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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조기출하와 단기비육 가능성 ➊

한우 조기출하·비육집중,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농림축산식품부가 ‘한우 수급 안정 및 중장기 발전 대책’ 중 하나로 한우 사육방식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평균 30개월인 한우의 사육기간을 24~26개월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사육기간 단축 여건 조성과 단기비육 한우고기 시장 창출 등을 추진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러나 농가 현장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농가의 생존과 한우산업의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한우 조기출하 및 단기비육의 가능성에 대해 몇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글 서성원 (충남대학교 동물바이오시스템과학과 교수)
서성원 교수는 충남대에서 동물 체내의 대사, 미생물 발효에서부터 가축 사양에 이르기까지 반추동물의 영양 전반에 걸친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정밀사양을 통한 고부가가치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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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출하와 단기비육, 필요한가?

요즘 한우농가는 세 가지 어려움을 한꺼번에 겪고 있다. 생산비는 오르고, 환경 규제는 강화되고, 일할 사람은 부족하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2025년 축산물생산비조사>를 보면, 비육우 한 마리당 소득은 45만 4천 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내 노동의 가치(자가노동비)와 자본·토지에 대한 이자를 빼고 나면, 순수익은 오히려 약 -100만 원가량이었다1). 쉽게 말해, 평균적인 한우 비육 농가는 자기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셈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사육기간 단축’, 즉 조기출하다. 사육기간을 줄이면 한 마리당 들어가는 사료비가 줄어드니 농가의 경영 부담도 줄고, 한우고기 소비자 가격도 내려가고, 온실가스 배출량까지 줄어든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우 거세우를 빠르면 24개월령에 출하하는 것을 목표로 여러 정책을 계속 내놓고 있다. ‘저탄소 축산물인증제’를 도입해 조기출하를 유도하고2), ‘단기비육 등급제’ 도입도 검토했다3). 올해부터는 ‘저탄소 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해 출하월령을 26개월 이하로 줄이면 약 18만 원의 지원금을 주기로 했다4).


1) 국가데이터처. 2026. 「2025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 보도자료 2026.5.15.
2) 축산물품질평가원. 2023. 「저탄소 축산물인증 시범사업 신규 희망농가 모집」 공고.
3) 농림축산식품부. 2025. 24개월 기른 한우 고기 새로운 시장 창출 및 사육방식 다양화 필요성 강조. 동정자료 2025.3.5.
4) 농림축산식품부. 2026. 「2026년도 저탄소 농업 프로그램 시범사업(축산) 신청 공고」. 농림축산식품부 제2026-100호

 

 


사육기간 단축에 대한 논란과 온도 차

필자는 정부의 이런 노력에 두 가지 마음으로 박수를 보낸다. 하나는 ‘목표 설정’ 자체에는 공감하고 칭찬하는 박수다. 사육기간을 줄여 효율을 높이자는 방향 자체는 옳고 타당하다. 다른 하나는, 안타깝게도 이 방법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위로의 박수다. 사육기간만 줄이면 농가 부담도 줄고, 소비자 가격도 내려가고, 온실가스도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단순하다. 여기에 동의하기 어렵다. 게다가 출하월령 단축에 지원금을 준다는 정책을 보면,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대책까지 내놓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사육기간을 줄였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만약 키우는 한우의 마릿수는 그대로 유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한 마리당 사육비는 줄어들지만, 한우를 키워서 내보내는 회전율만 높아질 뿐, 결국 농가가 1년 동안 쓰는 경영비 총액이나 온실가스 배출량에는 큰 변화가 없다. 오히려 회전율이 높아진 만큼 한우 생산량은 늘어나고, 그러면 한우 가격은 내려가 농가 소득이 개선되기는커녕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사육기간 단축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지려면 한우 사육 마릿수 자체를 줄여야 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중소 농가는 폐업 압박을 받고, 대농가는 한 마리당 줄어드는 수익을 메우려고 사육 마릿수를 오히려 늘리게 된다. 이는 미국식 ‘공장식 사육’으로 가는 길이다. 이것이 정말 한우농가와 국민이 바라는 친환경 축산의 모습일까?

그런데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가져온 결과를 보면, 사실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한우 거세우의 출하월령은 지난 4년 동안 30.4개월(2021년)에서 31.7개월(2025년)로 오히려 1.3개월 늘어났다. 한마디로 정부 정책은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크게 착각하고 있다. 한우농가가 ‘똑똑하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한우농가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인이다. 안팎의 여러 상황을 따져보고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판단을 내린다. 사육기간을 줄여 한 마리당 생산비를 낮추고 돈이 도는 속도(자금 회전율)를 높이는 것은, 사업하는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해볼 만한 일이다. 게다가 지원금이라는 당근까지 얹어준다니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농가가 조기출하를 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다. 조기출하가 농가 경영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농가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다음 호에서 ‘한우 조기출하와 단기비육 가능성2’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