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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한우농가의 책임의식이 구제역을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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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청 농축산과 신중수 가축방역팀장>


구제역, AI 발생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축 방역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2월 한우농가 구제역 발생으로 힘든 시간을 지나온 충청북도 보은군청 신중수 가축방역팀장을 만났다. 


Q. 충청북도 보은군(이하 보은) 한우농가의 규모와 보은 한우의 경쟁력에 관해 설명해 주십시오.


A. 현재 보은의 한우농가 수는 약 800가구이고, 한우 사육두수는 2만 8000~2만 9000두입니다. 이는 충청북도 내에서 청주 다음으로 큰 사육 규모입니다. 사육방식은 60% 이상이 번식우 위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우리 보은은 일교차가 크고 또 물맛도 좋습니다. 이런 자연환경에서 자란 보은 한우는 맛과 품질에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Q 보은군청 가축방역팀을 소개해 주십시오. 


A. 원래 보은군청에는 축산팀만 운영됐었습니다. 그런데 10여 년 전 축산 농가들이 ‘방역팀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고, 축산팀에서 방역팀이 분리돼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정부 혹은 도의 정책에 의해서가 아니라 축산 농가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팀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일하고 있습니다. 

 

Q. 지난해 2월 보은 한우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습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우선 보은 군민들이 통제에 잘 따라줬습니다. 오히려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통제에 잘 따라주지 않아 고생했습니다. 그때가 겨울이라 소독수가 많이 부족했는데 소방서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서, 군부대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특히 보은 한우농가들의 ‘나는 피해를 봐도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책임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당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한 한우농가에 28개월 이상 된 출하단계 거세우 97두가 있었는데, 그중 한 마리가 구제역에 걸렸습니다. 그때 나머지 96두까지 살처분하라는 조처가 내려졌습니다. 100% 보상을 받을 수도 없어 농가의 손해가 적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농가에서 이웃 농가에 피해를 줄 수 없다며 쉽게 결정을 내렸습니다. 96두 살처분 결정을 내렸던 당국자들도 매우 놀라워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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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보은에서 방역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소개해 주십시오. 


A. 구제역은 백신만 철저하게 놓으면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지난해 6월과 11월 일제접종 기간에는 공수위 접종 대상 농가를 제외한 나머지 농가에 공무원 한두 명이 직접 방문해 백신을 잘 접종하는지 점검하도록 했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백신 놓는 것을 잊어버리는 농가들이 없도록 말입니다. 올해도 3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일제접종을 끝내야 하는데, 현재(인터뷰 당일) 공무원들을 각 농장에 전부 배치했습니다. 
구제역, AI 등이 발생하면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큽니다. 
지난해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한우·젖소 940~950두의 살처분·소멸처리 비용이 20억 원이 넘게 들었습니다. 
여기에 소독비용, 인건비, 살처분 보상금 등까지 고려하면 그 금액이 정말 상당합니다. 아직은 구상 단계지만,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농가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Q. 이외에 보은에서 한우농가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해 주십시오. 


A. 간단한 개폐장치 조작으로 소를 고정할 수 있어 예방백신 접종이나 인공수정, 채혈, 질병 예찰 등을 할때 축산 농가의 부상을 막고 편의성을 높여주는 ‘소 개체보정 자동목걸’이 지원사업 △한우의 증체량·번식능력, 분만 송아지의 면역능력, 사료효율, 도체등급 등의 향상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미네랄블럭 지원사업(20두 미만 농가 대상) △일반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죽은 소의 처리 비용을 지원하는 ‘폐사 소 처리비용 지원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외에 연속주사기 지원사업, 임신진단 키트 지원사업, 송아지 설사 키트 지원사업 등도 있습니다. 
현재 저는 한우 20두를 키우고 있습니다. 축산농가들과 제대로 상호소통을 하려면 소규모라도 직접 키워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현장에서 꼭 필요한 정책을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보은 한우농가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A.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내가 잘못하면 나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군민 전체가 피해를 볼 수 있다’라는 책임의식을 갖고 한우농장을 운영해 주길 바랍니다. 방역 수칙을 잘 지켜 방역에 틈새가 생기지 않게 더욱 신경 써 주시고, 여기에 악취, 분뇨 등도 잘 관리하는 깨끗한 농장으로 이웃들의 인정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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