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우인

색다른 부위 발굴로 새로운 미식을 선보이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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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학교 동물자원학과 김학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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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자조금 연구과제로 공주대학교 김학연 교수는 2019년부터 ‘한우고기 부위별 세분화 및 활용방안’에 대해 연구해 왔고, 최근 최종보고회를 마쳤다. 한일관계 악화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연구가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우산업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연구를 잘 수행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며 연구 활동 과정을 소개하는 김 교수의 얼굴에 안도감과 뿌듯함이 가득했다.

 

 

Q. 먼저 한우농가 여러분에게 교수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정육점’을 운영하겠다는 꿈을 갖고, 대학에서 축산가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했고, 지금은 이렇게 공주대학교에서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음~전국에서 발골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교수 중 한 명이란 점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Q. 교수님이 생각하는 한우의 우수성은 무엇인가요?


한우는 우리나라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등급판정소에서 한우에만 빨간색 도장을 찍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한우가 우리나라에서 매우 중요한 축산물임을 바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한우는 그 자체로 고급육의 대명사가 됐고, 또 한우 그 자체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이자 자부심이 됐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특히 한우는 다른 것과 구분되는 우리만의 고유한 품종이란 점입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품종이죠. 더군다나 한우농가 여러분의 부단한 노력으로 맛과 품질에서 성과를 확실히 이뤄냈고, 이는 수입육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 요소가 됐습니다. 특히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수입육과 비교해서, 구이로 먹을 때 혈액 냄새가 없다는 것입니다. 굉장히 프레시하고 신선하다는 증거입니다.

 

 

Q. 이번에 진행한 연구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식문화라면 구이 문화입니다. 이 구이 문화는 숯불구이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방식과 스테이크 문화로 양분돼 있고, 젊은 층에서는 후자를 더 선호합니다. 이렇게 스테이크 문화가 들어오면서 구이용 부위의 세분화가 필요해졌습니다. 숯불구이용으로 적합했던 부위가 스테이크용으로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이 말인즉 떡지방이 없는 부위 혹은 두꺼워도 스테이크에 문제가 없는 부위의 발견이 필요해진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현장에서는 스테이크 소비 트렌드에 맞춰 이미 새우살, 알등심, 등심덧살 등으로 부위를 더 세분화해 오고 있었습니다. 특수부위를 찾아서 차별화한 것이죠. 그것이 실제로 시장에서 먹혔고요. 문제는 그 부위의 명칭이 지방마다 다르다는 것이었는데, 이번 연구는 지방마다 다른 명칭을 하나로 통칭하는 초석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뜻깊었습니다.

 

 

Q. 연구 과정에서 가장 보람을 느낀 부분은 무엇인가요.


최근 소비자들은 ‘진한 고기 맛’을 굉장히 선호하고 있습니다. ‘진한 고기 맛’은 ‘고기 본연의 풍미’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티본스테이크나 토마호크처럼 뼈가 붙어있는 부위를 선호하는 것이 그 현상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연구하면서 생각한 것이 요즘 잡뼈가 잘 팔리지 않는데, 마블링이 좋은 구이용 부위를, 한우 부위 중에는 등심·안심·채끝 외에도 구이에 적합한 부위가 매우 많습니다, 뼈에 붙여서 파는 것은 어떨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런 한우 요리도 판매되고 있고요. 그런 중에 뼈에 부채살과 꾸리살이 붙은 양각살을 찾아냈습니다. 티본스테이크, 토마호크처럼 이 양각살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한우 부위의 세분화가 저지방 부위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 같습니다. 


우리 한우농가들이 정성으로 키운 한우 한 마리가 모두 소비되지 않는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결국 한우농가에 그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사실 우리가 국, 탕, 조림 등의 요리에 활용하는 부위에서도 구이용 부위를 발굴해 낼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목적이기도 했고요. 그런 부위를 좀 더 세심하게 발굴한다면 모든 부위를 소비하게 만드는 데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우리 한우고기는 다양한 요리로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에 다양한 조리 방법을 발굴해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이번 연구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게 만들 계획인가요?


우선 이번 연구 결과를 책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아울러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데, 누구든 원하는 자료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대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한우와 관련해 연구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한우 가정간편식이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한우 부산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머리 부위가 블루오션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이용이든 수육용이든, 머리 부위에서 발굴할 수 있는 것이 정말 굉장합니다. 소머리국밥을 넘는 미식을 제공할 부위가 많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알리는 작업은 매우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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