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플러스

원포인트 사양관리

일교차 큰 환절기, 사료 품질과
영양 균형이 건강을 좌우한다

가을은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고 공기가 건조해 한우의 대사 균형이 쉽게 흔들리는 시기다. 여름 동안 떨어졌던 섭취량이 회복되지만, 반추위가 완전히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호성이 좋다고 사료를 급격히 늘리면 소화불량이나 피하지방 증가, 심한 경우 과산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가을철 사양관리는 ‘얼마나 먹이느냐’보다 ‘어떻게 먹이느냐’가 핵심이다.

박명선(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사)

비육우 : 사료 섭취량 조절과 사료 신선도가 관건

가을은 한우의 식욕이 가장 왕성한 시기다. 그러나 이때 사료를 과도하게 급여하면 체지방이 지나치게 축적되어 육량이 감소하고 사료비도 낭비된다. 농후사료는 하루에 10kg 이내로 제한하고, 되새김을 돕기 위해 볏짚을 1~2kg 내외로 함께 급여한다(개월령, 농가 사료 급여 프로그램별 상이). 볏짚을 5cm 정도로 썰어 주면 섭취 효율이 높고 허실이 적다. 사료 급여 순서는 반추위의 pH 유지를 위해 조사료를 먼저 주고 농후사료를 나중에 주는 것이 좋으며, 새벽이나 저녁의 서늘한 시간대에 급여하면 섭취 효율이 높아진다. TMR(섬유질배합사료)은 수분이 높을수록 부패가 빠르기 때문에 40% 이하로 관리하고, 배합 후 2일 이내에 급여하는 것이 좋다. 사료에서 시큼한 냄새나 발열, 곰팡이가 보이면 바로 폐기해야 한다. 신선하지 않은 사료는 반추위 산도 불균형과 섭취량 저하를 유발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가을철에는 여름 동안 더위와 섭취량 저하로 체내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해지기 쉽다. 특히 비타민 A와 E는 점막 보호, 세포 손상 억제, 면역세포 활성화에 필수적이다. 부족하면 호흡기 질병이나 설사 같은 환절기성 질환이 늘어나며, 비타민 A 결핍 시 피부와 점막이 탈락되어 반추위 융모가 손상되고 영양소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 비타민 E는 근육 피로를 완화하고 체온 변화를 완충해 계절 전환기 스트레스를 줄인다. 또한 셀레늄과 아연은 비타민 E와 함께 작용해 활성산소 제거 효율을 높이고, 면역 단백질 합성과 상처 회복을 촉진한다. 따라서 가을철 비육우는 농후사료 내 비타민 함량을 일부 보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타민 A는 사료 1kg당 10,000~15,000 IU(예: 비타민 A 4,000,000 IU 기준 하루에 2.5g~3.75g), 비타민 E는 40~60 IU/kg 수준으로 강화하거나 주 1회 비타민·미네랄 보충제를 급여하면 좋다. 특히 비육후기 개체는 체내 산화 스트레스가 높고 지방 축적이 활발하므로, 항산화제가 함유된 첨가제를 활용하면 사료 섭취량이 안정되고 질병 저항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은 환절기 스트레스 완화뿐 아니라 육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개월령별 상이).

 

번식우 : 조사료 품질과 발정 관찰이 핵심

번식우는 비육우보다 조사료 섭취량이 많기 때문에 사료의 곰팡이 오염이나 부패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형곤포 사일리지는 개봉 후 내부 온도와 냄새를 확인하고, 이상 발효나 백색 곰팡이가 보이면 급여하지 않는다. 곰팡이 독소는 체내에 서서히 축적되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이상이 없어도 의심될 경우 독소흡착제를 함께 급여하는 것이 안전하다. 청초나 산야초는 바로 급여하지 말고 그늘에서 하루 정도 말려 수분을 줄인 뒤 급여하면 섭취율과 소화율이 모두 향상된다.

번식우는 자유롭게 미네랄 블록을 섭취할 수 있도록 두고, 겨울철 대비를 위해 농후사료와 조사료의 비율을 6:4 정도로 유지해 영양 불균형을 방지한다. 여름철 체중이 줄어든 번식우는 가을부터 서서히 에너지 섭취를 늘려 체중을 회복하도록 하고, 갑작스러운 고영양 급여는 난소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을은 발정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시기이므로, 아침과 저녁으로 꾸준히 관찰해 적정 시기에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A는 난자 성숙과 황체 형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함께 급여하면 발정 주기가 안정되고 수태율이 향상된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간 내 저장량이 줄어들어 발정 지연, 번식률 저하, 허약한 송아지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환절기에는 기생충 활성이 높아지므로 의심이 되는 경우 분변 검사 후 구충제를 투여하고, 사육밀도 조절, 우사 내 환기, 단열 상태를 점검해 번식우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을은 한우에게 ‘건강을 준비하는 계절’로 기초 체력 회복의 시기다. 가을철 사료관리는 단순한 계절 대응이 아니라, 추운 겨울을 대비하고 생산성을 결정짓는 준비다. 사료의 신선도와 영양 균형을 지키는 것이 한우의 건강 및 면역력과 한우농가의 생산성을 바꾼다. 세심한 사양관리가 곧 한우농가의 수익과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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