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한우농가 이야기

배운대로 정석대로 사양관리 원리원칙 실천 ‘뚜렷한 한우 개량 성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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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금반농장 강하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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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에 있는 금반농장의 강하신 대표가 ‘배합사료 급여만으로는 수상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제23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배경에는 한우 사양관리의 원리원칙을 철저히 따른 우직한 성실함이 있었다.  


“지금까지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어려서부터 출하 때까지 배합사료만 먹여서 이런 등수를 기록한 것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한우 개량에 매진해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제23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후, 전북 군산에 있는 금반농장을 찾아오는 사람이 더욱 늘었다. 취재진이 찾은 날도 금반농장 앞 소독기는 수시로 가동됐다. 금반농장이 이번에 출품한 한우의 성적은 △도체중 555kg △등심단면적 159㎠ △등지방 10㎜ △근내지방도 93 △육량지수 64.62 △육질·육량 등급 1++A으로, 전체 점수에서 대통령상 수상축과의 차이는 0.35점이었다. 

 

 

교육의 힘
강 대표가 한우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약 12년 전 친정 아버지가 기르던 한우 한 마리를 집에 데려오면서다. 당시 강 대표가 소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초식동물’이란 사실뿐이었다.
그런데 그 한우의 자질이 좋았는지 매년 한우 사육두수가 늘어, 한우 사양관리에 대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한우 관련 교육이 있다면, 수업료를 내고서라도 청강했다. 강 대표가 “오늘의 금반농장을 만든 것은 교육의 효과”라고 말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우리 농장에서 초창기부터 기록해온 농장기록부를 보면 매년 발전해 온 것이 눈에 보입니다. 그 가장 큰 이유가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올해 교육을 받으면 내년에는 분명히 더 좋아졌다’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교육의 효과를 끌어올린 것은 강 대표 본인이었다. 교육장에서 배운 것을 고스란히 농장 운영에 적용하는 성실함과 뚝심을 발휘한 것이다. 
“저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시키는 데로 잘 한다는 것입니다(웃음).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배운 그대로 실천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한우 사양관리에는 순서가 있고, 그 순서를 지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금반농장에서는 초창기 교육에서 배운 그대로 지금도 한우 개월령에 맞춰 일일이 저울질을 해서 정확한 양의 사료를 급여하고 있다. 또 각 개체의 성장 속도에 맞춰 일일이 사료의 양을 조절한다. 금반농장에는 자동 급이기도 없다. 
“바닥에 흙을 다 치우고 먹이를 주는 것이 정석이니까, 밥을 주기 전에는 반드시 먼저 비질을 합니다. 그래서 소밥 주는 시간이 곱절이 걸리죠.” 
‘축산환경 개선의 날’인 매주 수요일에는 농장 소독을 반드시 실시하고, 4월과 10월에는 반드시 구제역 백신을 맞히는 등 농장 백신 접종 프로그램도 철저하게 지킨다. 이렇게 배운 그대로, 원리원칙을 고수한 결과는 분명하다. 금반농장의 송아지 폐사율은 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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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교육에서 받은 모든 내용을 농장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경제적인 이유로 차선책을 선택하기도 하고, 때로는 금반농장의 방식과 맞지 않다는 판단을 따르기도 한다. 이런 분석 능력을 키운 것 역시 교육이다.
“처음에는 교육받은 그대로 우리 농장에서도 27~28개월령에 출하했어요. 그런데 우리 농장의 기록을 분석해 보니 30개월령을 넘겨 출하할 때가 등급이 더 좋게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30개월을 넘겨 출하하고 있습니다.”

 

 

유전체 검사로 확실한 선발·도태
금반농장이 약 12년 전 문을 열 때부터 한우 개량에 뜻을 두고 매진해 온 것도, 그 후 눈에 띄게 한우 성적이 향상될 수 있었던 것도 교육의 힘이었다. 
“한우를 키우기 시작하고 남편이 한우 개량 관련 교육을 받았고, 처음부터 계획교배를 했어요. 그렇게 5~6년이 지나자, 군산 한우인들이 우리 농장을 찾아올 정도로, 성적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처음부터 출하 성적, 후대 성적 등을 바탕으로 선발·도태를 철저하게 해 온 것이 한우 개량 성과를 높이는데 주효했다고 봤다. 아울러 강 대표는 약 3년 전부터는 유전체 검사를 한 후 선발·도태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금반농장의 모든 한우는 유전체 검사를 마쳤고, 이에 따라 금반농장에는 자질이 우수한 정예 군단만 남겨 놓았다.
“한우 개량에서 숫소의 정액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암소의 유전 능력에 맞는 교배조합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이 역시 교육에서 배운 것입니다.”
 


성장하고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교과서대로 정석대로 한우를 키우고 한우 개량에 매진해 오면서 분명 시행착오도 겪었고, 털어놓기 어려운 어려움과 고민도 있었다. 손가락 관절로 퉁퉁 부은 두 손에 그 시간이 툭툭 박혔다. 그럼에도 강 대표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매년 성적이 좋아지고 매년 더 반질반질 예뻐지는 한우를 보면서 한우인으로서의 보람과 기쁨을 키워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그 모든 부담을 털게 됐어요. 올해는 이렇게 수상의 결실까지 얻었고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한우를 키우며 살아갈 거예요. 나중에 ‘열심히 살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말이죠.”
이날 취재진에게 강 대표는 내년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 출품할 금반농장 한우를 소개했는데, 금반농장 한우 중에서 현재 유전 형질이 가장 좋은 한우라는 점을 강조했다. 수상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년에도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한번 해 보겠다”는 강 대표의 말에 자신감이 가득하다.
“그동안 여러 번 출전했고,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는 못했어요. 지난해 15위 한 것이 최고 등수였죠. 그럼에도 계속 도전하는 것은 그 과정에서 우리가 배우는 것이 많고 그러면서 우리 농장도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회를 마치고는 무엇보다 기분 좋은 것이 배합사료로는 수상이 어렵다고 미리 포기했던 주변 농가들이 ‘우리도 해 볼까’라고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에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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