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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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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집밥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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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우리의 일상은 ‘집’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홈코노미(home+economy) 시대가 촉발됐다. 홈코노미 시대, 우리의 식생활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외식을 즐기는 한편으로 우리가 그렇게 그리던 ‘집밥’이 우리 앞에 차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에게 일상의 단어로 자리 잡은 신조어가 있다. 바로 ‘언택트(untact)’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비대면 비접촉 생활이 일상화되면서다. 편안한 단절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층에서 나타났던 언택트 소비 현상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집에서 요리하는 즐거움 
유통가의 마케팅 주요 대상이 ‘1인 가구’ 중심에서 ‘가족 단위’로 바뀐 것도 코로나19가 바꾼 기현상이다. 이는 언택트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우리의 식생활이 ‘집밥’에 방점이 찍힌 것과 무관하지 않다. 개학 연기, 재택 근무 확산 등으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가정 내 식품 소비도 늘었다.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사람이 증가한 탓이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 칸타가 2020년 1분기 국내 일용소비재(FMCG) 시장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20년 1분기 신선식품 구매액 성장률은 
△채소 20.6% △쌀 17.7% △육류 14.6% 순으로 나타났다. 육류 중에서는 소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닭고기 순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대용량 식품 소비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 대형마트의 대용량 전문 온라인몰의 신선식품 매출이 한 달간(2월 10일~3월 `10일) 328%나 증가하는 등 먹거리가 전체 매출 신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로 외식 소비가 가정 소비로 흡수되면서 축산물 매출이 증가한 것도 특이점이다. 3월 1일부터 3월 24일까지 경남지역 한 유통업체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육류 등 축산 관련 판매량이 23% 늘어났다. 다른 대형마트에서도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24일까지 경남지역 7개 점포에서의 축산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이렇게 코로나19가 촉발한 ‘집밥’ 선호 현상은 코로나19 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Nielsen)이 6,000명의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중국인 86%, 홍콩인 77%, 한국을 포함한 말레이시아·베트남 응답자 62%가 ‘앞으로 집에서 더 자주 식사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농촌진흥청이 코로나19 발생 시기별로 1차(2월 8일∼10일)와 2차(4월 2일∼4일)에 걸쳐 소비자패널 총 9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 결과에서도 회를 거듭할수록 외식은 감소하고 ‘집밥족’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가정간편식(HMR)·밀키트 인기도 쑥쑥
집밥족들의 증가는 가정간편식(HMR)의 인기도 견인하고 있다. 집에서 요리하기 어려운 사람, 사회적 거리두기로 홈술을 즐기는 사람, 야식을 즐기는 사람, 조리 시간을 아껴 개인시간을 늘리려는 사람 등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 소비에 지갑을 열고 있는 것. 그동안 가정간편식이 프리미엄화·고급화로 질적 향상을 해 오면서, 가정간편식이 집밥을 대체할 정도가 됐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이유이다.   
‘밀키트(meal kit)’에 대한 관심 증가도 빼놓을 수 없다. 손질이 끝난 식재료와 양념 2~3인분이 포장된 ‘반조리’ 상태로 판매되는 밀키트는 가정간편식(HMR)보다는 손이 좀 더 가지만, 일일이 장을 본 후 직접 요리하는 것에 비해서는 효율적이란 장점이 있다. C사 밀키트 브랜드의 3월 매출은 전월 대비 약 100% 성장했다.

 

 

건강에 큰 관심 
코로나19는 면역력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였는데, 이는 건강식과 보양식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체에 따르면 보양식 판매량이 전년 동기(2월 16일~3월 17일)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지난해 초복·말복 시즌 판매량도 뛰어넘었다. 특정 시기 특수를 누리던 보양식이 코로나19로 일상식으로 들어온 것이다. 
홍삼 등 면역력 관련 건강기능식품 판매도 증가했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2월 한 달간 홍삼 판매(260%)가 급증했으며, 비타민(67%), 유산균(21%) 판매도 증가했다. 이외 건강차(29%), 꿀(17%) 등의 구입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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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축산물 관심 집중…착한 소비
집밥족의 증가는 우리 농축산물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코로나19 발생 시기별로 1차와 2차에 걸쳐 소비자 9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2차 조사에서  응답자의 33.5%는 “코로나를 계기로 국산 농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이는 “선호도가 낮아졌다”는 응답(4.6%)보다 7.3배나 높은 수치이다.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푸드 마일리지가 짧은 신선하고 안전한 지역 농축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우리 농축산물을 선호하는 경향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농가를 돕자는 착한 소비 현상과도 관련이 깊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급식용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농가, 수출 판로가 막힌 농가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농가를 돕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우리 농축산물을 구입한 후 농가에 대한 응원 메시지와 인증샷을 올리는 현상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유통가에서도 급식용 친환경 농산물을 취급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긴급공수’ 코너를 마련해 학교급식 납품용 친환경 채소와 과일을 꾸러미 형태로 만들어 판매했는데, 준비한 물량 3,000세트가 약 3시간만에 완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