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풀 한우농가

“한우에 대한 투자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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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 흥일목장 김영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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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에 있는 흥일목장 김영관 대표가 지금에 와서 새삼 느끼는 것은 ‘한우 키우기 참 잘했다’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 때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났고, 그렇게 4남매를 둔 가장의 버거웠던 어깨가 이렇게 가벼워진 것은 한우와 함께한 약 22년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우를 키우고, 또 포도·복숭아밭을 일구며 우보천리(牛步萬里)의 성실함으로 그 시간을 보내온 보람이 한우의 출하성적표에, 무엇보다 잘 자라준 4남매의 모습에 가득하다. 


“어젯밤에 아들이 갑자기 ‘아버지는 이제 나이도 많은데, 앞으로 저 많은 소를 어떻게 키울 계획이신가요’라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걱정하지 말라’라며 ‘내가 알아서 한다’라고는 말했는데, 언제 이렇게 컸나, 대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경북 경산에 있는 흥일목장 김영관 대표가 한우를 바라보는 눈길에도 이런 대견함이 가득했다. 22년 전 한우 20두를 들였을 때만 해도 흥일목장의 한우가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와 경북한우경진대회에서 수상을 하리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었다. 

 


“전국의 한우인들에게서 배웠다”
“송아지 10두 중 7두가 폐사하더라고요. 아찔했습니다. 이러면 안 되겠다, 반성이 되더라고요.”
소밥만 잘 챙겨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한우는 사람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이야기를 실감한 김 대표는 한우를 지근거리에서 정성으로 살피기 시작했다. 한우 개량에도 본격적으로 나서, 흥일목장의 한우에 대해 기록하기 시작했고, 직접 인공수정을 할 정도로 한우 개량을 위한 공부에도 매진했다. 흥일목장의 한우에 맞는 정액을 찾아 수정하고, 철저한 출하성적 분석으로 과감하고 엄격하게 도태 작업도 감행했다. 
그렇게 5~6년의 시간이 지나자 한우 개량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한우 관련 각종 대회의 수상자 목록에 ‘경북 경산 흥일목장 김영관’을 올렸다. 
“우리 농장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소하고는 접점이 없었으니까, 한우를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아는 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정말 한우를 잘 키우시는 명인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전국에서 한우 잘 키우기로 소문난 사람들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거기에 적힌 비결을 우리 농장에 적용해 나갔습니다. 전국의 한우농가 여러분이 스승님인 셈입니다.”

 

 

한우에게 좋은 것만 먹인 결과
그동안 도체중 위주로 한우 개량을 해 왔다는 김 대표는 얼마 전부터는 등지방두께를 얇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정액도 그에 맞춰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우 출하 시기를 30개월령 미만으로 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고무적인 것은 이렇게 다른 농장과 비교해서 출하월령이 일러도, 흥일목장에서 출하한 한우는 모두 1+ 이상의 등급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그 이유를 ‘좋은 것을 먹인 것’에서 찾았다.
“한우 명인들이 한우에게 먹이고 있다는 것을 우리 농장의 한우에게도 먹이고 있습니다. 사육 기간을 단축한 만큼 생산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그래도 다른 농장보다 생산원가가 더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투자하면 출하성적도 좋고 소값을 더 좋게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한우농장을 잘 운영하려면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우에 신경을 많이 쓰자”
지난 22년간 김 대표가 얼마나 성실하고 우직하게 한우를 돌봤는지는 엄동설한에도 포슬포슬한 바닥에 한가롭게 누워 햇볕을 쬐고 있는 한우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다른 농장보다 톱밥 값도 많이 들어간다”는 김 대표의 말에 한우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톱밥을 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겨울에도 한 달에 한 번은 바닥을 치운다”는 김 대표의 말에 한우에 대한 진심이 충만했다. 
“22년간 한우를 키워왔지만, 한우를 키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성적이 좋을 것 같지 않았는데 성적이 잘 나오는 한우가 있는가 하면 성적이 안 좋을 것 같았는데 성적이 좋은 한우도 있죠. 또 지금까지 오면서 우리 농장에서 폐사한 한우가 얼마인지를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속상하죠. 그래서 매일 다짐합니다. ‘한우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자’라고 말이죠. 올해도 한우에 신경을 많이 쓸 겁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올해는 더 좋은 소식이 들려올지, 또 압니까.”
올해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 출전할 한우를 가리키는 김 대표의 눈에 담긴 애정이 햇볕만큼이나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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