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를 찾아서

충북 청주시 하늘아래목장 곽문규, 한우 사육이 적성에 딱! 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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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가 인생 전부였다. 어려서부터 한우는 친구였고, 중고등학생 시절엔 이른 아침 먹이를 주고 등굣길에 나서는 자식 같은 존재였다. 충북 청주시 옥산면 하늘아래목장 곽문규 씨는 아버지와 함께 한우농장을 운영하는 한우 후계자다. 아버지 곁에서 보고 배운 안목으로 지금은 인공수정까지 도맡아 하며 농장을 이끌고 있는 곽문규 씨를 만나봤다.

 


분업과 소통이 성공의 비결
아직 앳된 티가 보이는 29살 곽문규 씨는 미소로 취재팀을 반겼다. 아버지와 잠시 휴식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한우 후계자들이 아버지 세대와 갈등이 많다는 얘길 듣곤 합니다. 그런데 저희는 보시는 것처럼 늘 대화를 많이 나눠요. 저희 농장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아버지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한몫한 것 같습니다.”

곽문규 씨 가족은 벼농사를 병행하며 업무 분담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한다. 40~50두로 시작한 사육두수는 150두를 넘기며 성장해왔다. 가족 분업과 그 과정에서의 소통이 잘 이뤄진 결과다. 분업이 잘 이루어졌다고 해도 벼농사까지 병행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5월에는 한우 18마리가 출산을 앞두던 시기였는데 모내기까지 겹쳐 정신이 없더라고요. 그래도 가족이 힘을 합쳐 그 시기를 잘 보냈습니다.”

힘든 순간도 덤덤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곽문규 씨에게서 20대 청년답지 않은 진지함과 노련함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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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 도전해보세요

지금은 뼛속까지 한우인이 됐지만, 곽문규 씨도 한때는 다른 진로를 생각한 적 있었다고 한다. 친구들처럼 직장에 취업하고 사회생활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이유에서 였다고. 반도체 제조 기술을 배우는 학과에 입학했지만, 적성이 아님을 깨닫고 한국농수산대학교 대가축학과 한우전공으로 방향을 바꿨다. 3년간 간접적으로 회사 생활을 경험했던 방위산업체 복무기간 역시 한우 후계자로 전념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은 계기다. 단조로운 빌딩에서 업무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한적한 농장에서 한우를 키우는 것이 자신의 적성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추진력이 있어 뭐든지 빨리하는 게 몸에 밴 곽문규 씨는 인공수정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데도 2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론과 실기를 평가하는 가축인공사 시험을 치르고 나서는 바로 농장의 한우를 상대로 연습했고 궁금증이 생길 때는 수의사나 인공수정사에게 물어보곤 했다.

“한우 인공수정은 경관 통과가 어려워요. 초산일 경우 경관이 볼펜 굵기 정도로 매우 좁은 데다 주입기를 잘못 넣으면 방광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추벽이 꺾여 있거나 너무 깊은 소도 힘이 듭니다. 자궁에 도달해 정액을 집어넣으면 한 달쯤 지나 초음파 검진을 합니다.”

인공수정사 면허증 취득을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를 하는 곽문규 씨가 진지한 듯하면서도 신이나 보인다. 늘 곁에서 함께하며 돌봤던 한우였기에 더 이해가 빠르고 조금 더 앞서갈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번식우에 맞게 축사 변경

곽문규 씨는 한우를 전공한 후계자답게 아버지가 하던 방식을 일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새로 배운 지식을 농가에 적용하기도 했다. 그중 하나는 우방 사이 울타리를 제거한 것이다. 전에는 여러 개의 우방에 4~5마리의 한우를 나눠 키웠으나 이제는 하나의 우방에 20마리 이상을 풀어둔다. 우방을 넓게 쓰면 한우 운동량이 많아지고 발정 주기가 빨라져 수태율이 덩달아 오르기 때문. 번식우 위주로 사육하는 하늘아래목장에 알맞은 환경이라고 판단했다.

“한우들이 넓은 우방을 뛰어다니면 질척한 바닥도 어느 정도 해결됩니다. 진 땅이 복구 안 되면 물을 퍼내거나 석회를 뿌려야 하는데, 저희 목장은 이 작업을 자주 하지 않아도 쾌적한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곽문규 씨는 한우를 통해 배움을 쌓고 즐거움까지 누리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충청북도에서 진행한 한우 후계농가 양성 교육에 참여해 번식우 관리법, 송아지 치료법 등을 배웠고, 앞으로도 교육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다. 틈틈이 SNS를 통해 다른 농장과 소통하는 것도 일상이 되었다.

“휘리릭~” 휘파람을 불자 넓은 우방을 돌아다니던 한우들이 곽문규 씨 앞으로 모인다. 젊고 활기찬 주인 때문인지 하늘아래목장 한우들도 더 활기차고 건강해 보인다.

 


<한우 후계인 곽문규 씨가 전하는 성공 tip>

 

소통하세요!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과의 소통은 농장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공부하세요!

한우를 전공했지만, 그 뒤로도 다양한 교육에 참여하며 지식을 쌓고 있습니다.

 

만나세요!

SNS를 통해 우리 농장을 소개하고 다른 한우농장과 소통하며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시도하세요!

번식우 농가에 맞는 환경을 위해 아버지를 설득해 우방을 넓혔어요. 결과는 성공입니다.

 

물어보세요!

인공수정사 면허증 취득을 위해 수의사나 인공수정사를 찾아가 물어보며 준비했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이 성공의 비결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