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풀 한우농가

태화한우농장 이규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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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인 자가사료로 비육우 최고 경지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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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한우농장에는 없는 것이 많다. 파리와 모기가 없고, 거미줄이 없고, 하늘에 걸쳐진 전선이 없고, 냄새가 없다. 태화한우농장의 풍경에는 축산농가라면 으레 있는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 특별함이 있다. 유년기부터 ‘전국 최고의 한우인’을 꿈꿔왔다는 이규천 대표는 이 특별함을 바탕으로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한우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사소한 것까지 소의 입장에서 생각해 
울산시 울주군에 위치한 태화한우농장에 도착하면 잘 가꿔진 아름다운 정원과 분수대가 먼저 눈에 띈다. 한여름의 뜨거운 더위 속에서도 청량하게 느껴지는 농장의 공기에 놀라움을 표했더니 이규천 대표는 “농장에 파리랑 모기, 천장에 거미줄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소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것. 전선도 같은 이유로 지하로 넣는 지중화 공사를 했다. 전선에 앉은 새들의 새똥을 소가 맞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이 대표의 세심함이다. 
“매일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소들이 불편한 건 없는지 한 바퀴를 돌아봅니다. 물을 갈아주고, 축사 청소를 한 후 사료를 줍니다. 지하에서 올린 신선한 육각수를 동절기에는 물을 두 번, 하절기에는 세 번 갈아주고요.” 
번식우 70두, 비육우 60두 총 130여 두를 일관사육하고 있는 이 대표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작은 것 하나 허투루 보지 않는 철저한 사양관리로 1+등급 이상 출현율 100%, 1++등급 85%라는 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2015년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 2018년 전국축산물품질평가대상 대통령상을 비롯해 2003년 이후 한 해도 상을 받지 않은 해가 없을 정도로 높은 고급육 출현율을 자랑하는 태화한우농장이지만, 이 대표도 처음부터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끈기와 집념의 결과물…자가사료 개발로 차별화 
이규천 대표는 자신을 ‘대기만성형 악바리 노력파’라고 말한다. 이 대표의 한우 인생은 1997년 IMF 시절 폐업 농가가 내놓은 한우를 구입하며 시작됐다. 
“저는 당시 울산지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던 식육점을 운영했어요.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었지만 제게는 유년기부터 꿈꿔왔던 ‘최고의 한우인’이라는 꿈이 있었습니다. 꿈을 향한 여정을 비쩍 마른 33마리의 소들과 함께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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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동안 사료공장에서 제시한 사양관리 방법을 따르던 이 대표는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는 최고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우리나라보다 일찍 시장을 개방한 일본으로 수차례 견학을 갔다. 일본에 아는 농장이 있어서도 아니었고, 가르쳐주겠다는 사람도 없었지만 무작정 문을 두들겼다. 그 뒤 자가배합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길임을 깨닫고는 2003년까지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했다. 6년간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다. 영양 밸런스가 맞지 않아 송아지가 폐사되고, 경제적 손실도 커지는 등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 대표는 피눈물 나는 실패의 과정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이를 꼼꼼히 기록해 무의미한 경험이 되지 않도록 했다. 
“다들 미쳤다고 했어요. 소값도 좋고, 사료값도 싸던 시절이라 왜 사서 고생을 하냐고 했지요. 하지만 저에겐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굳은 의지가 있었어요. 그 결과 2003년 말, TMF사료 개발에 성공했고 소 사료 제조 특허를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전국의 한우농가들에게 고급육 생산 노하우 전수할 것 
이규천 대표의 집념과 끈기의 결과물은 놀라웠다. 2004년 이후 1+등급 이상 출현율 100%. 경락단가는 높고, 자가TMF사료 활용으로 생산비는 30% 이상 절감하다보니 순수익은 300두 규모 농가 못지 않다. 이것은 자가TMF 사료 사용에만 기인한 성적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태화한우농장은 지푸라기 하나 떨어져 있는 법이 없이 청결하다. 그는 깨끗한 환경에서 안전하고 품질 좋은 한우고기가 탄생한다는 지론을 우직하게 지켜오고 있다. 
전국의 한우농가에서 고급육 생산 비법을 배우기 위해 이 대표를 찾아온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축사 근처에 화장실을 6군데나 설치했을 정도다. 
“저비용으로 고품질의 한우고기를 생산하는 노하우를 전국의 다른 농가에 전수해 한우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저는 개량에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유년기부터 바라보았던 꿈을 예순이 넘어 이뤘습니다. 노력으로 만들어낸 결과의 여운은 길게 남지만, 요행으로 얻어낸 기적은 순간으로 남는다는 진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 발전과 한우산업의 미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