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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의해 더 나아질 수 있기에 변화에 걸맞은 한우 사양관리 방식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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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 장선식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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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우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 왔다. 그때마다 한우산업을 둘러싼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이 더해졌고 이는 한우산업이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한우산업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는 한우 사양관리 방법의 변화를 요구했고, 한우농가에서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덕분에 한우가 좋은 성적으로 성장해 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한우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할 것이고, 한우농가는 또 이에 걸맞은 사양관리로 한우의 봄을 만들어낼 것이 확실하다. 

 

 

코로나19라는 전에 없던 시간을 보내는 중에도 계절은 변하고 변해, 어느덧 가을을 맞이했다. 환절기와 동절기에 질병 없이 건강한 한우를 길러내기 위해 한우농가 여러분들이 얼마나 애쓰고 있을지, 먼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 장선식 박사에게 환절기 및 동절기 사양관리 방법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모든 질병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기르는 한우의 상태가 어떤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주 들여다보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선 축사의 폐사는 송아지 시기에 70~80%가 발생하므로 설사 백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설사가 발생했다면, 설사에 노출되는 기간을 최대한으로 줄여줘야 합니다. 초기에는 경구약제를 급여하고 중증으로 갈수록 항생제나 수액을 놓는 방법으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또한, 송아지는 기온이 10℃ 이하로 내려가면 추위에 의한 피해가 생기므로 환절기와 동절기 보온 시설을 잘 준비해 둬야 합니다. 호흡기 백신 같은 프로그램에 맞춰 적기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울러 겨울에는 특히 환기에 유념해야 하는데, 우사 천정에 결로가 많으면 송아지나 육성우의 피부병인 버짐이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비육우는 겨울철 수조 동결로 물 공급이 부족하면 요석증이 악화되므로 미리 대비책을 마련해 두시길 당부드립니다.”

 

 

기후변화와 사양관리
지난 장마는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했고, 이는 한우농가의 피해로도 이어졌다. 이후 폭풍 소식이 이어지며 풍수해에 대한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여름철 폭염기도 매년 길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한우농가의 걱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우는 추위보다 더위에 취약하므로, 더위에 대비한 대책이 중요합니다. 환풍기, 송풍기는 물론 차광막을 비롯한 지붕의 열을 식히는 스프링클러 등 우사와 가축의 열을 식힐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또 강풍에는 개폐식 지붕이 취약하므로 이에 대한 방안과 함께, 우사 안으로 비가 적게 들이치도록 처마를 충분히 연장하는 방안, 우사 주위에 활엽수나 측백나무 종류의 방풍림을 심어 미관을 조성해 축사 냄새를 최소화 하는 것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지난여름 폭우에 우사의 소들이 멀리까지 떠내려가거나 익사하는 소식을 접하고 매우 안타까웠는데요. 소는 수영이 가능한 가축이므로 시급한 상황에서는 우사의 문을 열어주는 비상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장 개방과 사양관리
2026년부터 본격화되는 소고기 수입 관세 철폐 등에 대응하며 한우산업이 더 발전해 나가고 한우농가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할까.
“이미 한우고기는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한우고기를 먹고 싶어도 큰 결심을 하지 않으면 쉽게 먹지 못하는 고급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입개방이 되면 소득이 적은 젊은 세대의 수요가 점차 수입 소고기 쪽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따라서 1·2등급의 중간 가격대의 제품을 25개월~26개월 단기비육으로 키워 빨리 회전시키는 방향도 거시적인 차원에서 검토했으면 합니다. 한우고기는 지방이 많은데도 비싸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우도체를 가공하는 유통업계와 소비자의 기호도를 볼 때, 불가식 지방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고품질 한우고기 생산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화와 성장
한우산업이 그동안 성장해 왔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장 박사는 거세율, 거세우의 출하체중과 근내지방도 등의 수치 변화를 보면 한우산업의 성장은 더욱 명확해진다고 말했다. 등급판정 통계가 시작된 1998년, 중간인 2010년, 현재 2020년 이렇게 세 개 시점을 기준으로 △거세율 8.6→88.2→ 97.6% △출하체중 542→695→ 747㎏ △근내지방도 3.6→5.2→5.8의 수치 변화를 보였고, 이는 지난 22년간 △거세율 89%p △출하체중 72.5% △근내지방도 62%가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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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중에서 가장 먼저 시장이 개방되는 등의 위기와 시련에도 불구하고, 한우농가와 함께 정부, 대학을 비롯한 연구기관, 농협, 종축개량협회, 축산물품질평가원, 사료회사 등 한우산업 관련 관계자들과 종사자들이 한우를 지켜내야 한다는 사명감, 주어진 문제를 극복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무감 등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우직하게 최선을 다해 온 덕분에, 국민들의 변함없는 사랑 속에서 한우산업이 발전했다고 봅니다.”
이렇게 모두의 노력으로 발전해 온 한우산업이 더 큰 도약을 이루기 위해, 지금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란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한우 등심에 골고루 잘게 박힌 마블링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우를 키우는 농가 여러분은 이런 예술작품을 만드는 종합예술인이면서 장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우농가 여러분들도 그저 소를 키워 파는 농민이 아니라 훌륭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장인이란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시고, 좋은 기술이 있으면 주위에도 전파하면서 서로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저도 우리 한우를 사랑하는 농민과 국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공무원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