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플러스

선도농가 탐방

전남 영암군 푸른농장 서승민 대표

우수한 종자와 철저한 사양관리로 완성한 꿈 

1983년, 서승민 대표는 한우 한 마리로 작은 농장을 시작했다. 귀향하며 우연히 접한 책의 한 구절에서 ‘종자의 힘’을 깨달은 서승민 대표는 그날 이후 40년을 오직 한우 개량의 길만 걸어왔다. 이제는 전구 한우농가가 벤치마킹하는 ‘대한민국 대표 한우농장’으로 불리는 푸른농장을 찾았다.

40년 개량 외길, ‘한우 1인자’를 꿈꾸다

귀향 후 생계를 위해 선택한 한우 사육은 처음부터 정했던 길은 아니었다. 하지만 ‘게으른 농부라도 같은 종자를 쥐면 백금 농사는 누워서 떡 먹기’라는 문장을 접한 순간, 서승민 대표는 한우 종자 연구에 삶을 걸기로 결심했다. 그 뒤로 축산시험장과 교육장을 오가며 수정을 배워 가축인공수정사 자격까지 취득했다. 당시 한우 사육과 종자 개량에 대해 공부한 내용을 빼곡이 적은 두꺼운 노트는 아직도 유산처럼 간직하고 있다. 한우 전문가들에게 편지를 보내 답을 구하던 그 시절은 지금도 여전히 뜨겁게 그의 가슴에 남아있다.

1984년 후계농 자금 600만원으로 본격적인 한우 사육을 시작한 서승민 대표는 3년 뒤 전국대회에서 1위에 오르며 비로소 개량농가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우 종자 개량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기에 그의 행보는 흔들림이 없었다. 주변에서 “새끼 밴 놈을 사다가 비육시켜서 팔면 돈벌이가 빨리 되는데 왜 헛돈, 헛시간을 들이냐”고 혀를 차도 그는 고집스럽게 자신의 소신을 지켰다. 좋은 한우에 대한 그의 원칙은 명확했다.

“암소를 볼 때 저만의 판단 기준이 있습니다. 우선 순한 성격이 정말 중요해요. 또 모성애는 풍부한지, 유량은 넉넉한지, 유질은 좋은지를 봅니다. 저희 한우들이 다른 농장에 비해 대체적으로 50~100kg 정도 더 큰데, 체형 위주로 개량한 것도 적중했지요.”

그렇게 서승민 대표는 암소의 체형, 성격, 유량, 모성애까지 세세하게 기록해 ‘푸른농장만의 계통’을 완성했다.

“종자는 거짓말을 안 합니다. 꾸준히 한 방향으로 나아 가기만 하면 됩니다.”

 

좋은 암소와 정직한 사양, 그리고 나눔

푸른농장은 현재 300두 규모로 운영되며, 우량 암소 40여 두를 따로 관리하는 ‘암소 중심 개량 철학’으로 유명하다. 서승민 대표는 “종자의 절반은 암소가 결정한다”라며 온순함, 모성애, 출산 편의성이 높은 암소는 같은 사료를 먹여도 더 빠르게 자라고, 더 높은 도체중을 기록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그의 사양관리 원칙은 단순하지만 철저하다. 바닥, 환기, 햇볕이라는 기본을 지키기 위해 축사를 높여 통풍을 확보하고, 날씨에 따라 톱밥 교체 주기를 조절해 질병을 예방한다. 운동장을 활용해 한우가 스스로 활동하도록 유도하며 스트레스를 낮추는 방식도 서승민 대표만의 사양관리 특징이다. 좋은 소금을 먹여 미네랄을 보충하고, 송아지는 초유 및 유산균 관리로 장 건강을 잡아 평생 건강의 기초를 다진다.

 

서승민 대표는 푸른농장이 지난해와 올해 한우농가 경영개선교육에 ‘모델팜’으로 선정되면서 주변 한우농가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있다. 개량 기록을 철저히 남기고 사양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그는 한우농가 경영개선교육을 통해 암소 선발 기준, 계통 구축 방법, 사양관리 비법, 기록관리 방식 등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무엇보다 서승민 대표는 ‘우수한 강사의 수준 높은 교육’을 한우농가 경영개선교육의 최고 장점으로 꼽는다.

“한우 사육을 시작할 때 세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원칙은 지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배움을 게을리하면 좋은 한우를 키울 수가 없어요. 환경도, 시스템도, 한우도 달라지는데 농장주들도 함께 발전해야 하죠.”

실제로 서승민 대표가 한우농가 경영개선교육에 참여하면서 주변 한우농가의 개량 수준 향상과 고급육 출현 비율 증가로 이어졌으며, 지역 한우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서승민 대표가 한우농장주로서 살아온 40년의 삶은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 2회, 각종 경진대회 7회 수상이라는 성과로 증명됐다. 개량 노트 하나로 시작된 그의 여정은 이제 지역을 넘어 전국 한우농가에 영감을 주는 사례가 됐다.

“개량은 끝이 없습니다. 오늘보다 나은 한우를 만들 수 있다면, 그 길을 계속 갈 겁니다. 품종 개량에 관심이 있다면, 기록관리를 절대 소홀히 하지 말라는 말씀을 한우농가 여러분께 꼭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