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플러스

선도농가 탐방

충북 진천군 진명다하누농장 이윤중 대표

꿈을 모아 배움으로
이룬 한우의 길 

어린 시절 막연하게 품었던 한우에 대한 꿈은 오랜 세월 마음속에 묻혀 있었다. 그러나 제2의 인생을 준비하던 순간, 그 꿈은 다시 깨어났다. 임대 축사에서 시작해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낸 끝에 충북 지역의 ‘모델팜’ 농장으로 자리매김한 진명다하누농장 이윤중 대표의 ‘드림 스토리’를 들어본다.

어린 시절의 꿈을 배움으로 이룬 농장

진명다하누농장 이윤중 대표에게 한우는 꿈이자 목표였다. 그의 한우 인생은 유년 시절부터 시작됐다. 과수원을 운영하던 아버지를 도우며 함께 한우를 돌보고 거름을 실어 나르던 경험은 어린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6·25전쟁 참전 상이용사로 몸이 불편했던 아버지를 도와야 한다는 효심은 자연스럽게 영농의 꿈으로 이어졌다.

“어린 마음에 과수원에는 거름이 필요하니 자연스럽게 한우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으로 치자면 복합영농을 꿈꾼 셈이죠.”

그렇게 자신의 길은 오로지 ‘한우’라고 여기며 농업고등학교 축산과에 진학하고 가축인공수정사 자격증까지 취득했지만, 결국 다른 길을 걷게 됐다. 30여 년간 서점을 운영하며 오랫동안 마음 한켠에 접어둬야 했던 영농의 꿈은 운명처럼 다시 이윤중 대표를 찾아왔다. 100세시대를 맞아 새로운 제2의 삶, 제2의 직업의 필요성을 고민하던 그는 다시 한우를 떠올렸다.

“나이가 들어도, 흔한 말로 걸어 다닐 힘만 있으면 한우를 키우는 일은 계속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비록 이루지는 못했지만, 한우는 어릴적부터 제 꿈이기도 했고요. 그렇게 암송아지 10마리를 사서 임대 축사에서 뒤늦은 꿈을 이루게 됐죠.”

하지만 어린 시절의 기억과 실제 한우농장 운영은 달랐다. 몸이 고된 것쯤이야 한우를 키우는 보람으로 얼마든 견딜 수 있었지만, 한우를 ‘잘’ 키우는 건 부지런히 한우를 돌보는 열정만으로는 되지 않았다. 배움, 그리고 그 배움을 채워줄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었다.

“한우를 제대로 키우려면 그냥 좋은 사료만 준다고 될 게 아니라 반 수의사, 반 영양학박사 수준까지는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변에 한우 잘 키우는 농장이 있다고 하면 어디든 찾아가 직접 눈으로 보며 견학했고, 지역에서 열리는 교육은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배우고 또 배웠어요.”

더 체계적이고, 더 전문적인 교육을 위해 이윤중 대표는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에서 한우전공 과정을 수료하는가 하면, 자신처럼 교육에 목말라 있는 주변 한우농가를 위해 직접 강사를 초빙하고 교육과정을 기획해 함께 배움을 이어 나갔다.

끊임없는 배움과 이를 실현해 나가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다. 현재 진명다하누농장은 초우량암소를 포함해 우량암소 9마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1년 1산을 실현하는 농장, 10여 년 넘게 HACCP 인증 및 ‘깨끗한축산농장’ 인증을 유지하는 농장으로서 충북 지역에서 손꼽히는 벤치마킹 농장으로 자리 잡았다.

 

교육에서 찾은 길, 모델팜으로 나아가다

그동안 배움을 통해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 왔고, 무엇보다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윤중 대표는 한우자조금이 추진하는 ‘한우농가 경영개선교육’에 2년 연속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교육생으로 참여한 데 이어 올해에는 충북 지역의 모델팜으로 선정되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다른 한우농가와 공유할 예정이다. 그는 한우농가 경영개선교육이 있었기에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새로운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강사님, 한우농가들과 함께 토론하고 피드백을받으며 배운 내용을 저희 농장에 접목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어요. 어떻게 하면 농장을 더 개선할 수 있을까 막막함이 느껴지던 차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현장과 이론이 접목된 교육의 효용성을 몸소 체험했던 만큼 올해에도 계속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임대 축사에서 시작해 숱한 어려움을 헤쳐내고 ‘모델팜’으로까지 성장해 온 그의 열정은 아직 식지 않았다. 앞으로 이윤중 대표는 충북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한우 잘 키우는 농장’으로 자리 잡아 ‘한우 명인’이 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한우와 함께 하겠다는 꿈, 한우를 제대로 키우겠다는 꿈, 그 너머의 새로운 꿈이다.

“한우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이잖아요. 그 자존심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한우가 세계 제일의 고급육이 될 수 있도록, 저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한우농가와 함께 배우고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