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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수출, 프리미엄 전략을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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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육류 업무를 담당하던 상사맨 이준호 대리는 홍콩 리테일 매장 식육코너에서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일본 와규를 발견했다. ‘국내 유통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한우를 홍콩에 수출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한우 수출에 대한 필요성을 알리고 수출 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5년 12월, 홍콩으로의 첫 한우 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국내 최초로 한우 수출을 성사시킨 수출 컨설턴트 기본글로벌 이준호 대표를 만나 홍콩 시장 현황과 수출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수출 컨설턴트 기본글로벌 이준호 대표>


 

Q. 한우 수출 업무를 시작한 계기와 국내 최초로 한우 수출을 성사시킨 일을 소개해주세요.

 

A. 2012년에 대우인터내셔널의 상사맨으로 미국산 돼지고기 가공품을 홍콩에, 호주산 쇠고기를 중국에 수출하는 중계무역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홍콩 출장으로 간, 리테일 매장을 둘러보던 중 일본 와규가 홍콩에서 최고가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정부 대 정부의 검역, 위생 협정이 맺어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한우의 해외수출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죠.

 

한우의 질이 와규 못지않은데 수출되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한국으로 돌아와 한우 수출의 필요성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의 노력과 관계기관의 협조로 2015년 11월에 검역·위생협정이 맺어지면서 한우 수출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기회였죠. 3년 동안 홍콩 바이어들에게 끊임없이 한우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었기에 협정을 맺은 뒤 12월에 바로 한우를 수출하게 되었습니다. 첫 수출 물량은 등심 600kg으로, 많지는 않았지만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Q.현재 홍콩 내에서 한우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요?

 

A. 2015년 12월 첫 수출 후 초반 6개월은 홍콩 시장에서 한우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알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일본 와규만이 독점적으로 누리던 프리미엄 소고기 시장에 한국산 프리미엄 소고기 ‘한우’가 소개되면서 시장의 관심과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일부 후발 수출업체들이 무리하게 수출 경쟁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한우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요한 시점에 냉동 한우가 중저가로 시장에 유통되면서 한우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Q.현재 한우 수출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A. 또 극복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일본 와규의 수출 전략을 참고해야 합니다. 일본 와규는 고급육 브랜드를 내세워 호주나 미국산 쇠고기보다 몇 배 이상의 비싼 가격으로 홍콩 시장에서 꾸준히 판매되고 있습니다.

 

2007년 처음 홍콩에 수출된 이후로 지금까지 프리미엄 지위를 유지하며 주변 국가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지요. 값은 비싸지만 고기의 질이 좋으면서 공급량이 적다는 점에서 일본과 한국의 상황은 비슷합니다. 먼저 ‘한우’라는 한국의 우수한 소고기를 홍콩 시장에 널리 알리고, ‘한우’가 시장에 프리미엄으로 자리 잡았을 때, 지역별 한우 브랜드의 특징과 우수성이 소개되어야 합니다.

 

초반부터 200개가 넘는 지역의 한우 브랜드가 저마다의 컨셉으로 수출된다면, 오히려 시장에서 고급육으로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우의 프리미엄 이미지 적립과 이에 걸맞은 높은 수준의 홍보활동이 필요합니다.

 

 

 

Q. 현재 일부 지역의 FMD 발생으로 한우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FMD가 홍콩 등 해외 시장으로의 수출에 영향이 있나요?

 

A. 영향이 없을 수 없지요. 현재 판매되기로 했던 일부 물량이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홍콩 사람들은 프리미엄에 대한 지불 의향이 높은 편입니다. 한우에 대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다행히 제도적으로 수출이 가능하긴 합니다. FMD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한우는 수출이 허용되고 있으니까요.

 

 

 

Q. 한우 수출 전반을 컨트롤 할 ‘한우수출협의회’가 지난해 5월 출범하였는데요. 역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한우수출협의회는 한우의 대외 신뢰도 제고와 홍보, 시장개척 등 한우 수출 전반을 컨트롤할 민·관·학 협의체입니다. 한우 수출 활성화를 위해 품질, 위생 등 수출 관련 업무를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이면서 운영하게 되었지요. 수출용 품질기준을 마련하고, 수출 홍보 전략을 세우고, 수출 물류비를 지원하는 등 우수한 품질의 한우를 해외에 수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Q. 한우의 홍콩 수출 물량 확대 및 정착을 위한 방안과 향후 홍콩을 기반으로 동아시아권 진출을 위해서는 어떠한 방안이 필요할까요?

 

A. 한우의 프리미엄 이미지 적립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국내 축산 산업 여건을 고려한 중·장기적인 수출 전략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업무를 진행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한 한우를 수입하는 현지 바이어들이 한우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도록 홍보책자 제작, 박람회에 전문 프로모터 지원 등 다양한 홍보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전략으로 한우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가 형성된 홍콩 시장을 발판삼아 마카오, 베트남, 싱가포르,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로의 수출을 확대해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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