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기자간담회 개최…수급조절·생산비 절감방안 대책 밝혀
<“농민을 위한 살아있는 생산자단체가 되겠다”>
“편한 길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농민입니다. 농민을 위한 길이라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죽을 각오로 임할 것입니다. 살아있는 생산자단체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난 2월 28일 제9대 전국한우협회장으로 재선임된 김홍길 회장은 3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임기를 맞는 취임 일성으로 이같이 말했다.
선제적 수급조절 ‘지금’이 적기
김 회장이 한우협회 중점 추진 사업과 관련해 첫 번째로 밝힌 계획은 선제적 수급조절을 통한 한우가격 안정이다.
사실 산지에선 여전히 송아지 거래 가격이 높게 유지되는 등 송아지 수급이 순조롭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김 회장은 “올해 그리고 지금이 바로 수급조절의 적기”라며 “이것은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우려하는 것은 지금처럼 한우 사육두수가 증가한다면 2012년처럼 한우가격 폭락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2년 한우 사육두수는 320만 두였는데, 지금의 암소 사육두수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당시와 같은 상황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적정 사육두수 유지를 통해 한우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임기 내 첫 번째 목표”라면서 “자질이 떨어지는 미경산 암소 도태 등을 통해 한우가격 파동을 미리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농가 위한 다양한 방안 모색
또한, 김 회장은 새로운 사료사업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김 회장에 따르면 현재 한우농가들은 사료 통일을 명문화한 한우 브랜드 사업과 농협 축산물 공판장 출하 배정 등으로 사실상 사료 선택의 자율권을 농협에 박탈당한 상태이다.
따라서 어떤 불이익도 없이 농가들의 소 출하를 돕기 위해 유통망 사업을 시작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새로운 사료사업 구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회장의 의중이다.
하지만 돼지나 닭과 달리 한우는 브랜드 사업, 각 조합의 임원 선거, 출하 배정 등 협동조합과 각 사업이 깊게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료사업 시행이 쉽지 않은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에 김 회장은 면밀한 의향조사를 통해 반드시 성공적인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여기서 김 회장이 말한 성공은 ‘가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한 포당 2,000원이 저렴한 사료를 생산한다면 두당 50만 원의 생산비 절감이 가능하다”며 “품질은 농협사료에 준하는 스펙과 포뮬러로 구성해 전적으로 농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료를 생산할 것”이라는 계획을 피력했다.
‘살아있는 생산자단체’ 구현할 터
지난 3년을 술회하며, 김 회장은 한미 FTA 공청회 무산과 김영란법 개정으로 농축산물 선물 상한액이 기존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조정된 것을 나름의 성과로 꼽았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우선 한미 FTA 재협상 부문에서 아직 얻어낸 것은 없지만, 과거 협상이 농업 특히 한우에 얼마나 굴욕적이고 일방적 피해를 강요했었는지를 통상당국에 강하게 알린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임기 동안 사력을 다해 요구했던 농축산물 선물 상한액이 높아진 부문도 성과로 평가했다. 비록 상향 조정된 금액이 기대에 미치는 수준은 아니지만, 김영란법 개정으로 감소했던 소비가 다소 회복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얻게 됐고 이에 김영란법 재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농민을 위한 길이라면 어떤 어려운 길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신과 원칙을 갖고 지금의 자리에서 한 치도 벗어나거나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각오를 다졌다.