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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두백미 한우로 차린 맛있는 한 상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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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조수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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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도체는 10개로 대분할되고 39개로 소분할된다. 한우는 거세우도 있지만, 송아지, 경산우, 미경산우 등도 있다. 각기 특성과 맛이 다르다. ‘한우를 사랑하는 연구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조수현 박사는 한우고기 맛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또 그 맛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맛의 한우고기로 밥상을 차려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조 박사는 일두백미(一頭百味) 한우고기 맛의 우수성을 알리는 일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높이는 동시에 한우산업이 더 크게 발전하는 길이라고 확신했다.


‘소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전구물질 함량을 비교한 결과, 한우고기가 수입산보다 단맛과 감칠맛을 좌우하는 성분은 높고 신맛과 쓴맛을 내는 성분은 낮았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조수현 박사는 1999년부터 국립축산과학원에서 다양한 축산물 그중에서도 한우고기에 대한 연구를 많이 수행해 왔다. 
2011년에는 한우의 부위별, 요리방법별 소비자 식미만족도 평가결과 등을 반영해 산출한 점수를 근거로 조리방법과 부위별 ‘연도(軟度)관리시스템(맛예측시스템)’을 개발해 발표했다. 2016년에는 한우고기가 수입육보다 맛있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검증한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백 가지 한우고기 맛
조 박사에 따르면, 한우고기는 수입산 소고기와 구분되는 ‘특별한 맛’이 있다. 특히 한우고기의 마블링은 수입산 소고기와 대비되는 확실한 차별점이다.
“한우고기 맛을 차별화하는 가장 결정적인 포인트를 꼽으라고 하면 역시 ‘마블링’입니다. 마블링이 한우고기가 고급육으로의 입지를 다지고, 고정 소비층을 만들어 내는 데 일조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어요. 누구나 인정하는 맛입니다.”
여기에 더해, 조 박사는 한우고기 저지방 부위에도 특별한 감칠맛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저지방 부위에도 10% 내외의 마블링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보섭은 엉덩이 쪽 부위인데, 그래서 질길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구이용으로 손색이 없어요. 마블링도 적당하죠. 부채살은 앞다리 부분인데, 마블링이 많지는 않지만, 식감이 적당하고 탄력이 있어요. 마블링이 있는 구이용 부위라고 하면 등심, 안심, 채끝, 갈비를 떠올리지만, 업진살도 좋아요. 양지라고 하면 국거리를 떠올리지만, 업진살 등 양지부위에서도 구이용도 꽤 나오죠.” 
물론 이 외에도 한우고기의 부위는 매우 다양하다. 한우 도체는 무려 39개 부위로 소분할되지 않은가. 그런데 소비자들은 한우고기 부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백 가지 한우고기 맛을 알리는 일의 중요성
비선호 부위를 알리려는 한우산업계의 노력과 최근 한우 특수부위의 인기가 맞물리면서 살치살, 안창살, 보섭살, 제비추리 등의 한우 부위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대중적이지는 않다. 여전히 한우하면 등심, 안심, 채끝, 갈비 등이 대표적으로 떠오른다. 이른바 마블링이 우수한 선호 부위이다.
“한우고기하면 마블링의 고소한 맛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하지만 이것이 한우고기 맛의 전부인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는 일두백미(一頭百味) 한우고기 맛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이죠. 마블링 부위 즉 선호 부위 시장은 지금처럼 이끌어 가고, 여기에 저지방 부위 소비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우고기의 맛을 제대로 알리는 밥상을 차려 소비자를 대접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 박사는 이렇게 시장을 양분해서 이끌고 가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는 차원이자 또 지방 부위를 선호하지 않는 새로운 소비층들의 입맛을 공략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한우고기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격 부담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측면이다. 
“한우고기는 맛있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통념이에요. 하지만 한우고기는 모두 1+ 이상의 고급육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1등급·2등급도 있어요. 등심·안심·채끝 외에 36개의 부위가 더 있죠. 더 들어가면 거세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송아지·경산우·미경산우도 있어요. 이 시장도 함께 활성화가 된다면 한우고기 가격에 대한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이것은 결국 한우농가의 생산비 절감과 수익성 향상, 한우산업의 더 큰 도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조 박사는 설명했다. 

 


백 가지 한우고기 맛 ‘숙성’으로 살리다
물론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 ‘맛’일 것이다. 저지방 부위의 맛을 소비자들은 새롭고 특별한 맛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마블링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떠올리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조 박사는 그 답을 ‘숙성’에서 찾았다. 조 박사는 건조 숙성, 진공포장 숙성 등 한우고기 숙성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왔고, 그 중요성도 설파해 왔다.  
“질기다고 느낄 수 있죠. 하지만 이 부위를 진공포장한 상태로 냉장고(또는, 김치냉장고)에서 2~3주간 숙성하면, 부드러워집니다. 한우 저지방 부위가 소비자들의 입맛을 당기는 데 숙성이 기여할 것이라고 봅니다. 원래 맛있는 한우고기를 숙성까지 한다면 확실히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조 박사는 “그동안 한우자조금에서도 저지방 부위 소비촉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우고기 숙성에 대해서도 널리 알려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조 박사는 시장 트렌드 변화를 반영한 부위별, 성장단계별, 품종별 한우고기 맛의 스토리를 개발해 보급하는 등 한우고기 맛의 다양성을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 한우 연구를 시작하면서 한우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고, 그러면서 한우와 한우산업에 더 큰 애착을 갖게 됐어요. 제가 신뢰하고 또 좋아하는 한우와 한우산업이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아이에게는 한우를 먹이겠다, 좋은 일이 있으면 한우 먹으러 가자’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일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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