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가다

제7회 대학생 축산물품질평가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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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 여대생 콤비, 소 품질평가 부문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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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학생 / 황지원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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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회째를 맞이한 ‘대학생 축산물품질평가대회’는 축산업 종사자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경쟁의 장이자 뜻깊은 체험의 장이다. 지난 5월 25일 시행한 소 품질평가 부문의 시상식에서 대상(상금 300만 원)은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식품생명과학부 4학년 이승희, 황지원 학생에게 돌아갔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상을 거머쥔 두 학생을 만나 대회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배울수록 재밌는 한우

“작년부터 대회에 참가하고 싶었는데 소 품질평가 부문은 학과마다 인원을 2명으로 제한하거든요. 본선 진출만으로도 좋았는데 대상까지 받아 놀랐어요.” 동기들과 교수님들의 축하 세례로 정신없는 이승희, 황지원 학생을 처음 만났을 때 소감이다. 두 학생은 긴장이 덜 풀렸는지 대상의 기쁨을 만끽하기보다는 차분한 표정, 떨리는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대학생 축산물품질평가대회’는 학교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실습을 제공하기에 전공자들에게는 참여형, 소통형 대회로도 불린다. 소 품질평가 부문은 1회부터 매년 열정과 재능으로 뭉친 미래 한우인을 발굴해왔다. 아직 앳된 티가 남은 두 여대생은 지난해 충북대학교 학생들에 이어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실제 이승희, 황지원 학생은 식품생명과학부에서 축산을 가장 좋아하며 그중에서 한우를 공부하고 배우는 게 가장 재밌다고 한다. 두 학생이 단지 의무적으로 축산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 즐기는 마음으로 공부했다는 것은 잠깐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느껴졌다. 대학교 4년 내내 그리고 살면서 오늘처럼 큰 성과를 이뤄낸 적이 없다고도 고백했는데, 그건 한우를 향한 두 학생의 열의와 관심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가 아닐까. ‘식품’이라는 단어를 보고 막연히 들어 왔지만 축산이 적성에 맞는 것을 느껴 방학에도 인턴십에 참여해 실력을 키웠다고 한다.

 

 

 

도체 등급판정의 정석

‘대학생 축산물품질평가대회’의 수상 향방은 실기에서 갈린다고 봐도 무방하기에 실기평가를 막 보았을 때 심정이 궁금했다. 이승희, 황지원 학생은 “오전 실기평가와 오후 필기평가를 마치면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마련한 리조트에서 1박을 지내거든요. 다음날 시상식에 참가하기 위해서요. 실기를 잘 못 본 것 같아 간밤에 걱정을 많이 했어요”라고 말했다. 교육받은 대로 도체 등급판정을 치렀지만, 실습을 많이 해보진 못한 터라 헷갈리고 어려웠단다. 도체의 마블링, 조직감, 성숙도, 육색, 지방색을 전체적으로 관찰해야 하기 때문. 일반적으로는 마블링이 촘촘하고 탄력이 있는 도체는 높은 등급으로, 결이 거칠고 마블링이 듬성듬성 있는 도체는 낮은 등급을 매긴다. 어느덧 버스를 타고 돌아갈 시간이 되자 두 학생은 분주해졌다. 두 학생은 얼른 한우 관련 일에 종사하고 싶은 의욕을 보이면서 인사를 보냈다. 이승희 학생은 2학기부터 인턴 경험을 쌓기로 했고 황지원 학생은 한우사료기업에 들어가거나 한우품질평가사가 되길 원했다. “동기 중에는 직접 한우농가를 운영하려는 친구도 많아요. 멋진 일인 것 같아요”라며 한우농가 활성화를 바라기도 했다.

 

 


 

<우리 동네 강소농! 한우농가 태현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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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현농장 권태현 대표(왼쪽)와 권태현 대표에게 농가 기술을 배우는 노영민 씨>

 

지난 5월 25일부터 2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는 제2회 ‘축산·수의 분야 취업·창업 박람회’ 또한 개최됐다. 박람회에는 오전부터 각 지역 고등학생들이 단체로 방문해 열기를 더했다. 학생들이 어떤 부스를 많이 찾는지 지켜보던 중 한우농가 창업을 상담, 지원하는 ‘태현농장’을 발견했다. 친절한 설명으로 청소년들을 맞이하던 ‘태현농장’ 권태현 대표를 인터뷰했다.

 

 

Q ‘태현농장’을 찾은 분들이 주로 어떤 것을 물어보나요?

 

A 소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우는지, 한우농가 전망은 어떤지 주로 상담하더라고요. 소를 잘 키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저는 자가사료(TMR) 제조를 추천했습니다. 좋은 사료를 직접 만들어 생산비를 절감하고 고급육을 생산하자는 이유입니다. 더불어 고기 섭취는 의식주 일부이기 때문에 수요가 항상 존재하므로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Q 초기 자본 부담 때문에 한우농가 창업을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요?

 

A 처음부터 크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터넷 카페, SNS 등에 가입해 정보를 얻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온라인으로 교류를 이어가다 보면 비슷한 지역에 거주하는 선배들을 실제로 만날 수도 있습니다. 각 지역 지자체와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해 지원을 받는 조건, 자격증 취득, 축산 교육 과정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Q 지금까지 ‘태현농장’을 어떻게 키워왔나요?

 

A 6년 전 경남 김해시에서 20마리로 처음 시작해 현재 300마리 정도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부업으로 키우던 소를 물려받았습니다. 학교에서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은 없습니다. 소를 묶는 법, 트럭에 소를 싣는 법, 주사 놓는 법 등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수소를 거세해 키우는 법, 농가 운영을 비육우 전문으로 전향한 것 등 혼자 익힌 지식을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다른 동생에게도 전수해주고 있습니다.

 

 

Q 창업을 앞둔 이들에게 한우농가의 장점을 말해준다면요?

 

A 공기 좋은 곳에서 동물과 교감하는 일이 매력입니다. 창업을 앞둔 분들에게 농가 수입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작지만 강한 농업, 강인한 소규모 농업인이라고 해서 ‘강소농’이라는 말이 있는데, 한우농가야말로 ‘강소농’으로 클 수 있는 업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