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사양관리

선도 농장 탐방

전남 해남 원산목장 박철환 대표 & 태초의 아침 이병우 대표

고체 미생물 제제로 우분 냄새와 비용,
두 마리 토끼를 잡다 

40년 넘게 한우를 키워 온 박철환 원산목장 대표는 농업인 후계자로 출발해 해남군수(민선 5~6기)로 재임했던 당시에도 지역 한우산업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최근에는 태초의 아침 이병우 대표가 개발 중인 고체 미생물 제제를 활용하며 우사 냄새와 우분 관리라는 현장의 고민에 대한 해답도 함께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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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아침 이병우 대표(왼쪽)와 원산목장 박철환 대표(오른쪽) 

 

전남 해남군의 넓은 들녘을 따라 원산목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남도의 여름 기운이 가득했다. 원산목장에 들어서자 차분한 움직임으로 하루를 보내는 어미 소와 송아지가 반겼고, 그 뒤로는 깔끔하면서 안정적으로 잘 관리된 우사 분위기가 눈에 들어왔다. 박철환 대표는 공직에 있었던 시절부터 오랫동안 한우와 함께해 왔고, 여전히 현장에서 한우에 대한 사랑과 정성을 쌓아가고 있었다.

 

해남 한우산업 발전을 향한 오랜 고민

전남 해남군 마산면에 자리한 원산목장은 번식우 중심의 농장이다. 박철환 대표가 한우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한 것은 1983년, 농업인 후계자로 활동하던 시절이다. 오랜 시간 한우와 함께해 온 그는 자연스럽게 지역 한우산업의 현실을 가까이에서 지켜봤고, 특히 개량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예전부터 해남에서 일부 자연종부를 해오다 보니 인근 지역에 비해 개량이 체계적이지 않았고, 더뎠어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인근 지역의 한우와 비교하면 체중이 100kg 정도 차이 나는 경우도 있었죠. 당시 제가 해남군의원을 하고 있었는데, 정액 보조 사업(50% 보조, 50% 자부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습니다. 덕분에 자연종부에 의존하던 농가들이 우량 정액을 활용한 인공수정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체형과 육질을 체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됐죠.”

이외에도 박 대표는 지속적으로 해남의 한우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 마련에 힘써 왔다. 민선 5기 해남군수 당선 이후에는 해남군축산사업소를 만들어 한우를 포함한 축산업 전반을 더욱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게 했다. 이는 개별 농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개량과 축산정책을 지역 차원에서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박 대표는 한 번 더 목소리를 높여 인공수정을 통한 체계적인 개량을 강조했다. 한우농가마다 사육 중인 암소의 혈통과 체형, 보완해야 할 부분이 각각 다른 만큼 그에 맞는 정액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정액을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농가 스스로 개량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현장의 여건에 맞게 실천하는 태도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태초의 아침 이병우 대표가 자체 개발한 고체 미생물
(과립 펠렛 파우더) 제제를 우분에 뿌려 발효 중이다.

▲해남 토착 미생물을 활용한 미생물균주를
우분과 혼합해 만든 친환경 고형 원료

미생물 제제로 우사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다

원산목장 우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뜻밖에도 ‘없는 것’들이다. 우사에서 흔히 떠올리기 쉬운 우분 냄새와 파리가 거의 없다. 비결은 고체 미생물(과립 펠렛 파우더) 제제를 활용해 우분을 발효시켜 냄새를 저감하고, 깔짚과 퇴비를 안정된 상태로 관리하는 것이었다.

“미생물 제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우분 냄새와 해충을 확실하게 줄여주고 있어요. 우분에 섞기만 하면 되니 편리하면서도, 비용도 합리적이라 다른 한우농가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박철환 대표는 미생물 제제를 활용하는 방법처럼 농가 현장에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기술에 대해서는 정책적으로 연구와 보급을 위한 지원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현장에는 미생물 제제를 자체 개발한 태초의 아침 이병우 대표도 함께했다. 이병우 대표는 38년간 미생물 연구에 매진하며 해남 지역에서 자생하는 토착 미생물과 산야초, 염생식물, 잡목류, 송백류 등을 활용해 특화된 미생물 제제를 개발했고, 관련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특히 미생물을 고체 배양해 우사 바닥에 살포하거나 우분에 뿌려 사용할 수 있는 과립 펠렛 파우더 형태로 만들어 우분의 악취를 줄이거나 발효시켜 악취를 없애는 효과를 높였다.

“우분 발효 시 퇴비사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 가스를 한우가 흡입하면 한우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분은 미생물 처리 전문업체에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우농가는 사육에만 집중하고 우분 처리는 정부나 지역자치단체 차원에서 전문업체가 수거해 처리하도록 하는 정책이 마련되길 희망합니니다.”

미생물 제제는 자연 유래 소재와 토착 미생물의 발효 작용으로 우분 자체의 변화를 유도하므로 지속 가능성이 높다. 또 미생물을 선별하고 배양해 활용하는 방식인 만큼 우사 및 현장의 조건에 맞춰 반복적으로 배양해 활용할 수 있다. 나아가 미생물 제제로 처리된 우분은 향후 고체연료 등으로 자원화될 가능성도 높아 우분을 처리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바라보게 한다.

박철환 대표는 앞으로도 미생물 제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우사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인근 지역부터 우분 처리 부담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병우 대표 역시 원산목장과 함께 미생물 제제의 효과를 확인하며 현장 적용성을 높여갈 예정이다.



 

생산비는 낮추고, 송아지 생존율은 높이고

최근 배합사료와 각종 사양관리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농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박철환 대표는 총체벼와 라이그라스를 직접 생산해 급여하면서 사료비 절감은 물론 번식우의 체형과 컨디션 관리까지 함께 챙기고 있다.

“4만 평 규모의 경작지에서 직접 생산한 총체벼와 라이그라스를 한우에게 먹입니다. 번식우의 경우에는 조사료 위주로 먹이다 임신 8개월부터 3~4kg 정도의 배합사료를 급여합니다. 총체벼와 라이그라스 중심의 조사료만으로도 영양가가 충분하니까요.”

그래서인지 원산목장 한우들은 주변 농가로부터 ‘잘 먹고 살이 잘 올랐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사료 관리가 번식우의 기본 체력을 다지는 과정이라면, 송아지 관리는 그 성과를 지키는 과정이다. 이에 박 대표는 체계적인 송아지 관리를 번식 성적을 좌우하는 핵심 과정으로 꼽는다. 그렇기에 분만 전후의 예방 관리와 초기 대응을 세밀하게 챙긴다. 우선 임신우는 분만 예정일 기준 8주 전과 4주 전에 설사 예방 백신을 접종한다. 비타민 보충도 시기에 맞춰 이뤄진다. 어미 소에게는 분만 8주 전과 4주 전 그리고 분만 후 4주까지 각각 비타민제를 5cc 투여해 컨디션을 관리한다. 송아지는 태어난 직후 비타민제 1cc를 주사로, 2cc를 경구 방식으로 투여한다. 생후 1주일 뒤에는 페니실린 계열 항생제로 예방접종을, 4주 후에는 구충제를 통해 초기 질병에 대응한다. 송아지 이유는 생후 4개월부터 진행되는데 어린 송아지용 사료와 섬유질 사료를 급여한다.

“송아지는 어릴 때 병이 안 걸려야 성장도가 빠릅니다. 원산목장에서 송아지 설사로 폐사하는 일은 거의 없죠. 설사 증상이 보이면 초기에 바로 대응해야 합니다. 증상을 늦게 발견하면 회복까지 시간이 걸리고,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분만 관리도 철저하다. 분만 예정일이 가까워진 어미 소는 한 마리씩 별도로 관리한다. 분만 30일 전부터는 개별 공간에 두고, 송아지가 태어난 뒤에도 보통 15일에서 30일 정도 어미와 함께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도록 한다. 이후 상황에 따라 합사를 진행하고, 다음 분만 예정 개체를 다시 대기 공간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얻은 답, 해남 한우농가와 함께 나눠갈 것”

박철환 대표는 앞으로도 번식우 중심의 사양관리를 유지하며, 해남 한우농가들과 함께 발전하는 길을 찾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다. 해남은 한우 사육 기반이 큰 지역인 만큼 농가들이 서로 정보를 나누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일체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후배 농가에 전하고 싶은 말도 분명하다.

“해남에는 한우가 많습니다. 앞으로 해남 한우농가들이 같은 생각의 일체감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다른 사람 눈에는 한우 키우는 일이 소득이 높아 보일 수 있으나, 그렇다고 무작정 뛰어드는 것도 안 됩니다. 오랜 시간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한우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박철환 대표에게 한우는 개인의 농장 운영을 넘어 지역 농업과 한우산업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게 하는 존재였다. 40년 넘게 한우와 함께하며 쌓아온 경험은 개량으로, 조사료 생산으로, 송아지 관리로, 우사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미생물 제제를 활용한 냄새 저감과 분뇨 처리 방법 개선 역시 그 연장선 위에 있다. 현장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직접 해 보고, 효과가 있으면 주변 농가와 나누는 것. 그것이 원산목장이 보여주는 선도 농장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