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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하면 맛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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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하면 맛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 관광조리과 엄유희 교수(조리기능장)>

 

히한우-2008-10.png


코로나19가 촉발한 ‘집밥 트렌드’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 더욱 적극적인 한우 가정식 발굴 노력이 주문되는 이유이다. 한우 요리가 소비자들 일상의 식탁에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면, 한우산업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조리기능장인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 관광조리과 엄유희 교수가 말하는 한우의 우수성은 명확하다. 바로 ‘맛있다’는 것이다. 등심, 안심, 채끝, 갈비 등의 구이용 부위는 물론 사태, 양지 등 저지방 부위도 두말할 것도 없이 맛있다. 특히 국물 요리에서는 한우와 겨룰 소고기가 없다. 
“보양식으로 육개장도 좋아요. 양지나 사태를 푹 끓이고, 여기에 각종 채소를 듬뿍 넣어 칼칼하게 끓여낸 육개장 한 그릇은 여느 보양식 부럽지 않습니다.”

 

 

저지방 부위 가성비 트렌드에 부합
특히 엄 교수는 한우 저지방 부위, 한우 부산물을 활용한 요리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한우하면 맛을떠올려야 하는데, 그 가격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우 가격이 높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한우 부위의 편중된 소비입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에 한우고기를 먹게 만든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닙니다. 한우산업 신뢰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죠. 한우 저지방 부위, 한우 부산물 등에 대한 소비가 활성화된다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한우 가격이 형성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엄 교수는 한우 저지방 부위와 부산물에 대한 요리법을 알고 있는 소비자가 해당 부위를 장바구니에 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갈비찜을 할 때 한우 사태를 활용해 보세요. 갈비찜의 맛은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면서, 가성비는 좋아지죠. 부드러운 갈비찜과 다른 쫄깃한 식감도 일품입니다.”

 

 

트렌디한 요리가 될 것
식감 얘기가 나왔으니, 저지방 부위는 ‘질기다’는 인식을 짚지 않을 수가 없다. 이에 엄 교수는 ‘질김’을 ‘쫄깃함’으로 치환했다. 
“젊은 소비자들은 쫄깃한 식감을 선호합니다. 그러니 이들에게는 저지방 부위의 쫄깃한 식감이 더 와 닿을 수 있을 거예요.”
엄 교수는 저지방 부위가 젊은 세대들의 입맛을 공략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젊은 소비층들이 ‘담백한 맛’을 추구한다는 사실에, 또 코로나19 등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에 주목했다.
“우리나라 전통 요리 중에 ‘섭산적’이라고 있어요. 빵가루, 채소를 섞어서 만드는 햄버거 패티와 달리, 두부와 고기를 섞어서 석쇠에 굽는 요리입니다. 동물 단백질과 식물 단백질이 만나 영양소 상승효과가 일어나죠. 단백질 덩어리를 섭취하는 것입니다. 저탄고지 다이어트에 딱 부합하죠.”
엄 교수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집밥 트렌드에도 저지방 부위를 활용한 요리가 제격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집밥의 매력은 ‘단순함’에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우 저지방 부위의 담백함은 집밥 트렌드에 딱 맞죠. 한우 저지방 부위를 활용한 가정식 요리법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저지방 부위를 활용한 요리는 단순하지 않은 것 같다. 엄 교수는 이 역시 바로 잡았다.
“시간을 오래 들이고, 여러 단계를 밟아야 하는 요리법이 있어요. 그런데 그것이 꼭 저지방 부위이기 때문은 아니에요. ‘장똑똑’이란 우리나라 전통 요리가 있어요. 한우를 조금 두껍게 채 썰어 간장에 볶는 음식이에요. 장조림보다 훨씬 간단하죠.”

 

 

한우 요리 지평 확대와 확실한 한우의 차별화
저지방 부위와 부산물을 활용한 요리는 한우고기 요리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차원도 있다. 이는 색다른 한우고기 요리를 원하는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고유의 양념을 이용해 만들면 다양한 한우고기 요리를 맛있게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엄 교수는 우리나라 전통 한우 요리를 발굴해 전달하는 것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지금은 사라진 한우 요리법의 발굴은 새로운 맛의 발굴 측면은 물론 한우고기 요리의 스토리텔링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다. 
“우리나라 전통 요리 중 우족, 우설 등 한우 부산물을 활용한 요리가 적지 않아요. 한우 척수로 만든, ‘등골전’이란 요리를 먹어본 적이 있나요. 이런 요리를 발굴해 낸다면, 한우 요리의 확실한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봅니다.”
아울러 제 3세계 요리 등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외국의 조리법에 익숙하니 이런 부분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한우의 다양한 부위를 활용한 요리는 반드시 소고기 요리에 한우고기를 사용해야 하는 당위성으로 이어진다. 
“부산물을 요리 재료로 활용할 때는 특히 신선도가 중요해요. 푸드 마일리지가 짧은 한우의 장점이 극대화 되는 것이죠.”

 

 

‘한우하면 역시 맛이죠’
이렇게 엄 교수와 한 시간 가까이 한우고기 저지방 부위, 부산물을 활용한 요리법 개발의 필요성 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고, 수업 시간을 앞둔 엄 교수와의 인터뷰는 아쉬움을 남겼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나이가 2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다양해요. 그런데 ‘한우’에 대한 인식에서 그 차이가 뚜렷해요. 어릴수록 ‘한우’에 대한 충성심이 덜해요. 이들에게 한우 본연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고, 한우하면 맛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우자조금 전문가 자문단이 되고 한우와 한우산업에 대한 ‘사명감’이 더 생겼고, 그래서 한우에 대한 정보도 더 많이 찾아보며 공부하고 있는 엄 교수의 손맛이 벌써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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