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를 찾아서

사명감 갖고 우직하게 ‘축산인’의 길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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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_KakaoTalk_20180228_172024246.jpg<제천단양축산업협동조합 이사·개미농장 송성기 대표>


충북 제천시 두학동에 위치한 ‘개미농장’은 1978년부터 지금까지 40여 년간 송성기 대표의 정성을 먹으며 우직하게 성장해 왔다. 송 대표가 직접 용접해 지은 축사는 긴 세월을 거치며 더욱 견고해졌고, 축사 속 한우는 30두에서 150두로 늘었다. ‘개미처럼’ 부지런하고 열심히 소를 사랑하겠다는 송 대표의 초심과 정성은 더욱 깊어졌다. 2년 전 아들 송승민 팀장이 합류하면서 송 대표의 일상은 더욱 든든해졌다. 

 

 

지역 농가와 상생하며 함께 성장 
송 대표가 ‘한우’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78년 고향인 전북 익산에서 충북 제천으로 거처를 옮기면서다. 처음에는 농사를 겸한 복합영농으로 시작했는데, 점차 한우와의 인연이 더 깊어졌다. 축산업이 적성에 잘 맞았고, 전국 가축 시장을 다니며 한우 농장에 대한 비전도 봤기 때문이다. 
특히 안정적으로 축산업을 영위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내가 농사지은 것으로 필요한 조사료를 100% 모두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사료비용을 절감하면서 안정적인 농장 운영이 가능하리라 판단했죠.” 
지금도 개미농장은 조사료를 100% 자체 수급하고 있다. 송 대표가 수도작으로 키운 것에 주변 농가들과의 상생으로 거둬들이는 조사료도 상당하다. 주변 농가에서 조사료를 모두 거둬오고, 개미농장에서 만들어진 거름은 모두 주변 농가의 밭에 뿌려진다. 이는 매년 반복되는 일인데, 매년 거름이 뿌려진 땅은 더 비옥해지고 그런 땅은 더 많은 조사료로 보답한다.  

 

 

 

일관사육으로 안정된 농가운영…관찰 또 관찰
개미농장은 수정, 임신, 분만, 육성 등 한우의 출생부터 출하까지 모두 책임지는 일관사육을 하고 있다. 이 역시 안정적인 농가 운영과 관련이 깊다. 
“1년에 약 50두의 송아지가 태어납니다. 거세우 출하 후 빈 자리를 이 송아지들로 메우는 것이죠. 한우 가격 변동 등에 일희일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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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개미농장에는 암소 90두, 거세우 60두가 있다. 물론 일관사육 그 자체가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수정부터 출하까지, 그 흐름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게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송아지 폐사율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지금 개미농장의 송아지 폐사율은 5%도 안 되지만, 초창기에는 송아지 폐사율이 높아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이런 송 대표에게 희망을 준 것이 바로 ‘송아지’이다. 다 죽어가던 송아지가 스스로 일어나 뛰어다니는 것을 본 것. 송 대표는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방법을 연구하자고 결심했고, 백방으로 다니며 조언을 구하며 송아지를 살릴 방법을 찾았다. 
그 결과 ‘설사를 하면 멎게 하는 방법이 아니라 속을 비우는 방법을 찾아라’ 등 자신만의 비결을 찾았고, 이러한 사양관리 노하우를 차곡차곡 축적해뒀다. 
그중에서도 송 대표가 찾은 최고 비법은 ‘암소 관리’이다. 건강한 암소가 건강한 송아지를 낳는 까닭이다. 송 대표의 암소 관리 비법은 매일 소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다. 송 대표의 하루는 축사에 가서 소와 눈을 마주치는 것으로 시작한다. 급수조를 점검하고 수시로 축사를 청소하는 것도 소중한 일과이다. 아침과 저녁 두 번 소에게 먹이를 줄 때는 소의 눈빛과 움직임을 자세히 점검한다. 아울러 각 암소의 성격과 특성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어떤 암소는 제 새끼를 알아서 잘 키우지만 어떤 암소는 그렇게 안 해요. 암소 관리에 일정한 기준이 없는 것이죠. 암소마다의 성격과 특성을 살피고 그에 맞춘 출산 전·후 관리가 필요할 수밖에 없죠. 이 모든 것이 바로 세심한 관찰에서 비롯됩니다.”  

 

 

 

‘아들아 사명감으로 이 길을 가거라!’
송 대표는 소의 눈빛만 봐도 소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안다. 그가 얼마나 소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가족이 지금까지 잘 살아온 것은 모두 한우 덕분입니다. 내 생활에서 소를 분리하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송 대표가 소에게 얼마나 헌신했는지는 거실 한 편에 자리한 거실장을 가득 메운 각종 감사패, 수상패, 인증패 등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천시에서 1호로 수상한 ‘청결상’은 송 대표가 축사를 얼마나 깨끗하게 관리했는가를 증명하는 것이리라. ‘축사가 깨끗해야 소도 행복하다’라는 소신을 지켜온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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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많은 상 중에서도 송 대표는 손주들의 감사패가 가장 좋다고 한다. 그가 가족들에게 얼마나 헌신했는지가 그 감사패에 빼곡히 적혀있었다. 
“축산인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응원 덕분이었습니다. 특히 아내가 고생이 많았죠. 이 자리를 빌려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2년 전 개미농장에 합류한 아들 송승민 팀장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함께 일해보자는 송 대표의 제안을 송 팀장은 흔쾌히 받아들였고, 지금까지 자기 자리를 잘 지켜내고 있다. 송 팀장이 합류한 후 송 대표의 일상이 더 든든해진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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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인 송 팀장은 “이 길로 이끌어준 아버지에게 감사하다”며 “아버지의 내공을 하루아침에 따라갈 수는 없지만 열심히 배우며 하나하나 잘 체득해서 개미공장을 더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송 대표가 송 팀장에게 당부한 것은 단 하나, 이 일에 ‘사명감’을 가지라는 것이다.  
“한우 농가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일이죠. 일희일비하지 말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그 길을 우직하게 걸어야 합니다. 매일 소와 눈을 마주치고, 매일 급수조를 점검하고, 매일 축사를 청소하는 것을 매일의 사명으로 실천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