이번에 출품한 한우의 성적은 도체중 542㎏, 등심단면적 136㎠, 등지방두께 11㎜, 근내지방 93, 육량지수 63.38, 등급은 최상위인 1++A등급이다.
박 대표가 본격적으로 한우 사육에 뛰어든 것은 2007년이다. 군 제대 후 한우사육에 뛰어들었지만 IMF로 위기를 맞으면서 한우 사육을 그만두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한우에 대한 미련을 품고 있던 그는 2007년 합천개량단지에서 밑소 30두를 구매하며 제2의 한우 인생을 시작했다. 이번 대통령상을 받은 소도 당시에 사온 한우를 5계대에 걸쳐 개량한 결과물이다. 

 

 

개량에 대한 열정이 나의 경쟁력이자 재산 
박성순 대표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하지만, 주변에서는 박성순 대표의 수상 가능성은 이미 예견되어있던 것이라고 말한다. 지역 농가들 사이에서 정훈농장은 우량 송아지 생산과 최고급 한우를 출하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올해 농협축산물공판장에 출하한 거세우 41마리의 육질등급을 살펴보면 1++등급 출현율이 73.1%(30마리)에 달한다. 박 대표는 “예전부터 송아지 한 마리만 달라는 사람이 많았는데 수상 이후 더 늘어났다”며 웃는다. 
박성순 대표는 ‘개량’에 대한 열정이 자신의 경쟁력이자 재산이라고 말한다. 정훈농장 내부 현황판에 소에 대한 개체기록들이 빼곡하게 적혀져 있는 것을 보면 개체관리에 대한 그의 열정과 고집을 느낄 수 있다. 박 대표는 근친을 피하기 위해 ‘한우계획교배’ 어플리케이션을 적극 활용한다. “개량은 근친을 피하고 근내지방도와 등지방두께, 등심단면적, 도체중 등을 소의 체형과 농장 여건 등을 감안해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많은 한우농가의 고민인 정액 문제를 해결하고 농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 소에 적합한 정액을 찾고 발정 시기를 조절한다. 
“개량의 효과는 단시일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묵묵히 기다리고 인내해야만 결실을 볼 수 있습니다.” 

 

 

후계농 아닌 동업자인 아들, 가족은 나의 힘 
‘정훈농장’은 박성순 대표의 아들 박정훈 씨의 이름을 딴 농장이다. 어릴 적부터 일찌감치 ‘한우인’의 길을 선택한 아들 정훈 씨는 아버지 못지않게 소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아들이 저보다 더 정성이에요. 친구들과 나가서 놀라고 해도 소들이 걱정돼서 못 나간다고 할 정도니까요.” 박 대표는 아들과 아내가 없었더라면 이런 성과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2007년에 다시 한우 사육을 시작할 무렵부터 쭉 같이 농장일을 봐왔으니 후계농이 아니라 동업자라고 말할 정도다. 
박 대표는 “아침에 일어나면 소가 아픈 곳은 없는지, 발정이 왔는지 등을 확인하려고 내가 농장을 돈다. 아침을 먹고 한 바퀴 더 돈다. 그리고 아들이 또 돌아본다. 아침에만 세 번을 돌면서 관찰한다. 아들과 함께 꾸준히 관찰하고 정보를 나눈다”라며 관찰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한우는 통상 송아지 때 많이 죽어요. 하지만 아픈 소를 일찍 발견해서 치료하면 거의 죽지 않습니다. 그만큼 관찰이 중요합니다.” 
박성순 대표는 힘이 되어주는 가족과 함께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연구하며 더 나은 농장과 한우 산업 발전을 위해 밀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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