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플러스

선도농가 탐방

충남 공주시 푸른살이농장 유기택 대표

함께여서 더 행복한
지속가능한 ‘동행’ 

‘푸른살이농장’은 단순한 한우 사육 공간이 아니다. 15여 년간 한우에 대한 애정과 철학으로 일군 이곳은 ‘행복한 한우가 사람에게도 행복을 준다’는 믿음을 실천한다. 2024년 한우농가 경영개선교육의 모델팜으로서 배움을 나누고 실천을 전하며 더 나은 한우산업을 그려가는 유기택 대표를 만났다.

행복한 한우가 행복한 농장을 만든다

서울에서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유기택 대표는 2011년 고향인 충남 공주로 귀농했다. IMF 이후 삶의 방향을 고민하던 그에게 한우를 돌보던 경험과 기억은 새로운 길이 되어줬다. “아버지가 한우 12마리를 키우셨는데, 휴가 때마다 내려가 사료도 주고 축사일도 돕다 보니 어느새 한우랑 정이 들어버렸어요. 또 송아지는 보고 있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얼마나 귀엽고요.” 그 길로 12마리를 그대로 물려받아 시작한 한우농장 운영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두수를 70마리까지 늘려 규모를 키웠지만 한우가격이 하락하며 경영에 어려움이 찾아왔다. 아버지를 비롯해 주변에서는 ‘이제 그만 정리하라’며 권유했지만 유기택 대표는 고집으로 버텼다. 그 시간을 채운 건 배움에 대한 집념이었다. 지역 축협의 교육을 비롯해 서산 한우대학, 금산 한국벤처농업대학 등 배움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기본부터 다시 익혔고, 개량 및 수정란 동호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렇게 축적된 배움의 시간은 튼튼한 성장의 기반이 됐다. 공주시의 최고 낙찰가를 차례로 갱신하며 그동안의 노력도 점차 결실을 맺었고, 이제는 타 농장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는 ‘모델팜’으로까지 자리 잡았다. 유기택 대표는 한우를 이윤 추구의 수단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여긴다. 그래서 농장의 이름도 ‘한우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다’라는 신념과 철학을 담아 ‘푸른살이’로 지었다. 

“비록 길지 않은 생애지만, 농장에서 지내는 동안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한우를 대하고 있어요. 그래야 한우도 더 건강하고,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더 큰 보람을 느끼니까요.” 농장의 기본 관리 원칙도 ‘한우가 행복한 농장’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 칸에 3마리가 넘지 않도록 사육밀도를 철저히 조절하고, 아무리 바빠도 매일 사료조와 물통 청소는 빠뜨리지 않는 것도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한우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함께 배우고 나누며 찾은 한우산업의 미래

푸른살이농장이 추구하는 ‘동행’ 철학의 두 가지 중심은 한우, 그리고 사람이다. 유기택 대표는 농장의 오늘이 있기까지 거쳐왔던 수많은 교육과 기회를 ‘함께’하면서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처음 한우농장을 시작했을 당시 저를 이끌어주셨던 선배님들의 마음을 이어받아 저도 제가 아는 모든 것을 다른 농가와 나누고 싶어요. 함께 배우고 나누는 것이야말로 ‘진짜’ 교육이고 한우산업의 미래를 위한 상생이죠.” 유기택 대표는 지난해 한우자조금이 추진한 ‘한우농가 경영개선교육’에 참여하며 ‘나눔의 가치’를 더 확신하게 됐다. 그는 직접 보고 듣는 생생한 현장 중심 교육이 교육생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더 큰 배움과 자극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전한다. 

“모델팜으로서 참여했지만, 강사님들께 피드백을 받고 다른 농가와 의견을 나누면서 무엇을 더 보완해야 할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어요. 서로 윈윈하는 교육이었던 셈이죠.” 푸른살이농장이 바라보는 미래는 마릿수가 많은, 규모가 큰 농장이 아니다. 유기택 대표는 한우 한 마리 한 마리가 빠짐없이 모두 건강한 농장을 일구기 위해 앞으로 운영의 깊이를 더해갈 계획이다.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출전도 목표 중 하나다. 단순히 한우를 많이 키우는 것이 아니라, ‘좋은 한우를 어떻게 잘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담긴 도전이다. “혼자만의 농장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나누며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농장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은 비록 한우산업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우리 모두 함께한다면 분명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곧 다가올 그 희망을 더 많은 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