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철 발생하기 쉬운 한우 질병
예방 및 관리 방법
폭염의 영향은 단순히 여름의 피해로 끝나지 않고, 가을철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가을철 한우 질병 예방은 여름 폭염의 후유증을 관리하고 다가올 겨울철을 준비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따라서 환경, 영양, 백신, 위생 관리를 종합적으로 실천해야 하며, 이는 단순한 질병 예방 차원을 넘어 농가의 생산성과 경제적 안정성을 지키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곧 다가올 가을을 맞아 성우와 송아지 질병 예방 및 관리법을 알아본다.
글 김은주(국립축산과학원 수의연구사)
가을철 성우 건강관리와 생산성 유지 전략
올해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전국 한우농가가 큰 타격을 입었다. 한우는 본래 추위에 강한 반면, 더위에는 약하기 때문에 고온 스트레스의 영향이 특히 심각하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사료 섭취량 감소와 생산성 저하에 그치지 않고, 면역력 약화와 대사 불균형을 초래해 가을철 질병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기온이 점차 내려가는 가을에는 큰 일교차와 축사 환경 변화가 겹치면서 호흡기와 소화기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여름 동안 소모된 체력을 회복하지 못한 개체들은 더욱 큰 위험에 노출된다. 따라서 가을철 한우 질병 관리에서는 성우와 송아지를 구분한 맞춤형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성우는 폭염으로 인해 여름 내내 사료 섭취량이 줄어들면서 영양 불균형에 빠지기 쉽다. 이 과정에서 호르몬 불균형과 산화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체력 저하가 이어져 번식 효율도 크게 떨어진다. 발정 소실이나 미약 발정으로 수정률이 낮아지고, 인공수정을 하더라도 착상 실패와 배아 사멸로 이어져 수태율 저하를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가을철에는 체형(BCS, Body Condition Score)과 영양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부족한 에너지를 조기에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적절한 고단백·고에너지 사료 급여는 물론, 아연과 셀레늄 같은 미네랄, 비타민 A와 E를 강화해 항산화 능력과 면역 반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성우의 호흡기 질환 관리도 반드시 필요하다.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큰 일교차가 더해지면 전염성비기관염이나 파스튜렐라성 폐렴이 쉽게 발생한다. 따라서 호흡기 예방 백신 접종을 일정에 맞춰 실시해야 하며, 축사 내부 환기와 습도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가을은 내부와 외부 기생충 관리의 적기이기도 하다. 여름철 방목이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축적된 기생충 알은 가을철 서늘한 기후에서 성충으로 발달해 재감염을 일으킨다. 특히 간디스토마나 선충류는 체중 감소와 빈혈을 유발해 겨울철 사양 관리에 부담을 준다. 따라서 정기적인 구충제 투여가 필요하며, 진드기나 모기 같은 외부 기생충도 여전히 활발하므로 해충 구제와 외부 소독, 깔짚 교체를 병행해야 한다.
송아지 면역력 보강과 위생 관리로 질병 차단
송아지는 면역 체계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가을철 질병에 더욱 취약하다. 폭염으로 어미 소의 체력이 떨어지면 초유 성분의 질이 낮아지고, 그 결과 송아지가 충분한 면역 항체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세균성 설사와 콕시디움증과 같은 원충성 설사는 위생 관리가 미흡한 축사에서 급격히 확산되며, 송아지의 성장 지연과 폐사로 직결된다. 따라서 송아지 축사 내 깔짚은 항상 건조하게 유지하고, 음수통과 사료통은 매일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호흡기 질환도 흔하게 나타나는데, 기침과 콧물, 호흡 곤란이 보이면 이미 폐렴으로 진행된 사례가 많아 폐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출생 직후 위생적이고 충분한 초유 급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환경 위생 관리와 함께 구제역 및 호흡기 복합 백신 접종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송아지의 원만한 성장을 위해 내부 기생충 구제는 물론, 체온 유지 능력이 미숙한 송아지를 위해서는 찬바람이 직접 닿지 않게 하면서도 축사 내부에 습기가 차지 않도록 환기와 보온을 세밀하게 조절해 줘야 한다.
성우와 송아지 모두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체력 저하와 면역력 약화를 안고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 따라서 각각의 특성에 맞는 관리법을 적용하되, 전체적으로는 영양, 위생, 환경, 백신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성우에 대해서는 영양 보충과 호흡기, 번식, 기생충 관리에 중점을 두고, 송아지는 면역력 강화와 설사, 호흡기 질환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기 증상을 신속하게 인지하고 지체 없이 대응하는 태도이다. 폭염 후유증을 방치하면 겨울철 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올가을에는 ‘폭염 후유증 관리가 곧 겨울철 대비’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질병 예방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이는 곧 한우농가 소득과 직결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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