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한우농가 이야기

무탈하게 무럭무럭 건강하게 잘 자란다 우리 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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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 소소한농장 홍진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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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틀에 머리를 얹고 자는 한우를 보고 폐사한 줄 알고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몇 번인가. 물통에 발은 왜 담그고 있는지. 우방을 나오려다 기둥 틈에 끼인 한우라니. 이렇게 한우농장 일상에는 소소한 일들이 끊이지 않는다. 충북 청주에 있는 ‘소소한농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이렇게 잘 자고 잘 먹고 잘 노는 한우는 건강하다는 방증이 아니겠는가. 한우가 건강하게 잘 자라준다면, 이런 소소한 사건은 아무것도 아니다. 또 이런 것이 한우농장 운영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충북 청주에 있는 소소한농장에는 올봄에도 산수유가 만개했다. 농장 출입구의 측백나무도 어느새 푸릇한 봄빛을 발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농장에서 자라는 한우들은 얼마나 건강할까. 
한우농장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고 조경수를 심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예쁜 경관을 자랑하게 됐다. 농장인 줄 모르고 사진을 찍으려고 발길을 했다가, 한우농장임을 알고 놀라는 이들이 적지는 않다. 
이런 아름다운 농장을 일궈낸 홍진숙 대표는 한우 방목에 대한 뜻을 나타냈는데, 초지 조성도 해뒀다고 한다.
“한우가 넓은 초지에서 뛰어놀 수 있으면, 좀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지 않을까요.”

 

 

건강하게 비우고 건강하게 출발
홍 대표는 개인사업을 하며 40~50두 규모의 한우농장을 건사하는 남편의 부탁으로 한우농장을 출입하다가, 2009년부터 도맡아 운영했다. 당시 홍 대표는 육아에 전념하고 있었는데, 남편 대신 한우에게 사료를 주고, 한우 출산 과정을 지켜보는 등 한우와 보내는 짬짬이 시간이 육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됐다. 
“친정에서 양계농장을 하고 있어요. 대가축을 키우는 것과 소가축을 키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고, 그 차이가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양계농장에서와 달리, 한우 번식 농장을 운영하다 보니 하루도 쉬지 못해서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한우를 키우는 재미가 큽니다.”
이렇게 한우농장 운영에 뛰어들었는데,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소 값은 떨어지고, 사료값은 올라가는 등 외부 환경이 좋지 않았다. 농장 질병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고, 2010년도 말부터 농장을 비웠어요. 약 1년 후 한우 약 60두를 들였는데, 그때도 외부 환경은 녹록지 않아서 ‘무리하지 말라’는 주변의 만류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해 보고 싶었어요. ‘건강한 한우’를 길러낸다면 한우들이 제 몸값은 할 거라고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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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의 건강 애정과 비례
건강한 한우를 길러내기 위해 홍 대표가 무엇보다 신경 쓰는 것은 ‘질병관리’이다. 출산군 관리로 송아지 면역력을 증진하고, 건초 위주로 급여하고 있다. 
“유질 관리를 위해 어미소의 스트레스 관리에도 힘쓰고 있어요. 간 기능 개선제, 면역력 증강제, 유질 개선제 등의 비타민제도 급여하고 있고요. 송아지들이 어미소의 습성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미소가 먹는 볏짚을 송아지들이 따라 먹다가 뱉지 못하는 것을 목격하고는 어미소에게도 건초를 먹여요. 이것이 유질 개선 효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우에 대한 홍 대표의 애정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질병관리 특효법이다. 한우의 엉덩이와 배설물을 살피는 것이 일상이 됐는데, 이렇게 관찰하고 관찰하다 보니, 이제는 분뇨 냄새만 맡아도 송아지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있다. 한우가 예민하게 자라지 않도록, 못해도 하루에 2~3번은 송아지를 쓰다듬어주며 교감하고,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송아지들에게는, 그 두수가 얼마든 상관없이, 일일이 입에 사료를 직접 넣어 준다. 
“아이들이 ‘왜 엄마 휴대전화에는 소똥 사진만 있어’라고 물어볼 때가 있어요.(웃음) 백신을 철저하게 투약하고, 농장 소독을 철저히 하며 방역 수칙을 철저히 따라도, 질병관리가 쉽지는 않아요. 모르게 와서 순식간에 퍼지죠. 그래도 일찍 발견해 치료하면, 그만큼 한우가 건강하게 자라니까요. 관찰하고 또 살펴야죠.”

 

 

 

함께하는 힘의 가치
소소한농장에서 한우가 건강하게 자라는 데는 ‘온 동네 사람들의 도움’도 컸다. 약 20년간 한우농장을 운영했던 외삼촌은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응답했고, 육아와 한우농장 관리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을 때는 온 식구가 나서 손을 보탰다. 수의사, 컨설턴트 등의 전문가들은 언제든 홍 대표에게 필요한 답변을 들려준 귀인들이다.

특히 청주영농조합법인, 청주청년한우 등 청주 미원면의 한우인들이 큰 의지가 됐다. 홍 대표에 따르면 현재 미원면 한우농가들은 벌써 10년째 TMR을 공동으로 자체 생산하고 있고, 공을 들여 완성한 이 TMR은 소소한농장 한우가 건강하게 자라는 데 크게 일조했다.

아울러 정육식당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농가 소득 증가에는 물론 소비자들이 원하는 안전한 한우고기 생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정육식당 사업에 참여하는 한우농가들은 모두 친환경 인증을 받았고, 소소한농장은 현재 해썹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처음에는 농장에 질병이 생기거나 폐사가 일어나면, 꽁꽁 숨겼어요. 왠지 창피했죠. 그런데 지금은 그러지 않아요. 혼자서는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모두 공유해요. 심지어 분뇨 사진도요.(웃음) 그러면 저마다의 치료법, 경험담을 들려주고, 정보도 찾아주죠. 해결책을 찾고 못 찾고를 떠나서, 그런 소통 과정 자체가 큰 힘이 되고 위안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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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한우를 향한 건강한 다짐
올봄 소소한농장에서 출하한 한우들은 모두 1+ 이상의 등급을 받았다. 도체중은 500~550㎏였다. 
“우리 농장에서 출하한 한우의 성적이 좋을 때도 기분이 좋지만, 사실은 다른 농장으로 간 우리 농장 출신 한우가 건강하게 잘 자라서 출하됐고, 성적까지 좋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을 때가 더 뿌듯해요. 시간 들인 노력을 인정받는 것 같아 보람되고, 앞으로도 건강한 한우를 키워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됩니다.”
이런 시간을 만들어내기까지, 몸과 마음고생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무탈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주는 건강한 한우가 있었기에 또 그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있었다. 
“현재 우리 농장에는 번식우 약 150두와 비육우 약 95두가 자라고 있어요. 여기서 사육두수를 더 늘리면 지금처럼 한우를 건강하게 키워내지 못할 것을 알기에 더 늘릴 생각은 없어요. 소소한농장 출신 송아지는 건강하게 잘 자란다는 평가와 소소한농장 출신 한우는 안전하다는 평가, 놓칠 수 없습니다. 건강한 한우를 키워내는 한우인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