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를 찾아서

‘함께 가야 멀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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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늘푸른축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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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는 인디언 속담이 있다. 김영록 늘푸른축산 대표는 지난 25여 년간 원주시 한우농가들과 상생하면서 축산인의 길을 걸어왔다. 지난 2월부터 전국한우협회 원주시지부장으로도 행보를 시작한 김 대표는 강원도 원주시의 한우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원주시 한우농가의 힘을 한데 모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극복되지 않는 위기는 없다
“와~정말 맛있어요. 이래서 한우 한우 하나 봐요.” 약 25년간 한우농장을 운영해 온 늘푸른축산의 김영록 대표가 축산인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들인 노력과 정성을 인정받는 그 순간, ‘한우농장 운영하기 참 잘했다’는 자부심이 절로 생긴다. 
김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한우’를 좋아했다. 당시 김 대표 아버지는 한우 40~50두를 산에 방목해서 키웠는데, 그때의 장면이 아직도 김 대표의 기억에 생생하다. 한우농장 이름을 ‘늘푸른축산’이라고 지은 이유도 그 푸르렀던 기억 덕분이다. 
우시장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식육점을 운영하는 등 한우 관련 분야에서 일하던 김 대표가 한우농장 운영을 결심한 것도 그때의 기억이 한몫했다. 한우농장 운영을 결심한 김 대표에게 그의 아버지는 "농장 관리만 잘하면 된다"라고 조언했고, 이는 김 대표의 귀에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다. 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지금까지 한우농장을 지켜낸 바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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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 한우농장을 운영해 온 김 대표는 그 세월 동안 체득한 많은 것 중에 두 가지 지혜를 소개했다. 그 첫 번째는 ‘위기는 반복되지만 극복되지 않는 위기는 없다’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 때는 생산비 절감 차원에서 옥수수, 볏짚 등을 직접 베어다 먹였는데, 그렇게 7개월을 보냈더니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맙소사! 구제역이라니. 2010년 전해진 국내 ‘구제역’ 발생 소식은 한우농장 관리 방식이 그때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야 함을 의미했다. “사양관리에 있어 질병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게 된 것입니다.” 매년 구제역 발생 여부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지만, 그래도 위생관리, 백신 접종 등을 철저히 하면 이 또한 지나갈 위기임을 잘 알기에 김 대표는 흔들림 없는 철저한 농장관리로 늘 대비하고 있다. 
이렇게 김 대표는 흔들림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정성 들여 한우농장 규모를 조금씩 조금씩 키워왔고, 처음 20두였던 한우가 지금은 약 120두로 늘었다. 
얼마 전 축사 신축 허가를 받은 김 대표는 새로운 성장기를 준비하고 있다. 축사를 새로 지으면 한우 사육두수를 200두까지 늘릴 계획이다. “그동안 한우 사양관리에 좀 더 집중하며 축사 시설에는 신경을 덜 썼습니다. 이제는 축사 시설에도 공을 들일 계획입니다.”

 

 

 

동행자와 동행하는 행복
김 대표가 체득한 두 번째 지혜는 ‘함께 길을 걷는 행복’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한우개량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고, 지금은 시장에서 들여오는 한우가 한 마리도 없다. 고급육 생산을 위해서 또 질병 관리를 위해서는 시장에서 한우를 들여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일관사육을 해 왔고, 한우개량에도 공을 들였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원주시 한우농장 동행자들의 도움과 역할이 매우 컸다고 자랑했다. “30여 한우농가들과 한우개량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액 선정도 함께 하고 정보도 나누고, 필요하면 전문가 교육도 함께 받으며 더 좋은 한우를 길러내려고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옆에 이렇게 고마운 동행자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

 

 

 

‘한우농가 여러분 우리 함께 갑시다’
지난 2월부터 전국한우협회 원주시지부장으로 활동을 시작한 김 대표가 ‘TMR 공장 시범사업’을 무엇보다 첫 번째로 추진한 것도, 한우농가들과 함께 길을 걷고 싶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한우농가 홀로 사료 제조에 필요한 설비를 하고 또 그것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란 비용 등의 측면에서 쉽지 않고 또 비효율적인데, 여러 농가가 힘을 합치면 비용 문제와 비효율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원주시 ‘TMR 공장 시범사업’에는 여덟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데, 시설·설비 설치 비용, 운용 비용, 재료 비용 등을 절감하면서 각 농가에 필요한 질 좋은 사료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 사업이 잘돼야 한다는 책임감도 크다고 털어놨다. “그래야 이 사업에 참여하려는 농가가 더욱 많아질 것이고 그러면 단합된 힘은 더욱 세어질 것입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앞으로 원주시 한우농가들의 단합된 힘을 이끌어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우농가가 사양관리도 함께 하고 방역을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는 ‘한우농장 단지 조성 사업’ 등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김 대표는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동행자를 발굴하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선배 축산인으로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우농장을 운영하는 것이 예전처럼 꼴을 베어다 먹이고 매일 농장을 관리하며 땀 흘려 일하는 시대가 결코 아닙니다. 농장도 관리하면서 자유롭게 자신의 시간도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 길에 동행했으면 좋겠습니다. 후배 축산인을 더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선배 축산인으로서 본보기가 되고 또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하나하나 구상해 나가겠습니다. 기대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