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교 전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한우, 지역 소멸 막는 마지막 방파제 ”
오늘날 축산업은 탄소 배출과 환경 부하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서 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을 거쳐 전북대학교에서 한우 생산 시스템을 연구해 온 이학교 교수의 시각은 남다르다. 그는 한우를 단순히 먹거리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경축순환’을 통해 자연을 복원하고 지역 소멸을 막아내는 든든한 ‘생태 방파제’로 정의한다.
재생 버튼을 눌러 음성으로 들어보세요!
소는 본래 업사이클링 동물… 깨진 밸런스를 복원해야
이학교 교수는 한우를 환경 오염원이 아닌 ‘생태적 산업’으로 재정의한다. “한우는 인간이 못 먹는 볏짚과 농산 부산물을 고품질 단백질로 바꾸는 ‘업사이클링’의 명수입니다.” 논에서 나온 부산물을 소가 먹고, 그 분뇨가 다시 유기질 비료가 되어 땅으로 돌아가는 ‘경축순환’이 제대로 작동하면 한우는 탄소중립에 가장 가까운 산업이 된다. 특히 수입 쇠고기와의 비교에서 한우의 강점은 명확하다. “외국산은 장거리 냉동 운송을 거치며 엄청난 탄소 발자국을 남기지만, 우리 한우는 푸드마일리지 측면에서 압도적인 환경적 이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사료 효율을 높여 엔진 성능을 좋게 만들듯 사육 기술을 혁신한다면 한우는 가장 가치 있는 ‘기후 행동’의 결과물이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한우산업 혁신 실증 단지’ 구축해 전국 확산 모델 만들어야
이학교 교수는 특히 전북이 한우산업 혁신의 본보기가 되어 전국으로 그 모델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전북은 완주, 정읍, 김제 등의 품목협동조합이 구축한 유통 구조, 고창 ‘청춘한우’의 사육 기간 단축 모델 등 전국이 주목할 만한 혁신 사례들을 보유하고 있다.
“전북에는 이미 혁신의 아이콘들이 존재합니다. 다만 파편화되어 있을 뿐이죠. 이를 하나로 모아 실증하는 ‘한우산업 혁신 실증 단지’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학교 교수가 그리는 이 단지는 단순한 연구소가 아니다. “민간의 도전 의식을 담은 ‘산업 인큐베이터’가 되어야 합니다. 전북에서 검증된 저탄소 기술, 스마트 축산 솔루션, 그리고 지역 씨수소를 직접 선발하는 ‘종자 주권’ 모델이 전국 8만 농가로 뻗어 나가는 핵심 코어가 되어야 합니다.”
소농(小農)은 지역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어 체계
그의 시선은 산업의 효율성을 넘어 ‘지역 공동체’로 향한다. “지역 소멸을 막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산업을 지키는 것입니다. 특히 소농은 송아지를 가장 섬세하고 저비용으로 키워내는 주체입니다. 이들이 지역에서 생존하는 것 자체가 지역을 지키는 강력한 방파제가 됩니다.” 2026년 7월에 시행될 「한우법」 역시 이러한 철학을 담아야 한다고 그는 역설한다. 대기업 중심의 공업적 축산이 아니라, 지역 사회와 상생하고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는 문화를 만드는 법적 토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이제 ‘맛’이 아닌 ‘가치’를 소비할 때
이학교 교수는 소비자가 변화의 주체가 되어 달라고 당부한다. “우리가 가치 있는 한우를 소비하는 것은 수도권 과밀화를 막고 지구를 지키는 공동의 책임입니다.” 애국심에 호소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푸드마일리지가 적고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저탄소 한우’를 선택하는 것이 곧 가장 수준 높은 시민 의식이라고 설명한다.
“한우는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육(肉) 재료 중 하나입니다. 전북에서 시작된 이 혁신의 바람이 전국의 농가를 깨우고 소비자의 식탁을 바꿀 때, 한우산업은 진정한 미래 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연구실의 불을 밝히는 이유, “한우는 우리의 자존”
교수이자 한우 명예홍보대사로서 그의 시선은 이제 미래 세대와 현장으로 향한다. 그는 올해의 목표를 ‘탄소 관리의 가치화’와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꼽았다. “학생들에게 한우산업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 산업’인지 그 철학을 꼭 전달하고 싶습니다. 탄소를 줄이는 노력을 우리 산업의 덕목으로 삼아 세상과 소통하겠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있는 전국의 한우농가를 향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이학교 교수는 한우를 “5천 년 역사 속에서 지켜온 우리의 자존”이라 정의하며 농민들의 자부심을 북돋웠다. “농가 여러분, 지역의 지킴이로서 자존을 끝까지 지켜주십시오. 저는 한우의 세계화와 혁신을 위해 오늘도 연구실 창문의 불을 환하게 밝히겠습니다.”
“
산업을 지키는 것입니다.
특히 소농은 송아지를 가장 섬세하고
저비용으로 키워내는 주체입니다.
이들이 지역에서 생존하는 것 자체가
지역을 지키는 강력한 방파제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