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 자원순환형 한우산업의
가치와 과제 ➋
글 장애라 (강원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동물응용과학과 교수)
장애라 교수는 강원대학교 동물응용과학과 교수로 동물성식품의 안전성과 품질평가, 축산식품 내 영양성분과 유용물질의 생체대사조절기능 등을 연구하며, 지속가능한 축산식품 개발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젊은 과학자상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등을 수상했으며, Scopus 기준 세계 상위 2% 연구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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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감축 기술
한우산업의 탄소중립은 사육 여부만을 놓고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동일한 양의 소고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사료와 사육기간을 줄이고, 개체의 건강과 도체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배출량을 낮추는 기술혁신의 문제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분야 2030 온실가스 감축 및 녹색성장 전략」에서 축산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940만 톤에서 2030년 770만 톤으로 18% 감축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사육 기간 단축과 생산성 향상, 저메탄·저단백 사료 보급, 가축분뇨 처리 개선, 에너지 절감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출하월령 단축은 한우 생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 감축 수단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한우 출하 시기를 30개월에서 28개월 이내로 앞당길 경우 장내발효와 분뇨처리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여 연간 약 18만 톤(CO₂eq.)을 감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출하월령만 기계적으로 줄여서는 안 된다. 사육 기간이 짧아지더라도 증체량과 도체중, 육질이 크게 저하되면 제품 단위의 배출량과 농가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 조기출하는 유전능력, 성장 단계별 영양관리, 질병관리와 적정 출하체중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농가의 생산성과 소비자가 요구하는 품질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추진해야 한다.
저메탄 사료도 중요한 감축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25년 티아민이인산을 한우 사료에 첨가한 급여시험에서 사료섭취량과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증체량 기준 메탄 배출량이 평균 18.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2026년에는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메탄을 28∼34% 줄이는 저메탄 사료 소재 원천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하고 제품화와 대량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자원순환형 한우산업을 위한 다섯 가지 과제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다음 다섯 가지의 과제가 수행되어야 한다.
첫째, 한우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욱 정확하게 측정해야 한다. 국가 인벤토리와 농장·제품 단위 전과정평가는 목적과 시스템 경계가 다르므로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국내 한우의 사양조건을 반영한 국가 고유 배출계수와 활동자료를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둘째, 사료효율 향상과 비육기간 단축, 저메탄 사료와 정밀영양 기술을 농가의 생산성과 연계해야 한다. 감축기술은 온실가스 저감률뿐 아니라 동물건강, 증체량, 도체중과 육질, 농가의 추가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현장에 보급해야 한다.
셋째, 볏짚과 국내 조사료, 안전성이 검증된 농식품 부산물의 이용을 확대해야 한다. 다만 원료의 영양 성분과 수분, 안전성 및 공급 안정성을 관리하고, 실제로 수입 사료원료를 얼마나 대체하는지 평가해야 한다.
넷째, 가축분뇨의 단순 퇴비화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지역별 농경지 수용력과 양분수지에 따라 퇴·액비화, 정화처리, 바이오가스화, 고체연료와 바이오차 등을 적절히 조합하는 지역 맞춤형 처리 체계가 필요하다.
다섯째, 저탄소 축산물 인증을 실측과 검증에 기반한 신뢰성 있는 제도로 발전시켜야 한다. 현재 저탄소 인증 축산물은 생산 과정에 감축기술을 적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축종별 평균보다 10% 이상 줄인 축산물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증이 단순한 표시나 홍보에 머물지 않으려면 감축기술의 이행 여부와 실제 성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한우산업, 과학과 순환으로 답하다
한우산업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에 큰 범주를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후변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장내 발효와 분뇨 관리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사료 생산과 에너지 사용까지 고려하면 지속적인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에 한우산업은 사람이 직접 섭취하기 어려운 섬유질 자원과 농식품 부산물을 식품으로 전환하고, 적정하게 관리된 분뇨의 유기물과 양분을 농업 생산에 되돌릴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다. 따라서 한우를 기후변화의 단순한 가해자로만 규정하는 것도, 자원 순환 기능이 있다는 이유로 환경 부담을 과소평가하는 것도 모두 균형 잡힌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우가 지닌 토종 가축으로서의 문화적 가치, 농가 소득과 지역 경제에서의 중요성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만으로 환경적 지속가능성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탄소중립 시대의 한우산업은 국내 조사료와 부산물 활용, 사료 효율 향상, 적정 분뇨 관리와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구체적인 자료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결국 한우산업의 미래는 산업의 존폐를 둘러싼 극단적 주장보다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하며, 끊임없이 변하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 농업의 자원순환 속에서 책임 있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우산업은 자원순환 가능성을 지닌 산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가능성을 데이터와 기술, 농가의 실천으로 입증하는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