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 새봄농장 김성진 대표
데이터 기반의 정밀 사양관리로
‘지속 가능한 축산’ 청사진 그려
새봄농장 김성진 대표는 송아지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 친근함이 동물복지의 시작이자 생산성 향상의 밑거름이라는 확고한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데이터 기반 스마트 축산 솔루션인 목걸이형 ICT 장비를 도입해 동물의 행동학적 특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질병 조기 진단과 최적의 번식 효율 극대화에 앞장서고 있다. 정확도 높은 스마트 AI 기술은 정밀 사양관리를 통해 농장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병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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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농장, 축사에 ‘첨단기술’ 입히다
농장 이름처럼 따스한 봄기운이 만개한 3월 말,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새봄농장’을 찾았다. 농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축사 한편에서 노니는 어린 송아지 20여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살펴보니 ‘귀표’에 적힌 문구 하나, ‘전로마’.
궁금해서 김성진 대표에게 물었다. “우리 농장에서 태어난 송아지들은 모두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료를 줄 때도 아이를 부르는 부모의 마음으로 한 마리 한 마리 이름을 불러주죠. 가축이라 모를 것 같아도, 진심을 담아 부르면 소들도 다 알아듣습니다.”
김 대표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가 지향하는 ‘동물복지’의 철학을 금세 체감할 수 있다. 이름 부르기처럼 사소해 보이는 배려가 결국 진정한 동물복지의 시작이며, 이는 곧 농장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핵심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 대표와 농장 내 위치한 ‘아태반추동물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더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눴다. 그는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축산 솔루션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스마트 ICT 장비는 동물의 행동학적 특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집중 관리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정밀 사양관리 프로그램이다. 현재 인체 의료기기를 전문으로 하는 인공지능(AI) 기반 동물행동 모니터링 전문기업 ㈜바딧과 손잡고 개발하여 파머스핸즈 솔루션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특히 송아지 시기의 관리 중요성도 이와 관련해 거듭 강조했다. “반추동물에게 있어 어린 시절의 사양관리는 평생의 성적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입니다. 송아지의 일거수일투족이 반추위 발달과 성장에 직결되기 때문이죠. 번식우든 비육우든 송아지 때 얼마나 정밀하게 건강관리를 받았느냐가 향후 농장의 성패를 가릅니다.”
그런 관점에서 파머스핸즈는 동물의 행동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함으로써, 농가에 최적화된 사양관리 가이드를 제공하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대표의 따뜻한 애정과 첨단기술의 만남이 대한민국 축산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흔히 디지털 트위닝이라 하는 기술이 등장했잖아요. 현장과 가상을 하나로 잇는 기술이죠. 가상 세계에서 분석과 결정을 내리고, 현장 자동화까지 구현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번식의 골든타임 “최적의 적기 판단”
데이터로 축산의 미래 빚는 ‘새봄농장’
이뿐만이 아니다. 번식 농가 경영의 핵심 지표는 단연 ‘공태일 관리’에 있다. 새봄농장은 이 고질적인 과제를 스마트 ICT 장비의 정밀 데이터를 활용해 해결하고 있다. 육안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진단으로 번식과 관련, 최적의 수정 적기를 판단하는 것이다.
김성진 대표는 AI 행동 분석을 통해 번식우의 발정 징후를 조기에 포착, 수정 효율을 극대화한다. 번식 농가에서 공태일이 길어지는 것은 그만큼 사료비 증가 등 농가 소득 감소로 직결된다. 김 대표는 “적기 수정을 통해 분만 간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파머스핸즈는 단순한 발정 알림을 넘어, 알림 전후의 행동 패턴 변화와 우군 전체의 활동성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판정의 정확도를 높인다. 특히 스마트폰 앱을 통해 분만 후 다음 발정이 돌아오는 ‘발정 재귀일’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즉, 농장주가 현장의 리스크를 조절하고 최적의 경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원 체계’인 셈이다.
그는 얘기를 나누는 틈틈이 모니터에도 눈을 떼지 않았다. 화면은 총 25구획으로 구분해 번식우, 비육우 등 농장 내 300마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혹시라도 송아지의 건강에 이상이 없도록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이다. 특히, 송아지의 경우 소화기 질병을 앓게 되면 반추위 성장이 더뎌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결국 송아지 시기를 어떻게 보냈느냐가 번식우와 비육우로서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가치인 셈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전체 평균 수치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개체별 고유 패턴과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대조 분석한다. 이를 통해 각 개체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정밀 케어가 가능하다.
김 대표는 한편, ‘파머스핸즈’와 같은 혁신 기술이 축산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개별 농가의 노력만으로는 첨단 기술의 도입과 확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는 새로운 스마트 축산 솔루션들이 시장에 끊임없이 등장하고, 실제 농가들이 이를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지원’과 ‘인프라 저변 확대’를 위한 정책적 배려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데이터 기반의 정밀 사양관리가 미래 축산의 해법인 만큼, 관련 기술의 고도화와 농가 보급을 가속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부의 지원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부부 농학박사’, 동물복지연구로 품격 높여
그가 본격적으로 축산업에 뛰어든 시기는 2004년. 앞서 부친의 건강 문제로 틈틈이 운영하다 본격적으로 승계받아 축산농장을 정식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두팔을 걷어붙였다. 농장 이름도 자녀들의 추천으로 ‘새봄농장’이라 지었다.
그러던 새봄농장에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던 2008년,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계기가 있었다. 가업을 물려받아 애지중지 키워 오던 한우가 4년여 만에 도축 생체중 1,080㎏, 지육량 658㎏인 슈퍼한우로 기록됐다. 이듬해에는 생체중 970㎏의 거세우를 출하하면서 1⁺⁺등급을 받아 1,385만 원을 기록하며 또 한 번 주목받았다.
김 대표는 이천시농업기술센터의 권유를 계기로 학문적 깊이를 더했다. 농촌진흥청 연구과제인 ‘천연 소재를 활용한 한우 생산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 연구’를 수행하며 현장과 이론을 접목한 결과, 지난 2012년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전문성을 공인받았다.
김 대표의 아내인 김나연 박사 역시 평소 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컸던 터라 농장 동물과 관련한 동물 복지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로써 빚어지는 동물복지와 생산성의 연계가 이곳 ‘아태반추동물연구소’에서 비롯되고 있다. 동물복지와 생산성 양립을 위한 실용기술 연구를 동시에 진행해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내고 있다.
농학박사의 대외 전략
“사료 이슈와 대응 방안”
그런가 하면 김성진 대표는 국내 축산 경영의 안정화를 위해 ‘사료 공급의 전략적 재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 축산업이 미국 등 특정 국가에 사료 원료를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국제 정세나 무역 환경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사료 가격의 불안정한 변동성은 농가의 수익 구조를 흔드는 고질적인 원인”이라며, 외부 요인에 따라 수익이 요동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으로 김 대표는 ‘해외 조사료 생산 기지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넓힐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다. 단순히 원물을 들여오는 수준을 넘어, 현지에서 직접 재배하고 고도의 가공 과정을 거쳐 국내로 도입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조사료 가격의 안정과 활로 다변화는 축산 농가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해외 기지 확보를 통해 공급망을 안정시키고 가공 공정의 효율화를 이루는 것이 지속 가능한 축산을 위한 핵심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장의 고민과 개발
종일 농장에서 소들과 씨름하느라 쉴 틈 없지만, 짬을 내어 경영 교육과 연구의 끈을 놓지 않았다. 농장 운영 초기부터 현장의 모든 교육을 섭렵했을 정도다. 이유는 명확하다. 현장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정직한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나아가 실무에 즉시 투입 가능한 대안을 찾는 고민도 멈추지 않는다.
그 결과 송아지 설사로 인한 탈수와 폐사 위기를 막을 해법을 찾아냈다. 현장 경험을 녹여 탈수 교정, 전해질 평형, 산도 조절, 혈당 공급을 돕는 ‘베베카우 킴스에이드’를 직접 개발한 것이다. 과거 IT업계에 잠깐 몸담았던 김성진 대표는 이처럼 선진 기술을 농장에 접목해 농가 소득과 지역 경제를 살리고 있다. 그것이 바로 6차 산업(농촌융복합산업)이었고, 김 대표는 선두 주자로 우뚝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