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우인

한우 적정 사육두수 유지 위한 지혜 모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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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전상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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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우산업은 어디로 가야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다. 최근의 한우산업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한우산업 불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한우자조금을 비롯한 한우산업 종사자들은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다각도에서 연구하고 있다. 20년 넘게 한우 관련 연구를 해 온 경상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전상곤 교수와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한 이유이다.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에 따른 시장 개방, 2001년 소고기 시장 자유화 등 한우산업이 지금까지 오기까지는 분명 어려운 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농가, 정부, 연구기관 등 한우산업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의 노력으로, 한우산업은 쌀과 더불어 우리 농업을 대표하는 품목으로 성장해 왔다. 또 한우고기는 소비자들로부터 그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경상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전상곤 교수가 보는 한우산업의 우수성이자 저력이다. 

 

 

한우자조금 사업 한우농가 소득 확보에 기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홍보·유통 강화 필요

한우산업의 성장에는 한우자조금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수년간 한우자조금 사업의 경제적 성과를 분석해 온 전 교수는 한우자조금의 다양한 홍보 사업은 한우가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한우자조금에서 전개하는 다양한 사업은 한우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가 국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한우농가들이 적정 수취 가격을 얻으면서 소득을 확보하는 결과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전 교수는 그동안 한우자조금은 소비자, 생산자 등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성과물을 축적했고 또 그 노하우도 쌓아왔다며, 이것을 토대로 앞으로 한우자조금은 한우산업 발전과 한우농가 소득 증진에 있어 더욱 역량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한우자조금 역할 변화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이 ‘언택트(비대면)’로 전환돼 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우자조금 사업 중 하나가 소비자들과 대면하며 한우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 활동이었는데, 이제는 이런 방식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앞으로는 비대면 방식의 온라인 홍보 전략을 보다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코로나19 발생 이후 유통 측면에서도 온라인을 활용한 거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홍보와 유통 측면에서 한우산업이 나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우자조금 경제적 효과
‘2019년 한우자조금 경제적 성과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조금 1원당 한우농가 수입 증가액은 단기(1달) 4.2원·장기(5개월 누적) 48.2원으로 계측됐으며, 2019년 자조금 광고 효과에 따른 가격 상승분은 단기 105원·장기 1,213원으로 나타났다.



 


한우산업에 불황은 오는가?!
공급 증가 위험 요인

이렇게 한우산업이 성장의 길을 걸어왔고 지금도 그러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불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육 마릿수 증가, 소고기 수입시장 전면 개방 등 한우산업에 부담이 되는 요소가 적지 않은 탓이다. 지난날 어려웠던 시기를 반면교사 삼아, 어려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도 진행 중이다. 
“한우산업이 호황인지 불황인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됩니다. 두 가지 축이 있는데, 하나는 공급이고 또 다른 하나는 수요입니다. 지나치게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폭락해 농가의 경영 상황이 악화됩니다. 시장에서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아도 가격이 하락해 농가 경영 사정이 나빠지게 됩니다. 지금은 공급이 많아지는 시기로 판단됩니다. 앞으로 한우 사육두수가 320만 두를 넘어서 계속 증가한다면, 공급 증가로 가격은 하락하고 한우산업은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 한우산업이 어디로 가야 할지를 정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순간인 것 같습니다. 지금 대비하지 않는다면 한우농가들이 당분간 어려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농가 차원의 선제적 수급 조절 노력 필요
한우산업의 저력이 있기에

이런 불황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전 교수는 한우 가격 하락에 대비해 그 완충재로써 송아지생산안정제와 같은 피해 보호장치가 보다 현실화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특히 전 교수는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떤 정책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이 일단 하락하면 한우농가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고, 그 이후에 나오는 대책들은 피해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한우농가들은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많은 농가가 사육두수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을 우려해 입식을 자제하고 있고, 또 선제적 수급 조치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력제 통계를 보면 규모화된 농가들일수록 입식 의향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느 한 농가가 이득을 얻는다면 다른 어느 농가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개별 농가가 처한 상황은 모두 다르겠지만, 모두가 윈윈할 수 있도록 적정 사육두수 유지를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우농가와 한우산업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한우산업을 둘러싼 어려움에 대비하는 그 과정을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기회로 만들어낼 것이다. 이것이 그동안 한우인들이 보여준 저력이지 않는가.
“한우산업이 시장 개방, 가축 질병 발생 등으로 그동안 어렵고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위기를 잘 극복하고 현재의 위치까지 왔습니다. 지금은 경기불황, 코로나19 사태, 여름철 홍수 피해 등 외부 환경이 좋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잘 헤치고 나온 것처럼 앞으로도 한우인 모두 슬기롭게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리라 믿습니다. 연구자로서, 저도 한우산업 발전과 한우농가를 위해 열심히 연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