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농을 찾아서

‘같이’의 가치 ‘함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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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준 농장 송화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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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 들판에 황금빛 물결이 일렁이는 벽골제 김제평야를 지나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 지평선이 보이는 전북 정읍 감곡면에 가면 화준농장이 있다. 아버지는 벼농사를, 아들은 한우농사를 하며 주변 사람들과 ‘같이’의 가치, ‘함께’의 힘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화준농장 송화준 대표를 만났다.

 


부모님의 벼농사와 병행하며 시작해 
영농후계자들은 대체로 부모님 세대가 닦아놓은 기반을 바탕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송화준 대표는 조금 다르다. 부모님은 김제평야에서 수도작(水稻作: 논에 물을 대어 벼농사를 짓는 것)을 하셨고, 송 대표는 수도작 영농후계자로 2002년도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했다. 당시에 실습으로 미국 농장을 가게 되었는데 그때 소를 처음 접하면서 한국에 돌아가면 한우를 사육해보기로 결심했다. “수도작과 병행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게 한우농장이에요. 벼농사는 계속 지키고 서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한우 사육과 수도작을 겸하다 보면 조사료 수급에도 용이하고 생산비 절감에도 효과적입니다. 대신 아침에 더 일찍 일어나요. 아침에 눈을 뜨면 새벽 4시건 5시건 우선 현장으로 나갑니다.” 이와 같은 우직한 성실함으로 처음에 번식우 10두로 시작해서 지금은 번식우 80두, 비육우 120두로 농장 규모를 키워냈다.

 


한우에 대해서는 송 대표는 늘 진심이다. 
“한우는 살아있는 생물입니다. 소중한 우리 한우들이 먹고 자는 문제에 늘 많은 신경을 씁니다. 많게는 하루에 50L의 물을 먹는 한우들에게 늘 신선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1일 1회 물통 청소를 하고 볏집도 세절해서 급여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육성기 관리는 배합사료의 제한과 양질의 건초 무제한 급여로 건강하고 튼튼한 밑소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송 대표도 처음부터 이처럼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송 대표는 “한우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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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면 멀리 간다 
한우농장을 1,300평 200두 규모로 키워내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첫 축사는 좁았고, 열정은 가득했으나 미숙했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시행착오들이 많았습니다. 발정시기를 놓치는 건 다반사였고, 번식우를 사육했기 때문에 한우는 계속 늘어나다 보니 밀집사육이 되어버리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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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송화준 대표가 어려움을 겪을 때 주변에는 언제나 손을 내밀어 주는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 
“2013년에 전북한우육종협동조합을 만들었어요. 개개인의 농가로는 하기 힘든 일들이 조합이라는 이름으로 뭉치니 가능해지더라고요. 사료 공동구매도 하고, 누가 농장을 비워야 할 때 서로 봐주기도 하고, 동물병원과 연계해서 송아지가 아플 때 전문인력을 보내주기도 하고요. 서로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송 대표는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농업이 다시 좋은 이미지로 제고되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며 “한우농장을 운영하면서 지역에 큰 힘이 되는 좋은 선례가 되고 싶다. 선한 영향력을 주고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젊은 한우인의 힘 보여줄 것  
마침 취재를 위해 농장에 방문한 날, 한우들에게 모니터링 센서를 부착하기 위해 농장을 찾은 담당자들이 익숙한 듯 한우들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송 대표는 그들을 향해 “이분들은 모두 우리 농장에 무슨 일이 있을 때 두 팔 걷고 달려오는 한 식구”라며 웃었다. 
“올해 2월에 우리농장에서 태어난 송아지가 매우 몸이 약해서  태어나자마자 희망이 없었어요. 그때 여기 계신 동물병원 수의사님과 제가 둘이 한팀이 되어서 그 송아지를 따뜻한 방에서 밤낮없이 치료한 덕에 지금은 건강하고 튼튼한 수소가 되었습니다.” 
최근 송화준 대표는 정부 지원 하에 설치했던 축산 스마트팜 디지털 통합시스템의 사양관리에 대한 효과를 보고 자비로 추가 센서 부착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번식우를 키우면서 가장 큰 애로사항이 한우의 발정 시기 체크와 정확한 분만 시기 예측이었는데요, 스마트팜을 도입하면서 시대가 바뀌고 축산업이 똑똑해지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마음 졸이고, 지키고 서 있지 않아도 센서를 통해서 번식우들의 발정과 음수량 체온과 같은 특이사항을 휴대폰으로 실시간 전송을 받고, 저는 그걸 개체기록과 경영일지를 만들어서 기록하며 빈틈없는 농장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우들에게 국악을 틀어줘요(웃음). 우리 한우니까 우리 국악을 들으면 좋다고 하네요!”   
한우인들과 함께 소통하고 이해하고, 양보하며 지역의 한우산업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젊은 한우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송화준 대표의 우직한 진심은 반드시 크게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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