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를 찾아서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한우 키워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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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덕 온새미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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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의 ‘온새미로’ 한우농장은 어느덧 ‘이립(而立)’이 됐다. 지난 30년간 직접 부딪쳐 실행하며 앞선 길을 선택해 온 이승덕 온새미로 대표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30년간 꾸준한 노력으로 축산인의 길을 걸어왔고, 노력이 가장 좋은 방편임을 스스로 증명해왔다. 
물론 이 보람은 앞으로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앞으로도 이 대표는 온새미로 노력하며 축산인의 길을 걸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한우농장은 생활의 방편이었다 
약 30년 전, 이승덕 온새미로 대표가  20대에 한우농장을 시작한 것은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이 깊었다. “예전부터 촌에서는 소를 키우는 집은 생활 형편이 괜찮았고, 자녀 학비 마련에도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장(농협)에 다니면서 한우농장도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 대표는 이것을 단순히 생계의 문제로 남기지 않고, 평생의 업으로 키워냈다. 
처음에는 집 앞에 작은 축사를 지어 촌계(村契)로 마련한 자금으로 한우 5두를 들였다. 그 후 온새미로는 10두, 60두로 사육 규모가  늘었고, 마침내 약 18년 전 580평의 번듯한 축사도 세웠다. 그 후에도 한우 사육두수는 80두에서 지금 약 200두로 늘었다. 2년 전에는 두 번째 축사도 지었다. 세 번째 축사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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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아내’가 큰 힘이 됐다. 20대의 젊은 새댁은 한우농장을 하겠다는 이 대표를 기꺼이 격려했고, 한우농장도 함께 일궜다. “그때는 지금처럼 시설이 좋지가 않았습니다. 아내가 참 고생을 많이 했어요.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온새미로가 성장일로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데는 이 대표의 유별난 동물 사랑과 이에 기초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IMF 외환위기, 사료값 파동 등 뜻하지 않게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도 이 대표는 회사 퇴근 후에 방앗간 등에서 밤새워 일해 농장 운영비를 마련하면서까지, 악착같이 농장을 지켜냈다. 
한우농장에 대한 관심의 끈을 늦추는 법도 없었다. 이 대표는 아침 먹기 전에 오전 밭일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 오후에 논일을 마치고 저녁 식사 후에,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축사를 둘러본다. 
새벽 6시만 되면 한우농장을 향하는 좋은 습관은 벌써 30년째 이어지고 있다. “고요한 새벽 축사에 가는 30분은 저에게 매우 소중한 시간입니다. 온새미로가 내일 걸어야 할 길에 대한 구상이 이뤄지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30년간 온새미로가 다른 한우농장보다 먼저 앞선 길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매일의 30분이 30년간 이어진 결과이다. 

 

 

 

온새미로 ‘깨끗한농장’
인터뷰가 진행되기 얼마 전 온세미로 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깨끗한축산농장’ 인증을 받았다. 아직 농장에 걸리지 않은 새 인증패가 취재팀을 맞았다.
온새미로는 다른 농장보다 일찍 해썹(HACCP)과 무항생제 인증을 받았다. “해썹과 무항생제 인증을 받으면, 의무감으로라도 농장 청소를 한 번 더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것이 습관이 돼, 농장 청소는 이 대표 부부의 중요한 일과가 됐다.
물론 이것은 단순히 깨끗한 농장을 유지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해썹과 무항생제 인증은 모두 기록관리이고 의약품 관리인데, 이것은 농장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해썹과 무항생제 인증으로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겠다는 축산인으로서의 의무감과 책임감이 컸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동물복지축산’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한우가 행복해야 우리 농장도 행복하고 그래야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직접 부딪치며 온새미로 한우 개량 
“다음 달(10월) 전국 대회에 나가라고 연락이 왔어요.”
이 대표와의 인터뷰 전날, 충남 서천군에서는 ‘충남 좋은 가축 선발 및 고급육 경진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서 이 대표는 경산우1부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한우 개량에 힘써온 이 대표는 지금 축산인으로서 가장 큰 보람의 순간을 보내고 있었고, 올해 가을걷이도 이렇게 풍성했다. 
3년 전까지는 농가에도 송아지를 분양했는데, 온새미로의 송아지를 분양받으려면 줄을 서야 했다고 한다. 그 비결은 꾸준한 실행. “한우농장은 머리로 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직접 부딪치며 경험해 봐야 합니다.”
한우 개량을 위해 이 대표가 먼저 주목한 것은 ‘조사료’였다. “소는 원래 풀을 먹는 동물이니까, 좋은 조사료을 먹여야 합니다.” 그렇게 이 대표는 2012년 ‘전국사일리지품질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조사료를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그 경험이 있었기에 조사료 파종 시기, 거름 시기, 베는 시기, 배수법 등을 체득할 수 있었다. 
송아지가 유전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게 하려면 개월령마다 조사료와 사료를 어떻게 줘야 하는지 그 체계를 마련한 것도, 육성우를 위한 자가 TMR 포뮬러를 완성한 것도, 5m×10m 우방에는 한우 4두를 키워야 도체중이 균일하게 나온다는 것도, 모두 이 대표 경험의 소산이다. 음수통을 하루에 두 번 청소하는 것은 깨끗한 물이 한우 등급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까닭이다. 
이렇게 좋은 조사료와 깨끗한 물을 먹고 스트레스 없는 공간에서 자란 한우는 확실히 수태율이 높고, 몸집도 크고 등급도 좋게 나오고 있다. 인터뷰 당일 이 대표는 전문가로부터 “지금의 기준으로는 평가할 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은 한우를 자랑했다. 아울러 연이어 쌍둥이 송아지를 출산한 암소도 소개했다.
이 대표의 최종 목표는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한우, 즉 도체중도 많이 나가고 등급도 잘 받는 한우를 키워내는 것이다. “150두로 450두의 소득을 낼 수 있을 때까지 온 힘을 다할 것입니다.” 
이 대표는 반드시 이 목표에도 노력하며 도달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듯, 변함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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